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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by 오중탁 posted Jun 0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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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사람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의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에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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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길에 벗을 일고 언뜻 함석헌 님이 생각나기에...
그 분의 시 한 수 적고 나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