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전쟁"(레너드 서스킨드;이종필 옮김;사이언스북스, 2011)

by 고원용 posted Jul 14,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블랙홀 전쟁"은 중력과 양자 역학의 충돌에서 벌어진 지적인 전투에 관한 책입니다. "블랙홀 전쟁"에서
다루는 주제들—블랙홀, 엔트로피, 정보, 홀로그램—은 숀 캐럴이 "현대물리학, 시간과 우주의 비밀에 답하다"에서 다루었던 것과
많이 겹칩니다.

"1976년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에 책이나 컴퓨터나 기본 입자 같은 정보를 한 조각 던져 넣으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상상했다. 호킹은 블랙홀이 궁극적인 덫과 같아서 바깥 세계에서 보기에는 그 안으로 던져진 정보가 완전히 없어져
다시 꺼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무엇인가 끔찍하게 잘못되고 있었다.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인 정보의 보존이
심각한 위협에 처했기 때문이다. 사태를 예의주시하던 사람들이 보기에는 호킹이 틀렸거나 아니면 300년 된 물리학의 핵심 법칙이
더 이상 옳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결국 정보가 보존되고, 블랙홀 안에 엄청난 양의 엔트로피가 존재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고 호킹이 스스로의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블랙홀 전쟁"에서 엔트로피를 이야기하지만 엔트로피를 시간의 화살과 관련지은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숀 캐럴의 "현대물리학, 시간과
우주의 비밀에 답하다"은 이 전투의 결과를 가지고, 시간을 다시 이해한 것입니다. (볼츠만이 생각했던 열역학 제2법칙에는
중력의 영향이 없었습니다.)

(아직은)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우주의 상태에 대한 물리학자-우주론 연구자들 사이의 논쟁에 개인적으로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숀 캐럴의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지구과학, 생물학, 화학, 물리학—시간을 다루지 않는 과학 분야는
없습니다. 시간에 대한 이해를 바꾸는 과학 논쟁이라면 제가 반드시 이해해야 합니다. 숀 캐럴의 책을 읽은 후에 "블랙홀 전쟁"은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번역하신 이종필 박사님이 옮긴이의 말에서 다시 강조했습니다. "신경망을 재배선하라!" 양자역학은 상식과 직관에
반하기 때문에 서스킨드가 책 전체를 통해 누누이 강조한 '신경망 재배선'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말이 안되는 소리지만 가랑비에
옷젖듯이 자주 접하면 말이 안되는 소리가 덜 불편하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습니다. '신경망 재배선'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