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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2 09:00

식장산으로 가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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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산으로 가는 까닭

삶이 그대에게 등을 보일 때
그런날 진정 그대도 있는가?
그런날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그래 우리 식장산으로 가자

넓은 호수 잔잔한 물결위 삶의 짐 띄워놓고
우거진 수풀 사이에 시름일랑 걸쳐두고
더러운 마음일랑 썩은 낙엽속에 묻어놓고

그래 우리 식장산으로 가자

높지않은 산 때죽나무 숨막히는 정열로 우리를 안으면
골 마다 타고 흘러 양기만 취한 옥수 우리 발을 적시면
자갈돌위로 미끌거리는 마음들이 묻어나와 발바닥을 간지르면

그래 우리 함께 식장산으로 가자

밀림의 햇살이 별빛처럼 부셔져내리는 나뭇길 사이
환한 대낮에도 초록의 커튼을 친 양 아늑한 그 길
천년 안으로 곰삭힌 향에 취해 몽롱한 수풀사이

그래 우리 식장산으로 가자

우리 지친 삶이 차라리 서로를 감싸안게 하고
우리 산의 기 받아 어깨춤위로 날개가 돋아 나고
우리  눈과 젖은 가슴엔 향기로운 꽃들이 피어나고

그래 우리 식장산으로 가자

삶과 얼굴을 다시 맞되어도 뒷걸음으로 도망치지않게
피곤한 얼굴을 다시 타인에게 보여 지루하지않게
열린 마음 빚장걸고 높은 벽으로 서로를 가리지않게

그대여!
지친 가슴 풀어 헤치고 식장산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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