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를 알게된 것은 4년 전이다. 그후로 힘든 일이 있을 때 나의 손을 잡아 준 것은 온통 은유 투성이라
이해하기도 만만치 않은 니체의 글이다. 도대체 ' 위험하다'고 하는 니체의 사상을 왜 나는 계속 만나는
것일까? 그 대답을 저자의 글에서 찾아보자.
니체의 글들은 유례없이 위험한 텍스트, 그러면서도 동시에 유례없이 매혹적인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토록 위험한 텍스트가 왜 그토록 매혹적인 텍스트가 되는가? 그 위태로운 발언들이
그려내는 이미지들이 우리 내부의 어떤 원시적 영역에까지 파고들어 거의 야성적인 힘을
깨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길들여진 무기력증을 깨뜨려 내면 저 깊은 곳의 생명력
을 들쑤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생명력, 그 야성적인 힘을 제어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 된다. 누가 읽느냐,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니체의 텍스트는 말 그대로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니체의 글은 문장 하나하나만 따져보면 대체로 명료하지만, 그 문장들이 모여 이룬 사유의
숲은 어두워서 한번 들어서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쓰러져 있는 나에게 " 그렇다면, 한 번 더 "를 외치는 철학은 니체뿐이다.
서양 형이상학을 해체하고, 신 앞에 만인평등을 외치는 기독교에 반대하고, 약자의 이념이라는 민주주의
를 반대하고 ,동정심을 부정하고, 전쟁을 찬양하고 평화를 거부하고,사회주의,여성 해방을 반대하는 니체
는 어떻게 나에게 힘을 주는가?
<니체극장>이란
" 니체의 철학 작품들은 하나의 독특한 공간을 구성한다.
그 공간은 극장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공간이다. "
니체 극장은 니체의 유년기로부터 시작한다.
1844년 10.15일에 태어난 니체는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 아버지 부재', '부성의 결여'를 음악가
바그너를 통해 찾으려 한다. 니체 글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강한 힘에 대한 갈망은 어린시절 채워지지
않았던 '남성상의 결핍'에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 평생 질병과 싸우는 과정에서 " 네 운명을 사랑하라.
나는 언젠가는 긍정하는 자가 될 것이다 " 가 나오지 않았을까?
문헌학자로서의 니체가 소개되고 그의 저작들이 하나 씩 소개되는 니체극장
<아침놀>,<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이 끝나고, 니체 사상의 핵심 주제인 '영원회귀',
' 신의 죽음', '차라투스트라'에 대한 언급들이 시작되는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글이 담겨있는 < 즐거운 학문 > 이 펼쳐진다. 좀 길지만 나에게 힘을 주는 그 글을 같이 공유하고
싶어 이곳에 살짝 옮겨본다.
어느 날 혹은 어느 밤, 한 악마가 가장 깊은 고독 속에 잠겨 있는 당신의 뒤로 슬그머니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 " 너는 현재 살고 있고 지금까지 살아왔
던 생을 다시 한 번, 나아가 수없이 몇 번이고 되살아야 한다. 거기에는 무엇 하나 새로운 것
이 없을 것이다. 일체의 고통과 기쁨, 일체의 사념과 탄식, 네 생애의 크고 작은 모든 일이
다시 되풀이되어야 한다. 모든 것이 동일한 순서로 말이다........
..." 너는 이것이 다시 한 번, 또는 수없이 계속 반복되기를 원하느냐?'라는 질문은 가장
무거운 무게로 너의 행위 위에 놓이게 될 것이다. 아니면 이 최종적이고 영원한 확인과 봉인
그 이상의 어느 것도 원하지 않기 위해서 너는 너 자신과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가야만 하는
가?
- < 즐거운 학문>,341절 / 니체극장에서 재인용 p 288
그 유명한 '영원회귀' 사상이다. 동일한 것의 영원회귀. 별 다를 것이 없는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도 지겨운 일인데 모든 것이 똑같이 되풀이 되는 삶을 영원히 살아야 한다면 나는 어떻게 만들어
가겠는가? 그러한 운명이라면 지금 이 순간을 창조해야 지금 다음에 오는 반복되는 삶을 기쁘게
"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이라고 외칠 수 있지 않겠는가?
혁명적이기까지 한 영원회귀 사상이 나를 깨우는 니체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니체,모르는 니체, 오해 받는 니체, 알아야 하는 니체를
<니체극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니체극장>/ 고명섭/김영사
'나는 가수다'에 '적우'라는 가수가 부른 윤시내의 '열애'를 들으며 글을 읽었네요.
왠지 짠하게 잘 어울리네요.
"그대의 그림자에 쌓여
이 한 세월
그대와 함께 하나니
그대의 가슴에 나는 꽃처럼 영롱한
별처럼 찬란한 진주가 되리라
그리고 이 생명 다하도록 이 생명 다하도록
뜨거운 마음속 불꽃을 피우리라
태워도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
사랑을 피우리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을 피우리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람의 몰골이란
다듬어질대로 다듬어진 진주같아보여요
태워도 태워도 재가 되지 않을것 같은
진주처럼 영롱해 보이는 사랑 혹은 사람이라는 몰골말이죠.
오전에 함께한 분이 한 말도 생각나네요.
'이제 나이 50이 넘어 학문이라는게 뭔지 조금 알겠다는 교수자의 이야기'
창발이란 기나긴 학문의 영역에 있어서 자신만의 벽돌 한 장 올려두는거라는 생각도.
공주 어느 카페에 앉으니 충청도 사투리도 생각나구요.
'그 찌리 그 찌리지 뭐'
하물며 니체의 사유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