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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입니다. 다음은 제가 소크라테스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진행형인 이유는 앞으로도 계속 읽을 예정이므로) 느낀 점을 간략하게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과 비교해서 해석해 보았습니다. 즉 다음의 독후감은 에세이 형식으로서 제목에 소개한 책을 읽고 나름대로 소크라테스의 가르침과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비교한 내용입니다. 부처님에 대한 공부는 저의 주력 독서 및 수행 전공이므로 제가 아는 바를 토대로 간략하게 언급하겠습니다. 물론 소크라테스의 가르침과 부처님의 가르침이 100% 일맥상통한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진리를 설파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을 많이 볼 수 있어 그 점에 천착하여 글을 전개합니다. 편의상 존칭을 생략하니 너그러운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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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청년들에게 지혜를 전파하기 위해서 산파술이라는 대화법을 창조했다. 그는 영혼의 갈마들기(서로 번갈아 듬:仙道에서는 이를 구주탈태라고 함)로 인해 지혜를 찾지 못하는 아테네 청년들에게 올바른 지혜와 정신을 구족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지혜와 영혼을 찾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실제로 산파술이란 새로운 영혼을 낳는 산파술인 것이다. 과거의 잘못된 정신과 의식을 탈바꿈하여 새로운 영혼이 들어서도록 도와주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인 것이다. 이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저 유명하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과 비슷한 면이 있다. 부처님은 항상 팔정도(八正道)를 통해서 옳고 밝은 길을 걷도록 당부하셨다. 그 팔정도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연기법(緣起法)이다. 연기란 이것이 일어나면 저것이 일어나고 저것이 사라지면 이것도 사라진다는 우주의 대섭리이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진리라 무엇인가?”라고 어느 청년에게 물었다고 하자. 그 청년은 “진리는 태양과 같이 삼라만상의 만유를 모두 밝혀주는 등불이다”라고 말했다고 하자. 그러면 소크라테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간다. “그럼 그 태양이라는 것이 진리인지 어떻게 아느냐?”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아테네 청년은 “우리 인간들에게 태양이 없으면 어두운 것처럼 진리자체도 사라지면 우리에게 어두움을 주기때문에 진리를 태양과으로 비유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소크라테스트 계속 더 나간다. “만약 태양이 진리라면 왜 그것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가?“라고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이러한 진리의 개념과 의미를 아테네 청년이 보다 가까이 가고 완벽하게 가기 위해서 많은 대화를 연기적(緣起的)으로 한다. 결국 아테네 청년들은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 되며 막다른 골목에 몰리어 답을 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몰리게 된다. 이때 청년들 스스로는 자신의 한계와 무지를 깨닫게 된다. 이와 같은 연쇄적인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청년은 자신이 우주의 방대한 정신과 의식세계를 경험하도록 하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아테네 청년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 청년들의 지식과 지혜 그리고 영혼을 산파해 내는 역할을 한다. 이는 청년들의 의식에 존재하는 버그나 때를 말끔히 씻어내는 작업(Work)인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항상 무엇이 일어나면 그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주도면밀하게 파악하고 알아차릴 것을 당부하셨다. 소크라테스가 묻는 질문에 의해 아테네 청년은 답을 제시하고 다시 소크라테스는 새로운 물음을 제기하고 이와같이 끊임없는 문답의 연쇄가 결국은 무지에 대한 깨달음과 앎과 지혜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이는 순간순간에 대해서 충실하고 일체의 모든 사변적 구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부처님의 공사상(空思想) 가르침과 맥락을 함께 한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청년들에게 스스로 아는 것이 없다. 아니면 청년 자신이 아는 것들은 무한히 적다. 또는 청년 스스로가 부족하고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우치도록 하였다. 현대 한국이 낳은 고명하신 선승(禪僧)의 한분인 숭산 선사께서 “모른다”는 화두를 제자들에게 주어 그것에 몸을 흠뻑 적시도록 한 것은 참선 수행자들에게 크게 회자되곤 했었다. 소크라테스가 말하고 싶은 것도 그것이었다.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지혜롭다는 가르침인 것이다.


 


부처님께서도 항상 제자들에게 스스로가 겸허하고 끊임없이 배울 것을 당부하셨다. 유가(儒家)에서는 이를 신종추원(愼終追遠)이라고 하여, 끝마치는 것을 삼가하고 멀리 추구하라는 가르침이다. 소크라테스도 아테네 청년들에게 항상 청년들 스스로가 부족함을 느끼고 끊임없이 묻고 묻기를 당부하였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끊임없는 배움과 배움의 추구라고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서 질문과 답변은 끊이지 않는다. 물론 그러한 앎과 진리의 추구가 무분별한 사변적 대화가 아닌 바로 정합적이고 지견(智見)에 의한 추구가 되어야할 것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소크라테스와 같은 현자만이 제대로 주도해 나갈 수 있는 대화법인 것이다.


