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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 독서클럽의 정식 모임은 2,4째주 화요일 밤 7시...
그리고 100권 독서클럽의 산행 모임은 매달 첫째주 일요일 오후 2시...

작년 11월부터 정식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 휴일 산행 모임을 통해서라도 회원님들 얼굴을 뵙고 싶어 참석했다.
박문호 박사님과 사모님, 박재연님, 이진석 대장님, 경수씨, 소립님, 나리씨, 목원대 예비역 학생 회원님 2분...(죄송합니다. 성함을 제가 기억못했습니다. ) 이렇게 10명이 박정자 삼거리에서 조금 올라와 왼쪽 다리 근처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는 바로 2개조로 나뉘어 산행을 시작했다.
나는 초보답게 송나리 회원님이 맡고있는 천정골에서 시작하는 숏코스를 선택하였고 우리 숏코스조에 포함된 사람은 사모님, 박재연님, 나리씨...이렇게 4명....

천정골에 첫 발을 디디며 사모님께 여쭈었다. 사모님 발걸음 속도만 따라가면 되나요...그랬더니 나리씨가 대답한다...사모님은 쉬질 않으세요...헉..이때부터 불안이 엄습했다.
대부분의 대전 사람들처럼 나도 동학사에서 출발하는 남매탑은 여러번 가보았다. 하지만 바로 내려왔다. 그런데 오늘 코스는 남매탑을 지나 삼불봉~관음봉에 이어지는 나로서는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제법 긴 코스였다. 흠...해지기 전에는 다 따라갔다 내려올 수 있을려나 하는 의문반 불안반으로 열심히 발걸음을 움직였다.
사모님께서 낮은 목소리로 요즘 열심이신 아파트 앞에 딸려있는 화단 가꾸는 재미를 알려주셨다. 게다가 간간이 보이는 야생화를 만날때마다 이들의 이름을 알려주신다. 매발톱, 말발도리, 그리고 이 짧은 머리로 담아오지 못한 기타 야생화들을 알려주셨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들이었다. 내 눈엔 다 풀이고 그냥 꽃이거늘... 아시는 분은 그들의 정체성을 밝혀주신다. 이름을 불러주면서...

남매탑까지 정말 쉬지 않고 꾸준히 올라가서는 5분의 달콤한 휴식을 얻었다. 준비해간 오이를 딱 한조각씩만 먹고는 사모님이 준비하신 사탕을 입에 문채 다시 삼불봉을 향해 출발...아...여기에서 난 나의 한계를 벗어남을 느꼈다. 왜냐면 과거의 경험은 남매탑까지이기에 그 이상은 내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리고 다소 힘든 계속되는 오르막 코스...한두걸음 띄고 위를 올려다보고서 나뭇가지들 사이로 하늘이 보이면 용기를 얻는다. 아..얼마남지 않았다. 저 열린 하늘까지만 가면 내 근육들이 모두 자유를 얻으리라 하는 마음으로 거친 숨을 내쉬었다. 고생의 끝은 있다고 어느 순간 내 몸이 삼불봉에 도착해 있었다.  

삼불봉은 예전에 갑사~금잔디 고개를 통해 편하게 올라온 적은 있었다. 그때도 느낀거지만 삼불봉은 쉬기에 비좁은 곳이다. 사모님이 그러신다. 휴식시간 1분...얼릉 네 라고 대답하고는 서둘러 가방 풀어 던지고 주저앉아 물 한모금 마셨다. 그런데 삼불봉의 주인공이 포토 라인에 얼짱 모습으로 앉아 있음을 발견했다. 그 주인공은 노란색 야생 고양이인데 미리 올라와 있던 외국인들이 그 친구를 열심히 유혹하기도 하고 사진기를 들이대며 So Cute!를 연발한다. 흠흠..우쨌든 1분의 휴식시간에 붙여서 나리씨 디카에 한명씩 사진을 찍은뒤 다시 이번엔 관음봉을 향해 출발했다.

관음봉 1.8km 남았다는 표지판을 바로 지나쳤다. 헉.... 산에서 1km는 거의 1시간인데 그럼 앞으로도 2시간 씩이나? 하지만 다행히 능선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서 관음봉까지 시간은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중간에 놀랐던건....삼불봉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롱코스인 장군봉에서 시작하는 코스에 속해있던 경수씨와 목원대 학생 회원님 한분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온 몸이 흠뻑 땀에 젖은채로 나타나서는 놀라 쓰러질 것 같은 우리조 4명을 뒤로한채 또 유유히 사라진다. 이전 산행에선 대체로 관음봉 바로 아래 계단 코스에서 추월을 당했는데 오늘은 훨씬 더 빨리 추월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이때부터 우리 숏코스조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자연스레 나는 조금 뒤쳐졌고 이런 나를 격려하느라 나리씨가 설명한다. 앞으로 2구간 남았다며....한구간은 돌벽을 잡고 돌아가는 곳이고 다음 구간이 다소 긴 계단 코스란다. 설마 힘들어서 죽기야 하겠냐는 마음으로 힘들게 막바지 오르막 코스에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뒤를 자꾸 돌아보았다. 롱코스조의 모든 분들이 나타나시면 어쩔수없는 꼴찌 신세인데...이러다 나때문에 하산길이 늦어지면 어쩔까하는 마음에... 하지만 다행히 내 뒤에 아무도 안 보인다. 휴~

