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 이브 파칼레 지음

by 최유미 posted Aug 2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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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학자 이브 파갈레와 함께 우주 여행을 올 여름 휴가대신 다녀 왔다.

              우주에 나가 보니  ' 내 생각이 옳다' 할 것이 없음을 깨닫는다.  생겼다  사라지고

              또 생겼다 사라지고, 계속해서 재활용되는 우주.   그를 따라 다니며 머리에 그리고

              마음에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요동의 순간을 글로 남기기엔 내 기억력이 짧고

              붓끝이 무디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던 부분 부분을 그대로 옮겨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 ... 소립자와 힘의 일시적이고 자의적인 결합, 물질과 에너지의 덧없는 추이......

        나는 허다한 원자들의 수혜자일 뿐, 그 원자들은 이미 다른 생명이나 사물을 구성했고 앞으로도 나 아닌

         다른 것들을 구성할 것이다. 나는 이미 골백번도 더 활용되었던 분자들의 구성물에 대한 용익권자에

        지나지 않는다. 언젠가 우주라는 상점에서 나라는 상품이 망가지고, 썩고, 재활용되고, 재구성되면 그

        분자들은 다시 새롭게 쓰일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인간이라는 종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주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인간이 사라져도 북극성 주위에는 아무 변화도 없을 것이요, 안드로메다 은하는 무사하고 평안하리

            라. '나비 효과'도 지구와  그 변두리 너머까지 작용하지 않는다!


            운명도 없고 신의 손도 없다. 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았다. 인류의 미래는
 
            오로지 우리가 이미 내린 결정, 내리고 있는 결정, 앞으로 내릴 결정에 달린 문제다. 우리가 우주의

             힘을 배겨낼 수 있는 한에서 말이다.


             우주.

          수십억 개의 천체.... 그만큼이나 많은 수수께끼!

         인간은 보통 크기의 별 주위를 도는 작은 행성의 우둘투둘한 표면에 붙어사는 낱알 한 톨만 한 

         존재이다.   우주 전체가 인간의 것인 양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많다. 별들이 우리 좋으라고 빛나는 줄

          아는 사람, 심지어  별을 보고 개인의 운명을 점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생명이 지구에 출현한 것도 또 다른 미스터리다. 그러나 그 출현은 경이로울지언정 기적이 아니다.

     생명은     기적처럼 보이지만 그보다는 충동에 더 가깝다. 일종의 욕구, 경향이랄까. 생명은 물질이 복합

     되고 조직화되려는 내재적 성향, 엔트로피가 떨어져 죽음에 이르지 않게끔 맞서 싸우려는 성향에서 비롯

     되었다. 양자 진공은 진동으로 가득하다. 우주끈들은 일종의 음악처럼 작용한다. 파장이 퍼져 나간다.

     소립자들이 모여 원자가 되고, 원자들은 다시 단순 분자가 되며, 이 단순 분자들은 서로 결합하고 기다란

     사슬을 이룬다.



        탄생과 죽음의 복잡다단한 과정 속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출련을 '필연'으로 보게 할 만한 요소는

      아무것도 없다. 그 무엇도 풍악을 울리며 인류의 출현을 예고하지 않았다.



           인간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인간 자신을 제외하면, 그 어떤 종에게도 없어서는 안 도리 존재가

        되지 못한다. 절대적 우연성이라는 개념만이 현실에 들어맞는다. 인류에게는 딱히 운명도 없고, 소임도

        없고, 두드러진 역할도 없고, 어떤 특권적 지위도 없다



      지금으로부터 137억 년전에 은하들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우리도 이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별의 아이들이다. 우리는 우리의 종에 호모사피엔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호모스텔라리스 (Homo stellaris)' 라고 이름 붙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이름도 건방져 보이기

      는 마찬가지이지만!


      우주는 우리 눈에 '중력 렌즈'를 씌워 천제들의 실제 거리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재주도 있다.

      루프양자중력이론의 장점은 4차원만을 요하면서도 우주 기원의 독창성을 절묘하게 이해한다는 점이다.

       이 모형에 따르자면 물질과 우주는 끊임없이 튀어 오른다.

      '플랑크 벽'도 더 이상 반드시 넘을 수 없는 것만은 아니다.....




                            겉뜨기 한 코 

                            안뜨기 한 코

                            우주는 할머니의 뜨개질






  

                           참고문헌 : 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 이브 파칼레/ 이세진 옮김/ 해나무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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