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공지
2007.05.12 23:49

다음 독서모임

조회 수 1916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함민복 / 눈물은 왜 짠가?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 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 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 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 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 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 만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

5월 22일 화요일

독서모임에서

함민복 시인을 초청했습니다.
  • ?
    양경화 2007.05.12 23:49
    아! 이럴수가!!!... 어제 함시인에게 연락해보려고 전자메일을 뒤졌는데... 작년에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거든요(답장은 못받았어요). 메일이 사라져버려서 주소를 못찾은 데다가, 가난을 언급하는게 싫어 인터뷰 안한다는 글을 보고 더 알아보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대전시에서 그분께 상을 주었더군요. 아무튼 이달 말쯤에 강화도 동막리에 찾아가서 오실수 있는지 여쭤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그분이 오시는군요! 이야... 박문호 박사님, 감사합니다!
  • ?
    박문호 2007.05.12 23:49
    모두가 시절인연 이지요. 최재천 교수님의 KTX내 잡지에서 "교육받은 자의 추축"이란 구절에
    아, 그렇구나 라고 느꼈고, 월간 뉴턴의 캄브라아기 생명의 대폭발 특집도 함께 느끼는 것이지요. 이런 묘한 인연을 설명할려고 영국이 생물학자가 "생명장"이란 개념을 설정하기도 했답니다. 모두가 다 "인"과 "연"이 만나서 이루어 지는 현상일 뿐이지요.

    연기(인연소기)를 보는 자는 공을 볼 것이다. ---니가르 주나(용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4 공지 대전지역외 사람이 참여하는 것은.... 이중연 2002.06.26 6604
2123 공지 대전지역외 사람이 참여하는 것은.... 관리자 2002.06.26 6636
2122 공지 대중지성 선언문 3 전승철 2008.11.19 1649
2121 대체에너지 개발 1탄 -우주기반 태양광 발전 박경호 2011.02.28 1727
2120 자연과학 대통령을 위한 과학에세지 [어느날 과학이 세상을 벗겨버렸다] 10 문경수 2009.04.16 2760
2119 대학. 3 김용재 2011.01.15 1537
2118 대학교과서 읽기모임, 인체생리학 마지막회 1 정광모 2011.09.03 1658
2117 공지 대학내일 사이트에 우리 클럽 관련 기사 송윤호 2003.07.07 2222
2116 문학예술 대학에서도 가르쳐주지 못한 인문학 유혹(교보문고 e-book 출간)! file 또이 2019.07.25 204
2115 공지 대한민국~ 모든분 필독 관리자 2002.07.02 4844
2114 대한의학회 신경해부학 통합강좌 기초과정 3 김미선 2010.06.13 1979
2113 대한의학회 신경해부학 통합강좌 안내 6 김미선 2010.04.09 2266
2112 공지 대혼란! 핸드폰,PDA,인터넷 음력 표기 오류!! 1 송윤호 2004.11.16 2544
2111 대화 이중훈 2009.04.21 1763
2110 대화성당, 도예작가 변승훈 선생님의 손길이 닿은.. 6 정남수 2012.08.13 2432
2109 공지 대화의 마지막주제는항상..? 6 전지숙 2007.11.14 1642
2108 공지 더 나이든 후에도 어느 분처럼 4 엄준호 2008.03.16 1352
2107 공지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4 김지원 2008.04.28 1413
2106 더블/ 박민규/ 창비 1 정광모 2012.05.10 1554
2105 공지 더하기,빼기, 곱하기, 나누기 밖엔 없더이다....(천문공부 후기) 8 임석희 2008.02.04 154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