해발 800m가 조금 넘는 관음봉에는 널찍한 정자가 하나 있다. 처음 도착했을때는 시원한 바람이었는데 조금 땀이 식기 시작하니깐 한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나의 모습이 보였을까...먼저와 계시던 중년의 등산객 한분이 따뜻한 보이차를 한잔 건네신다. 마지막 남은 차라면서...아주 맛있게 받아 마시고 컵을 돌려드리니 바로 인사하시면서 하산하신다. 그렇지...산에서는 모두가 함께 고생길을 걸어온 동지인 게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관음봉에서 나머지 회원들을 기다리면서 단연 화제는 경수씨의 신체 일부분(?)이었다. 궁금하신 분들은 별도로 질문해 주세요~

관음봉에서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으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후 은선폭포~동학사로 내려오는 하산길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하산길은 여유롭다. 두런두런 오랜만에 얼굴봐서 반갑다는 이야기들과 사는건 어떻냐는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했고 이진석 대장은 벌써 다음달 산행을 계획하기도 했다. 절반쯤 내려와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좀 전에 들었던 종소리로 시작되는 박문호 박사님의 짧은 감동 강연이 있었다. 열린 공간에서 이미 땀으로 마음을 열어놓은 회원들이 모여서 듣는 공간의 집중도와 분위기가 좋았다. 어떤 장소건 어떤 주제건 주위사람들의 머리를 자연스레 모이게 만드는 박박사님의 박학다식함에 다시한번 경의를 표하기도...

어느덧 하산길이 거의 끝날 무렵 동학사 부근에서 다른 길로 내려오신 소립님과 마주치는 감격도 느꼈다. 시간과 장소가 모두 딱 일치하는 아주 극적인 만남이었다. 이로써 다시 처음의 10명이 되어 식당으로 향했다. 매표소를 빠져나와 주차장 맞은 편쯤에 위치한 수원 식당에서 다들 민생고를 해결했다. 이곳이 아지트란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주문한 음식외에 아주 푸짐한 써비스가 나왔다. 김치전, 도토리전, 도토리묵 무침이 모두 써비스로 등장하여 꿀맛같은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8시가 넘었다. 서둘러 집에 돌아와 이글을 적는다. 내일이면 이 감흥을 잊어버릴지 모르고 생업에 쫒겨 혹시나 올리지 못할까봐서....이 느낌을 가슴에 담고 다시 난 내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짐꾸려 저 아래 동네로 향할 것이다. 하지만 내일은 어제의 오늘과는 다를거란 생각도 해본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좋은 느낌을 나누었기에 말이다. 모두들 다시 뵐때까지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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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영 2007.05.07 08:58
    서윤경 회원님 반갑습니다. 저도 참석 했더라면 뵐 수 있었을 텐데.. 못내 아쉽네요.. 따뜻한 땀을 순 식간에 식혀주던 관음봉의 한기가 느껴집니다. 앗! 경수씨의 신체 일부분 저는 알 것 같네요. 한 동안 재탄생의 몸살을 앓았는데 관음봉 전기로 충전이 좀 됐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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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05.07 08:58
    함께 했지만 다른 장소에서 있었던 일을 이렇게 다른시각으로 보니 재미있네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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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윤호 2007.05.07 08:58
    윤경 누님까지 오셨는데 , 함께하지 못하여 정말 아쉽습니다. 잠시 후 일어나셔서 남쪽으로 향하시겠군요. 다음에 뵐 때 까지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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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윤경 2007.05.07 08:58
    -혜영씨
    뉑..저도 오랜만에 뵙고 싶었는데...사진 잘보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길...

    -소립님
    다음번엔 숏코스쪽으로 오십쇼... 한결 부드럽습니다.

    -윤호씨
    채집 산행은 잘 마치셧나요...담에 봅시다. 수고욤...

    - 양경화님
    한번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혜영씨의 친절한 현장 스케치를 통해 뵈었다고나 할까요...씩씩하게 엄마 역활과 직장 생활을 해내시는 모습 보기 참 좋습니다. 부럽기도...말씀처럼 이담에 기회 닿는대로 뵙고서 말씀나누고 싶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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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경화 2007.05.07 08:58
    아, 정말 즐거운 산행이었군요. 저도 토요일에 부모님이랑 남매탑 올라갔는데 참 좋았어요.
    아침 출근길에 항공우주연구소 앞을 지나는데 그 때마다 서윤경님 생각을 합니다. 저 먼 바다에서 얼마나 멋진 일을 하고 있을까... 하구요. 제 기억에는 '항공우주=서윤경' 이렇게 기억되버렸어요. ㅎㅎ.. 다음에 뵙고 얘기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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