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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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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 눈물은 왜 짠가?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 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 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 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 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 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 만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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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화요일

독서모임에서

함민복 시인을 초청했습니다.
  • ?
    양경화 2007.05.12 23:49
    아! 이럴수가!!!... 어제 함시인에게 연락해보려고 전자메일을 뒤졌는데... 작년에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거든요(답장은 못받았어요). 메일이 사라져버려서 주소를 못찾은 데다가, 가난을 언급하는게 싫어 인터뷰 안한다는 글을 보고 더 알아보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대전시에서 그분께 상을 주었더군요. 아무튼 이달 말쯤에 강화도 동막리에 찾아가서 오실수 있는지 여쭤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그분이 오시는군요! 이야... 박문호 박사님, 감사합니다!
  • ?
    박문호 2007.05.12 23:49
    모두가 시절인연 이지요. 최재천 교수님의 KTX내 잡지에서 "교육받은 자의 추축"이란 구절에
    아, 그렇구나 라고 느꼈고, 월간 뉴턴의 캄브라아기 생명의 대폭발 특집도 함께 느끼는 것이지요. 이런 묘한 인연을 설명할려고 영국이 생물학자가 "생명장"이란 개념을 설정하기도 했답니다. 모두가 다 "인"과 "연"이 만나서 이루어 지는 현상일 뿐이지요.

    연기(인연소기)를 보는 자는 공을 볼 것이다. ---니가르 주나(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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