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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 숙명여대 의사소통센터 신상규 교수(두뇌 실험실 역자)

인터뷰어 : 100권 독서클럽 문경수  


장    소 : 숙명여자대학교 의사소통센터


시    간 : 2007년 4월 4일 오후 5:00 ~ 6:00





문>우선 철학을 전공한 역자에게 신경과학자가 쓴 뇌과학 관련 책을 번역하게 된 계기를 들어 봤습니다.


신>전공이 심리철학입니다. 텍사스 대학에서 유학시절 뉴로 컴퓨팅을 연구하는 친구로부터 읽어보면 좋겠다며 책 한권을 추천 받았습니다. 국내 출판까지는 출판 쪽 일을 하는 후배를 통해서 바다 출판사와 만나게 됐습니다. 출판사와 작업을 하면서 책이 나오기까지 편집자와의 역할 분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 혼자 이 작업을 했더라면 5년이 아니라 10년이 걸렸을지도 모릅니다. 번역을 시작할 무렵 미국은 뇌과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그 밑바탕에는 물적, 인적 자원들을 대량으로 투입할 수 있는 미국의 파워가 근간이 됐다고 봅니다. 그 뿐 아니라 철학, 과학 등 다양한 이종 학문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축적됐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라마찬드란이 뇌인지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인 USC의 경우만 보더라도 유명한 신경심리학자들이 그룹을 이루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는 DNA를 발견한 프랜시스 크릭, 뇌철학을 연구하는 처치랜드 같은 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니엘 데닛이나 처치랜드 같은 학자들의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전공이 철학이다 보니 과학적 접근에 모든 걸 맡기기보다는 철학적 관점에서 뉴로 사이언스를 관망하고 있습니다.





문>철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뇌철학(Neuro-philosophy )적 접근이 답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신>뇌철학이 철학이 해결하지 못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질작용에서 어떻게 의식이 나오는지에 대해 현대사회가 경험과학을 중시하고 있긴 하지만 분명 철학이 해결하고 검증해야 할 부분은 존재한다고 생각 합니다. 경험과학이 기능적(function)관점에서 설명해 줄 순 있지만 한계는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뇌 실험실 마지막 장에도 언급했지만 ‘퀄리아’ 같은 단어들은 아직 대중에겐 익숙하지 않은 키워드 입니다. 바로 이런 측면이 철학적 접근으로 해석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라마찬드란도 책에서 미묘한 뉘앙스로 종교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두뇌 작용을 설명하긴 하지만 과학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지 않습니다. 인도 태생으로 무신론자긴 하지만 애써 종교를 부정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묘하게 기독교적 사고에 회의적인 느낌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문>올리버 색스와 더불어 라마찬드란도 대중적인 과학저술가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여느 대중 집필가 못지않게 대중의 인기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과학자가 쓴 글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니까요.


신>올리버 색스나 라마찬드란의 경우만 보더라도 자연과학을 전공했지만 인문학적 소양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 합니다. 제가 미국에서 보고 느낀 바를 말씀드리면 서양의 경우 지식에 대한 폭과 깊이가 우리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철학, 과학, 문학, 종교 등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이 엔지니어, 과학자들에게 까지 자연스레 스며드는 구조입니다. 다방면의 지식을 통섭하고자 하는 일들이 사회 전반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문>의사소통센터에선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신>숙명여자 대학 의사소통센터에서 글쓰기, 토론, 비판적 사고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81학번 이니 졸업한지 25년이 지났네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당시의 대학생인 저와 지금의 학생들을 비교해 보곤 합니다.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 학생들이 예전에 비해 똑똑하고 훨씬 열심히 하지만 진지함이 사라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삶이니? 인간이니? 하는 문제들에 대한 생각은 과거에 비하면 거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희 때와는 시대적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근본적 질문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역시 지독하게 독서를 하지 않는데 있지 않을까요.





문>다른 책도 번역하신 걸로 기억이 납니다. 어떤 책이 있죠?



신>박사과정 때 과학 저널리스트인 페이스 달루이시오가 쓴 ‘새로운 종의 진화, 로보 사피엔스’라는 책을 김영사를 통해 번역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과학자가 아닌 과학 저널리스트 입니다. 깊은 내용을 다루진 않지만 저널리스트가 썼다는 점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자가 아닌 저널리스트의 접근법과 자료조사방법 등은 정말 본받을 만 합니다. 아는 것과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 별개의 문제인거 같습니다. 저자인 페이스 달루이시오가 대중과학서를 집필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독서를 통한 교양의 배경이 우리와는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타 학문과 자꾸 연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겁니다.





독서클럽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자 좋은 취지로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체험해 보진 않았지만 어떤 분위긴지 상상이 됩니다. 우리 학생들에게도 알려야 겠는데요”라며 기회가 된다면 꼭 불러달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참고 자료

독후감 게시판에 제가 올린 두뇌 실험실 독후감과 비교해 읽어 보시면 책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습니다.

http://100booksclub.com/100bc/?doc=bbs/gnuboard.php&bo_table=read_write_board&page=3&leftmenu=&wr_id=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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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수 2007.04.04 20:17
    갑작스레 찾아가 인터뷰한 관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오신 신상규 교수님과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사진기를 못가져 갔는데 다행히 교수님이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 계셔서 생생한 사진을 포함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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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04.04 20:17
    이런 글을 보면 엉뚱하게도 기자라는 직업이 참 부럽습니다.
    만남이라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 기자는 만남을 전재로 한 직업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새로운 자극제가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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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2007.04.04 20:17
    저도 기자가 참 부럽습니다. 문경수 회원님의 주옥같은 독서클럽 사랑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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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수 2007.04.04 20:17
    오늘 누군가를 만났고, 그 느낌을 메모지에 적었다면 이미 기자나 다름없습니다. 독서클럽을 신문이라 생각하고 주변에 있는 이야기나 자신이 보고 들은 느낌을 올려 주세요. 그 어떤 미디어 보다 가치있는 미디어로 새롭게 탄생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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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옥 2007.04.04 20:17
    좋아하는 작가를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는것은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이곳에 와선 가능한일로 인식되기 시작하는군요. 남다른 감동이 있는 자리였을거라 생각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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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수 2007.04.04 20:17
    신상규 교수님 연구실 문을 노크하고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 두뇌 실험실 독자 입니다"라고 했더니 "독자시라구요? 들어오세요"하시더군요. 자기가 쓴 글, 자기가 번역한 책을 읽고 누군가 찾아 온다면 반기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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