 


진리라는 것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서도 얻을 수 있으며 부처님의 팔정도와 연기법 그리고 공사상 등에서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진실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그러한 산파술을 터득하고 공사상을 체득하느냐이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스스로 답을 구해보고 또 마음 깊은 곳에서 찾아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깊이 있는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가고가다보면 길이 보이고 또 가고가다 보면 길이 만들어 진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길없는 길을 만들어가면서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그것이 구도자와 철학자들의 길인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 소크라테스와 아테네 청년이 진리를 더 명료하게 하고 더 포괄적이고 더 완벽하게 이루어 내는 배움의 방법이요 툴(수단적 도구)인 것이다. 부처님의 연기법은 바로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처럼 끊임없이 발생적이고 생성적인 대화구조와 맥을 같이 한다. 소크라테스의 질문이 있으므로 아테네 청년의 대답이 있고 다시 아테네 청년의 대답이 있으므로 소크라테스의 질문이 있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라는 현자와 아테네 청년간에는 끊임없는 대화의 길이 펼쳐진다. 즉 소크라테스와 아테네 청년과의 대화는 끝이 없이 영원히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아테네 청년은 이러한 연기적(緣起的) 대화법에 의해서 지치게 되고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청년은 그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된다. 그리하여 올바른 문제의식을 정립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알면 해답도 언젠가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올바른 문제의식을 얻지 못하거나 알지못하면 해답은 영영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진리로 들어가는 관문의 열쇠는 바로 문제의식을 올바르게 우리의 내면에 정립하는데 있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바로 아테네 청년들에게 그러한 문제의식을 올바르게 정립하도록 도와준다. 다시말해서 청년들 스스로가 무엇을 모르는지 그리고 자신들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이것이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청년들을 선동했다는 터무니없는 죄인 것이다.


 


오늘날 소크라테스와 같이 현명한 질문을 제시했던 몇년전에 열반하신 숭산선사의 가르침대로 “모른다”만이 가장 진리(Truth)에 가까운 답이 될 것이다. 진리는 빛이다. 그리고 사랑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리는 영원한 배움이요 체험인 것이다. 그러한 배움은 연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적 사건과 상황을 통해서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산파술과 같은 대화를 통해서 얻어진다.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수행자들의 공부는 중생들에 의해서 모두 이루어진다는 말씀을 남긴 것을 깊이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중생들이 수행자 자신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메시지와 반응 그리고 응답과 언행을 보여줌으로써 소크라테스처럼 산파술의 대화를 우리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소크라테스처럼 산파술의 대화법과 비슷한 맥락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동소이하다.


 


소크라테스는 앎이라는 것이 덕이요 지식이 덕이라고 하였다. 덕은 끊임없는 물음을 통해서, 즉 화자와 청자 간에 그리고 다시 청자와 화자 간에 부단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적 대화법을 통해서 지식을 쌓고 지혜를 얻고 배움을 체득할 때 얻어지는 것이다. 덕이란 사전적 의미에 의하면“마음이 바르고 인도(人道)에 합당한 일” 또는 “도덕적 이상 혹은 법칙에 좇아 확실히 의지를 결정할 수 있는 인격적 능력”을 뜻한다. 따라서 앎이라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이 바르고 사람의 도리에 합당한 일을 하려면 밝고 맑고 넓은 앎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도덕과 법칙을 추구하면 확실한 의지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앎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가 말한 “지식은 덕이다”라는 것은 참된 명제(Proposition)인 것이다.


 


이제 정리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강조하는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그리고 앎에 대한 예찬 모두가 부처님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 산파술은 지혜를 낳는 대화법, 또는 영혼을 치유하는 대화법이다. 이는 부처님께서 실제로 연기적인 사유와 대화법을 통해서 제자들을 가르친 것과 일맥상통한다. 소크라테스가 끊임없이 아테네 청년과 물음과 답변을 통해서 진리를 추구해 나간 것처럼 부처님께서도 제세시에 많은 제자들과 대화와 담론을 나누시면서 가르침을 펴셨다. 부처님께서는 항상 연기법과 팔정도에 근거하여 올바른 가르침이 아니면 가르치지 않으셨다. 마찬가지로 소크라테스도 산파술이라는 대화법을 통해서 아테네 청년들이 올바른 사유를 지향해 나가도록 그들의 정신과 의식을 수정하고 재구성하도록 도와주었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소크라테스 성현 모두가 올바른 앎과 지혜를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었으며 바른길을 걷도록 끊임없이 주문을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아 볼 수 있다. 두 분 모두 제자들 과의 대화를 통해서 제자들의 영혼 치유를 이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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