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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7 04:38

니체의 위험한 책....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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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위험한 책,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고병권 저.

 


난생 처음 철학책 비슷한 것을 잡았다. 왠지 철학책이라고 하면, 무언가 나와는 다른 세계의 얘기라는 강한 선입견은 나 스스로 철학책을 거부하게 만들어왔다. 하지만, 독서클럽 회원들과 함께, 이번엔 이 벽을 뚫기로 결심했다. 여기엔... "비록 철학자들이 과히 천재라고 불릴만하기는 해도, 나 정도의 사고(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한 번이라고 해 본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그 벽을 넘어갈 수 있다"는 존경하는 (철학) 선생님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 어쨌든, 책이 정해졌고, 그래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니체의 위대한 책...> 첫장부터 예사롭지가 않다. 물론, 어렵다. 이해가 안 간다. 하지만, 중간 중간 박수를 치고 싶은 부분이 나오면서부터, 난 책에 푹 빠지고 말았다.


그동안 나는  "너, 왜 그리 인생을 복잡하게 사니?"라는 주변의 비판에 마음 아파 했던 기억과 그래도 복잡하게 살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 않는가라는 어떤 강한 느낌 사이에서 늘 나는 힘들었다. 내가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현실과 타협 하기를 거부하는 나를 두고, 그런 내 자신을 불쌍하다고 여기는 주변의 평가가 한편으로는 버거웠고, 한 편으로는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더랬다.


 

강한자와 약한자, 선과 악, 도덕적 계보를 통해서, 철학이라는 학문이 왜 "어떻게 살것인가"를 논하는 학문인가를 이해하게 되었다. 어떻게 살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의미 있는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왜 사는가? 등등등...

 

답은 강한자처럼 살면 된다는 것이다. 아니, 강한자로서 살아야 하는 것이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의 당위일지도 모르겠다. 어렵기 때문에 쉬운길로 돌아가고 싶고, 그래서 세상은 많은 약한자들의 논지에서 강한자를 평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접해왔던 많은 현자들의 말씀이 하나같이 모두다 니체의 "강한 자"에 해당하는 말이지 않은가?

- 내 삶은 내 삶은 나의 것이니, 내가 책임지고 살아라.

- 주인 의식을 가져라. 적극적으로 살아라.

- 남이 시키는 일만 하지 말고, 먼저 알아서 일을 해라 .

- 받는 것에 기뻐하지 말고, 주는 것에 기뻐하라.


 

더 많이 있겠지만, 지금 머리에 떠오르는 내용들이다.


니체의 말들이 많은 것을 시사하지만, 난 적어도 이번 첫번째 니체와의 만남에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보게 되었다. 세상엔 강한 자(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며 책임지는자)도 있고, 수동적인 약한자도 있다. 니체의 말처럼 현대 사회는 약한자들이 지배를 하고 있는 세상일 지도 모르겠다. 중력의 영에 묶여 아무것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회는 정체된 사회다. 안타깝게도 지금 내 주변에 보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사회 조직은 정체된 것 같다. 서로의 의견 교환이, 상대에 대한 비판이 서로를 깍아내리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서로 친한척 앞에서만 웃고 지내는 모습, 권력(권리)만 추구하고, 의무와 결정에 대한 책임은 피하고 싶어하는 태도들, 내가 성공하기 위해선 타인을 깍아내려야만 한다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안타깝게도 내가 보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삶의 본질에서 자꾸만 멀어져 가고, 보여지는 것에 목슴을 거는 그런 모습... 그 와중에 소수의 강한자들에게 약한자들이 그들의 체제를 강요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선 강한자들의 보다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작게는 내가 속한 사회부터, 크게는 대선정국에 이르기까지 나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그런 사회가 절실히 그리운 시절이다.


다른 많은 좋은 대목이 있었지만, 니체와의 첫 만남에서 나는 "강한자"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먹는다. 내 비록 강한자가 아니라 할 지라도, 강한자가 되도록 최소한 노력은 해야겠다. 이것이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내 고민의 한가지 답을 이번에 니체가 제공한 이유이다.


 

책을 읽으며 내 머릿속에 남은 많은 내용들을 어떻게 한 번의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다시 읽을 것이고, 또 그때는 또 다른 감동으로 나에게 다가올 것이다. 어제 던져진 주사위가 내일 던져질 주사위와는 또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삶은 끊임없이 발전의 발전을 거듭해야 하기에, 나는 기꺼이 주사위를 던질 것이고, 껍질을 깨고 나갈 것이다.


 

니체만 강한자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금단의 땅에서 삶의 양식을 구하라."는 말로 고병권 선생님께서 다시 한 번 확실하게 "강한 자"로서의 삶을 요구하신다. 어려워도 가야하는 그 길이 답이라는 옛 현인들의 말씀을 다시금 확인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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