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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방안에 있는 나를 부엌에서 부르신다. “진경아, 나와서 밥 먹어라~


당장 지체 없이 나가야 하는지, 아직 밥이 덜 된 상태로 부르시는 건지 어머니의 말 속에 녹아있는 있는 뉘앙스로 느낀다. 당장 나가야 하는 걸 알면서도 밍기적 거리면 목소리는 더 날카로워 지신다.


 


말 속에 녹아있는 감정 상태를 느끼는 이런 능력은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자페인들 에은 이런 언어적 신호를 이용하여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은 힘들다. 자페의 정도에 따라 언어를 배우는 정도도 다르다. 언어 구사가 가능한 고기능 자페아의 경우에도 이 이야기는 단지 의미의 전달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은 일반인과 다르게 감각 신호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특정 주파수의 소리가 이들에게는 참기 힘든 소음인 경우도 있고, 형광등이 깜빡이며 불을 내는 것이 어지러운 디스코 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템플 그랜딘이 자페인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축산시설 설계업자로 살아 온 지금까지의 47년 삶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이다. 이 책은 또한 자페인이 들려주는 그들의 내면에 대한 보고서 이기도 하다.


그녀는 그림으로 사고한다. 그녀의 머리는 논리적으로 연결된 필름 도서관 같은 것이다. 단어는 여러 느낌의 총합이 아니라, 그 단어를 학습했던 때 가진 첫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그 단어를 다시 접하게 되면 추상화된 느낌의 단어가 아니라 구체적 상황을 가진 단어로서 다가온다. 그래서 정보의 기본단위가언어인 일반인의 세계는 그녀에게 도무지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세계일 뿐이다. 말이 가지는 고도의 추상성을 모두 시각화된 이미지로 전화하기도 힘들고, 말과 함께 나오는 비언어적 표현도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말로는 yes라고 하지만 표정과 몸짓에서 no를 읽어내야 하는 일반인의 대화는 두 가지 감각에 동시에 집중하기 어려운 자페인에게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사용하여야 하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대신에 그녀는 시각을 구조화하는 첨단 프로그램을 머리 안에 장착하고 있다. 그래서 도면을 그린다거나, 도축 공장을 설계하는 시각적 작업은 그녀가 남다른 재능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녀는 머리 속으로 여러 공장이 가진 설비들을 조합하여 최고의 조합을 그려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도면화 할 수 있다. 자페인들은 여러 감각의 통합적 작동이 어려운 대신에 다른 하나에 그 기능에 집중되어 있는 편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기능적으로 여러 가지 감각이 작용 가능하더라도 하나에 고도로 집중하게 되면 다른 한 기능은 그 기능을 멈추어 버리거나 순차적으로 감각을 받아들인다.


그녀는 최근 2~3년 전까지도 그녀의 사고 방식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 또한 으레 모두가 자기와 같이 사고하고 산다고 생각한다. 실제 개인이 가진 경험과 경험기억의 방식은 모두 다른데도 말이다. ‘개인이 하나의 우주라는 말은 어쩌면 사람은 자기가 구조화 하고 생각하는 세상 안에서 산다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감정을 배워가는 과정을 보면서 이성이 먼저 있었고 감정과 느낌이 나중에 있었다는 진화적 순서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 감정 또한 인과적 고리로 밖에 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졌다. 단순히 동물이 가진 능력 이외의 것이 감정이나 느낌이었고 이것이 인간이 이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채택한 생존 방식이라면 감탄할 만 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의 자페도 그녀가 가진 삶의 의지를 이기지 못한 것 같다. 두개골 안에 갇힌 작은 우주를 가진 인간이지만 그녀의 끊임 없는 노력을 통해 확인하고 확신한 것은 이 소우주가 대우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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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미 2009.07.09 19:03
    진경 안녕..^^
    독후감 잘 보았어.
    이책을 통해 자폐아의 세계를
    깊이있게 만나 볼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작가 템플 그랜딘도 대단하신 분이고.
  • ?
    홍종연 2009.07.09 19:03
    소우주의 확장으로서의 대우주.
    알고 보면, 가만히 들여다보면
    누구의 눈빛에나 가슴에나,
    아름다운 우주가 빛을 발하고 있는데
    나와의 차이, 그 다름에 대해 열려지지 못한
    우리의 못남이 차이를 차별화하고 있지는 않나..
    많은 생각을 품게 해주었던 책이죠.

    사실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책인데,
    경주의 정수임 총무님 덕분에 알게 되어서
    세상 속에서 또 한분의 멋진 사람을 알게 되는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답니다.
    그러고보면, 주위에 너무나 경이롭고 아름다운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야무지고 이뿐 진경양부터.^^
  • ?
    최경희 2009.07.09 19:03
    자폐에대해 대부분 사람들이 편견이 있죠
    자폐라하면 영영 자라지 않거나
    말을 못하거나 대화가 불가능하고
    타인들과의 접촉이 불가능하고
    그러다보니 자폐인이 아닌 자폐아가 됩니다.
    정상인과 자폐인의 경계를 갖기보다는
    서로 다른 정신 세계와 인식 방법을 이해하고
    자폐인의 범주에서 인간은 서로 연속체의 양끝에 연결되어 있음을
    이 책에서 전하죠
    진경양, 자폐인의 세계를 알게되었으니
    템플 그랜딘의 우수하고 대단한 부분에서만 그치지말고
    현실적으로 우리 주변의 자폐인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해했으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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