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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기억, 그리고 신념의 형성

by 이재우 posted Oct 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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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이란 확실한 증거 없이 어떤 것의 존재나 진실에 대해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라고 웹스터 사전은 정의 내린다. 신념이 증명할 수 없는 주장의 진실에 관한 주관적 확신이라고 한다면 기억은 신념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은 어떤 대상에 대한 확신이기 때문에 그 대상을 가지고 있는 매개체는 기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고자 지식과 신념을 비교하면 지식이란 끊임없이 경험에 의해 교정되는 수정과 갱신을 거치는 기억의 한 형태이지만, 신념은 경험에 의해 교정되는 것에 저항하는 경향을 보이는 또 다른 형태의 기억이다.


 


신념은 지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시각을 통해 전해진 정보를 해석해내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고, 일정 부분은 우리 마음의 판단에 따라 인지를 하게 된다. 지각은 부분적으로 사전지식의 기능이라는 말이다. 기억의 한 형태로 일컬어지는 사전지식은 흔히 신념으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지각과 신념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까그라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는 자신의 부모, 자식, 배우자, 형제 등과 같이 가까운 사람들을 가짜로 본다. 환자는 엄마가 매우 닮았지만 혹은 똑같이 생겼지만 진짜 엄마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는 얼굴 부위에 관한 정보를 담당하는 곳에서 올바른 정보 전달이 이루어지지 못함으로 기인한다. 어머니의 얼굴에서 풍기는 따뜻함이 제대로 인지되지 못함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시각과 감정사이의 전달이다.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의 관문은 편도체이다. 편도체로 연결되는 청각피질과 시각피질은 그 형태가 다르다고 한다. 이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본다는 상황이 인지된다는 것은 그것 자체에 우리의 감정이 녹아 든 주관적인 행동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람은 현재 자신의 감정에 기반을 두고 과거의 감정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현재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신념에 맞추어 기억이 재구성되어 왜곡되는 상황이 충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왜곡된 기억이 또 다른 신념을 만들고 그 기억이 또 다시 왜곡되고 그렇게 반복되며 끊임없이 일그러지고 있는 삶 속에 우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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