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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1 10:05

탐독-이정우

조회 수 3734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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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상당한 분량을 글로 쓴 것 같은데, 모두 겨울밤 찬공기 속으로 날려보내고 허탈한 마음을 감추어 본다. 수시로 저장을 하지 않은 나의 불찰이 크나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이 책은 유목적 독서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유목적 사유로 깊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인간을 탐구하고 있다. 저자의 사고작용을 내가 쉽사리 범접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흥미있는 부분에 대해 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몇 자 적어볼 것이다.

 



저자는 소은 선생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래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바로 그때 학자로서의 내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건, 즉 소은 박홍규 선생님과의 만남이라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만남의 순간들, 강의 내용, 끓어오르던 내 지적 열망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 만남이 없었다면 사유하는 인간으로서의 오늘날의 나 역시 없을 것이다.'(303쪽)

 



저자가 사유을 시작하는 시점은 소은 선생과의 만남에서 출발한다.
나는 우연찮게 저자가 풀어쓰고 있는 철학 마을 가로지르기 '소은선생과의 만남'에서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이 사유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철학적 인간이 되어가는 구나' 라고 혼자 어이없는 미소를 지어보았다. 그러나 다음 내용은 전혀 철학적이지 않음을 알아달라.

 



예전에 SCIENCE FIRSTS(로버트 E.아들러)라는 책을 읽었는데, 몇 번씩 읽어도 이해가 되지않고 머리 속에서만 맴도는 일반상대성 이론의 풀이에 관한 문장이 있었다.


'우주 속에 있는 물질입자와 모든 에너지 단위는 주변을 둘러싼 시공간을 휘게 한다는 것이다......물체는 구부러진 시공간연속체를 뚫고 가능한 한 가장 빠른 경로를 따라 미끄러져간다. 물질은 공간을 휘게 하고, 휘어진 공간은 물체의 이동을 결정하는 것이다.'(246쪽)
 
'탐독'의 저자는 소은의 강의를 통해 이렇게 전한다. '운동은 시공간에서 성립한다. 운동에 있어 질들은 연속성을 형성하고 있으며 시간 속에 들어 있다. 만일 운동과 시간을 빼버린다면 질들은 연결에서 떠나서 전부 흩어지게 된다.(307쪽)


물론 이것은 형상철학의 근거를 밝히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인식의 출발점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사물을 인식하는 핵심적인 방법이 측정인데, 그 측정의 결과가 양으로서의 데이타이고 그것들 사이의 반복적인 관계를 법칙이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질이라는 개념이다.

 



전혀 상관없는 내용인 것처럼 보이나, 나는 철학이 과학과 만나는 놀라움에 흥분이 되었다. 일반상대성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질'이라는 개념은 시공간연속체를 뚫고 가능한 한 가장 빠르게 움직이게 하는 경로, 다른 표현으로는 물질이 공간을 휘게하는 작용, 휘어진 공간이 물체의 이동을 결정하는 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이다.

 



소은의 강의 내용을 더 살펴보면,
'질이 각각 자기동일성을 가지고 있으면 운동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운동이라는 것은 따라서 질이 연결되어야만, 묶여져야만 성립합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운동이라는 것은 질의 연속 과정, 연결되는 과정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소은의 형상철학적 사고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적 사고와 일치하는 것이다.

 



'다름이라는 것은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느냐 하면, 모순하고는 달라서 점점 다름의 정도를 극대화시키면 반대적인 것이 되고, 반대적인 것은 모순으로 갑니다. 그러나 다름은 반대가 아니에요. 그 다름의 이면에는 어딘가 또 닿는 데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다름의 성격 자체가 공존과 비공존의 양면을 지니고 있죠. 그래서 비공존에서 나타날 때에는 시간이라고 하고, 공존에서 나타날 때에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요컨데 어떤 것이 아페이론에서 나타나는 것은 항상 시간과 공간이 함께 나온다, 다름을 통해 나올 때에는 항상 시간과 공간이 동시에 다 나온다고 알아두면 좋겠습니다.'(309쪽)

 



위 소은의 강의 녹취에서 보듯이, 시공간은 서로 불리될 수 없는 것이며 우주에 내재되어 있는 유연한 틀이다. 그것은 아인슈타인이 삼차원의 공간과 일차원의 시간으로 구성된 새로운 시공간 개념과 동일하다. 비공존과 공존, 시간과 공간의 관계는 더 생각해 볼 문제이지만 이것도 상대성 이론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대성이론의 가장 유명한 공식은 e=mc^2으로 질량과 에너지는 서로 변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모든 물질은 엄청난 에너지로 휘어져 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철학이 에너지의 휘어짐에 대해서 논해지고 연구되어 질 때 더욱 과학이 발전할 것이라 믿고 있다. 진리는 예술에서 태어나 과학을 통해 밝혀지고 철학이 정리한다고 말한다.

 



혹자는 아인슈타인의 가장 큰 업적을 철학적인 개혁이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 대한 '존재'의 형식을 송두리째 새로 일깨웠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세상만물과 인간이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이 시간 따로 공간 따로 편을 갈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이 함께 어울려 4차원 시공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개인적으로 '탐독'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대한 이해를 넓힌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양자역학, 열역학에 관한 부분도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으며, 마지막으로 저자의 지적 호기심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탐독(이정우)

SCIENCE FIRSTS(로버트 E.아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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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현도 2008.05.21 10:05
    예전에 쓴 독후감인데 다시 읽어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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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 2008.05.21 10:05
    '전혀 상관없는 내용인 것처럼 보이나, 나는 철학이 과학과 만나는놀라움에 흥분이 되었다.'
    -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두 대상이 연결될 때의 희열이야말로 공부의 큰 원동력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균형독서를 해야 하는 것이구요. 좋은 독후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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