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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저자 : 조중걸

 

과학과 예술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겠다라는 말에 추천 받은 책은 다름 아닌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이다.


 


화려한 제목만큼이나 목차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이 책에서 그 상관관계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에 겁도없이 단번에 읽어 내려갔다.


모른 말 투성이다.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아직은 공감하기에는 어렵다.


더욱이 책 제목에 나오는 키치라는 단어는 예술하는 사람들은 잘 안다고 하던데, 나 같은 이공계생은 혹은 인문과학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겐 단어조차도 생소하다.


책 읽기에 앞서 사전을 찾았다. 도대체 키치가 뭐야? 가짜 예술.. 이라는데, 그게 행복한 우리의 세계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책을 읽는 내내 거북했다. 예술에 대한 내 태도를 저자는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비판을 뚫고 나올 때 그때 예술을 진정 알게 된다는 것을,

행복한 불행이 불행한 행복보다는 훨씬 의미가 있다는 것을,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허구이고 환상이고 가짜라는 데서 경악했고,

(이 즈음 바나나맛 우유라는 광고가 나오고 있었는데, 그 광고가 키치의 전형적인 예이다.)

나를 둘러싼 내 삶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얼마 전 박문호 박사님께서 어려운 책, 읽어서 60%는 모르겠다 라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하셨을 때, 그때 내 머리를 스치는 책은 바로 이 책이었다.

맞는듯 하면서, 그래도 공감하기 어려운,

알 것 같으면서도, 그래도 여전히 어려운 그런 책.

 

삶과 우주에 대해 끊임없이 깨어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과 예술가들은 최소한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했다는 점에서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는 토론을 하다가

무언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에 다시 이 책을 열었다.

 

처음 읽을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처음에 알지 못했던 몇가지 사실에 눈이 떠졌다.

제일 중요한 순수성.. 삶의 본질에 대한 예술가들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예술 양식의 출현(예술가 입장에서는 창조)이 인간 본성에 기인한다고 생각했었다. 무언가 남들과는 다르고 싶다는 욕망.

이미 어린아이들이 동생이 생길 때 이해할 수 없는 퇴행적 행동을 한다거나, 청소년기에 일탈을 일삼는 소위 문제아 라고 불리는 학생들의 태도가 모두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 표출하는 행동이라고 보았다. , 어떤 남들과 다른 행동을 함으로써, 관심을 받고, 거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 위안 받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해 왔다.

부모님의 칭찬과 선생님의 칭찬 속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거나, 사랑하는 연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하는 모든 행동 양식들말이다.

마찬가지로 예술인들은 무언가 색다른 것을 제시함으로써 그들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 받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왔다.

일반인들보다 예술인들의 튀는 를 이렇게 이해해 왔다.

 

그런데,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에서는 다르게 말한다. 적어도 예술양식에 대해서는 말이다.

창작물은 삶의 본질에 대한, 삶의 진정성에 대한 고찰 속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고전주의 자연주의가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을 때, 현대 사조로 넘어오면서 인상주의는 자연모습 그대로 그리는 것이 과연 예술의 본질인지, 삶의 본질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인식하고 그것을 그림에 담았던 것이었다. 이전까지 사람들은 인간의 머릿속에 박혀있는 관념을 그림으로 예술로 표현했었다. 그 후에 나온 기하학주나의 다다이즘 들도 그 시대의 예술 양식이 더 이상 삶의 본질을 표현하는 데에 충분하지 못하다고 인식 한 후, 그 무언가의 방법을 찾다가 나오게 된 새로운 양식이라는 설명이다. 인상주의는 그나마 조금 이해가 된다만, 기하학주의며 절대주의며 표현주의등 현대 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운데에서 쉽게 동조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부인도 할 수 없는 입장에 처했다. 더 공부해야 말 할 수 있겠지.

 

마음으로 그들의 고충(삶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이 점은 분명히 알겠다.

최소한 그들(예술인)은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이다. 알기 위해서. 우주와 나 자신, 자연의 본질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현대사회에서 먹고 사는 문제가 입에 풀칠하는 것을 넘어선 풍족한 상태에서도 삶의 본질을 얘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이러한 삶의 본질을 찾는 노력을 어떤 직종의 사람들보다도 계속해 왔다는 점은 가히 존경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그들의 고민과 사색의 결과, 인류의 인식 범위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 읽게 될 땐 조금 더 이해 할 수 있게 되기를

그렇게 나의 사고가 확장되기를 스스로에게 희망한다.

 

끊임없이 키치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

결국 이것이 저자가  남긴 말이 아닐까 싶다. 

 

 

Who's 임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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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자, 백북스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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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희 2007.09.10 21:28
    다시 읽어도, 또 반성하고 감탄하게 되는 책. 2007년 올해의 책 6권에 들어갔다고...

    이책이 없었던들, 나는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심히 잘 살고 있다는 미덕으로 남은 내 인생을 보냈을 것이다. 상당부분 키치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채, 그렇게 대강 대강 삶의 본질에 다가가는 척!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운이 좋으면 스스로 키치를 극복했을런지도... (이랬을 확율은 매우 낮다)

    다행히 이렇게 좋은, 충격적인 책을 만났고, 이 책 덕분에, 나는 내 인생에서 내가 키치적으로 살 뻔! 했던 시기를 대폭 단축시킬 수 있게 되었다. 너무나도 감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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