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공지
2003.06.30 09:00

기상예보

조회 수 23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하늘 흐리고 안개 낀 숲엔 우울이 내려와 있다.
구름에 비친 빗살들 허공에 날개 자욱을 긋고 가는 멧새
모두 표정을 남기고 있지 아니하다.
길 잃은 고아처럼 서서 플라타너스는 적막을 날리고
풀 씨로 흩어진 슬픔은 북북동에서 북북서로 방향을 바꾼다.
폐부로 흘러드는 저기압의 음모 백마일 밖 한랭전선은
풀잎들의 잠을 뿌리뽑는다.
폭풍을 몰고 오는 중이다.
지금은 모든 사랑이 위험하다
외투를 걸친 우리의 꿈 방독면을 쓴 채 큰길로만 다닌다.
골목마다 비수를 품고 매복한 어둠 시간의 휘파람이
대꼬창이로 눈을 찔러 오는 저녁
지금은 모든 생각이 위험하다
문닫고 굳게 빗장을 지른 거리의 불빛
창틈을 엿보는 소문과 함께 얼굴 까맣게 죽은 지금은
모든 그리움도 위험하다.
찬비가 내린다.
우산을 들고 사람들은 사람들을 비껴간다.
낯선 총을 맨 겨울의 척후병이 요소 요소에 서있고
바이칼호수를 지나
시베리아 삼림을 막 빠져나온 러시아의 절망도 보인다.
공중엔 바람의 채찍도 가득하다.
두려움에 야윈 나무들의 어깨 더욱 가늘고
겨울잠에 젖어 봄날을 꿈꾸는 개나리 새 눈
소로시 숨결에 쌓여있는 한 개비 성냥으로 남겨 논 최후의 풀꽃이다.
-글. 김백겸의 <기상예보>. < music/Yanni-one man's dream>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4 영어번역관련하여 4 file 임성혁 2012.04.20 1500
903 인간학으로서의 소설 - 김탁환 1 강신철 2010.12.14 1500
902 공지 149회 독서토론회 오늘입니다.(9월9일) 김홍섭 2008.09.09 1500
901 공지 가입인사 드립니다` 2 이홍연 2009.02.17 1500
900 공지 가입인사드립니다. 2 허일영 2009.01.05 1500
899 공지 반갑습니다 4 신건호 2008.12.02 1500
898 공지 가입인사. 5 백진우 2008.12.02 1500
897 공지 이번 정기토론회는 꼭....^^ 1 김달호 2009.01.20 1499
896 공지 안녕하세요~ 이현종이라고 합니다~ 6 이현종 2008.09.24 1499
895 공지 [독서산행] 4월 5일 13시 "수통골" (온지당 앞에서 출발) 2 이진석 2008.04.01 1499
894 공지 시원한 물이 콸콸 나오는 샘물을 발견하다! 3 류우정 2007.12.17 1499
893 가입인사 안녕하세요. 오늘 가입한 신입입니다. 1 서정우 2015.10.22 1498
892 공지 [공지] 4/8 오늘 독서토론회 中 이벤트 5 이정원 2008.04.08 1498
891 공지 눈 내리는 날 / 도종환 1 이동선 2009.01.16 1498
890 공지 새내기 가입인사 꾸벅^^ 4 이두찬 2008.09.19 1498
889 공지 [퍼옴]행복의 등식이 변한 세상 1 임석희 2008.04.19 1498
888 공지 100북스 홍보 스토리문학 9월호-생활과 문학 1 황예순 2008.10.05 1497
887 공지 전지숙 님을 위한 글.. 2 이부원 2008.05.05 1497
886 공지 엄마! 사랑해요. 5 이명희 2008.01.09 1497
885 공지 가입인사드립니다. 3 송형주 2009.02.01 14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 174 175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