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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 전부터 도덕적 해이나 대리인문제 같은 기업윤리 더 나아가서는 사회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에서는 이 문제를 직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데 있어 최소한 현재까지는 성공적이지 못하다. 용어 자체가 너무 고압적이기 때문에 심리적 거부감을 유발한다. 부서 이름을 Compliance 라고 쓰고, “준법 감시라고 해석하거나 아니면 조금 부드럽게 내부통제라고 표현하는데 여전히 상대방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인상을 준다. 문제의 핵심은 상대방을 은연 중에 부도덕하다고 (또는 언제든지 부도덕해질 수 있다고) 전제하는 듯한 불편함에 있다. 말하는 사람도 불편하고 듣는 사람도 불편하다.
 
  수주 전, 동문경영포럼에서 사서에 나타난 리더십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 四書, ,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개괄하면서 군자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가 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더라라는 주제의 강의였다. 리더십이라는 주제를 서양의 것에서 찾지 않고 동양고전에서 찾은 시도는 새로웠고 그렇기에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강연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던 생각은 공자라면 compliance 문제를 어떻게 설명했을까하는 것이었고, 강의 내용 중에 나왔던
克己復禮, 見利思義 라는 구절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원리원칙에 비추어 판단하고 행동한다.”


이익을 보면, 그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고 행동한다.”




  Compliance, business ethics, internal control, moral hazard, agency problem
같은 외국의 개념보다 우리에게는 더욱 선명하고도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고전이 있음을 잊고 있었다. 이것보다 기업 윤리를 더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이 말에 거부감을 느낄 한국인이 있을까? 우리 고전이 갖고 있는 콘텐츠의 파워는 서양의 것 못지 않다. 다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을 뿐이다.

 
마침 인천백북스에서 주관하는 논어공부모임 공지가 떴다. 이번 겨울에는 논어를 공부하라는 뜻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문무 교수님께서 모임을 주관하시는데, 연초에 플라톤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마스터께서 추천한 논어 교재를 구입해서 읽었다. 그 동안 논어는 해설서를 통해 부분적으로 읽기만 했지, 통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자실력이 부족해서 일단 우리 말 번역을 읽고 그에 해당하는 한자 구절을 찾아 더듬거리며 읽었다. 읽다 보니 눈에 익은 사자 성어가 곳곳에 숨어 있어 보물찾기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 책의 부제, ‘개인윤리와 사회윤리의 조화는 논어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논어는 공허한 형이상학적 가르침이 아니라 현실에 기반하여 개인의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제시하는 실용서적이며, 2천년 전, 춘추전국시대라는 시공간을 넘어 현재의 우리 삶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살아 있는고전이다.

 
이번 주부터 마스터의 가르침이 인천백북스 모임에서 3회에 걸쳐 시작되는데, 많은 분들이 모여 살아 있는논어를 만나는 좋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 profile
    김형태 2012.12.10 21:38
    김동일 이사님의 고마운 말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부와 책읽기의 시작은 자신의 삶 속으로 녹아드는 것이며,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 년 마다 한 해의 시작은 1월이 아니라, 12월 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활기차게 한 주를 경영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
    이병록 2012.12.10 21:38
    수백년을 우리와 함께 살아온 동양의 고전들이
    꼭 남의 것 같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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