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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1 02:11

운명이다 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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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이다”

                       
                                              노무현재단 엮음

                                                   유시민 정리


 


 


노무현..!


남자는 죽을 때까지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마쵸(macho)적 가르침의 불문율을
깨버리며,
2009년 5월 23일 하루에만,  나를 세 번 울린 사람..

그 이후로 한동안, 미친 사람처럼 서울광장과 봉하마을을 전전하며,
대통령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드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두 계절이 흘러, 하늘은 5월 보다 한층 깊어져 있었다.



그 해, 늦가을

나는 어머니를 모시고 민주와 진보의 성지(聖地)가 된, 봉하를 다시 방문했다.
이미 지난 열풍으로 많은 참배객들이 다녀간 터라 마을은 한적했고,
어머니와 이 곳, 저 곳을 돌아보며,
대통령님 영정이 모셔진 정토원을 다녀오던 중,
부엉이 바위에 올랐다.

초창기에는 만약에 있을지 모를 사고를 예방한다는 구실로
출입통제 구조물 설치로도 모자라, 의경들이 바위입구부터 보초를 섰는데,
당시에는 아무도 보이질 않아,
어머니께 잠시 기다려 달라 말씀드리고, 이내 철조망을 넘었다.


그 날,  나도 그 벼랑 끝에서,  당신께서 본, 풍경을 봤다.
그리고 느꼈다.
완전히 비워낸 당신의 마음을..


조금의 미련이라도 남았다면, 절대 몸을 던질 수 없었을 것이다.
완전한 준비 없이는 도저히 감수할 수 없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도 한참 동안, 지난 기억들의 파편(破片)을 부여잡고 살아야했고,
아직도 이따금씩 그 벼랑 끝에 선 당신을 회상한다.

예수를 세 번이나 부정한 베드로의 마음이 이러했을까?
이 미안한 마음을 사는 동안 잊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평전이 아닌, 자서전(自敍傳)이다.
죽음 이후에 쓰여진 자서전...
아이러니 하지만,  그래서 1인칭 주인공시점인,  ‘나’ 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내가 아닌 나..!’


벌써, 출판 된 지가 1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서야 꺼내 읽은 까닭은,
지난,  ‘청춘의 독서’  독서평에서 밝힌 것과 동일하다.
당시, 초판 한정물량만 양장본으로 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밤을 새우다시피 대기하다가,  신청코너가 열리자마자 구매신청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렇게라도 해야  내가 지니고 있는 부채의식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책의 내용들은,
대부분 사실관계에 근거한 연도별 서술방식을 따르고 있다.
느낌에 있어 대통령님의 지난 저서들인 ‘여보 나좀 도와줘’ 와 
‘노무현의 리더십이야기’ 등이 투박한 뚝배기 같다면,
‘운명이다’ 는 투박해 보이지만,  사금파리와 같은 날카로움이 느껴진다.
이는 아마도 책을 최종 정리한 유시민 자신과  그간 인터뷰 해온
노무현의 사람들이 품은 서늘한 분노와  잿빛 복수심이 담긴 까닭이리라..!


그간,
인간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사상가 노무현에 대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흔히 쓰이는 표현이겠지만,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도 시간이 흐르면,  역사 속에서 재평가가 될 것이다.

나는 이런 상상을 한다.
더 이상 이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때 즈음이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핵심으로 한,
제 6공화국의 정치 드라마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노무현을 열광하는 그의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풍이
온 나라를 뒤덮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지난날,  내가 그리한 것 처럼,
"계란으로 바위를 깨부술 수 있다는 것이 보편적 믿음이 될 것이며,
 부엉이 바위 벼랑 끝에서 몸을 던진 비운의 대통령 노무현은
 이 시대 미네르바의 부엉이로 환생하여
 황혼녘에 다시 그 부활의 날개를 펼 것이다."



** 개인적평점 : ★★★★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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