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채널 e는 몇 년 전부터 EBS에서 방송되기 시작한 5분짜리 동영상 프로그램이다. 영상의 장점을 훌륭히 살려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파한다. 영상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인문학에 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자극된 호기심으로 사유가 시작된다.

인식이 사유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사유)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지식(인식)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다.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틀 안에서만 생각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을 예로 들어 보자. 수제 축구공의 한땀 한땀 바느질 자국을 보면서, 월드컵에 사용하는 멋진 공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땀 한땀 바느질 자국에서 어린이의 피와 땀과 눈물 자국을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인식이 그 사람의 사유를 지배한다.

텍스트로 이루어진 인문학 서적의 내용을, 감각적인 영상물로 승화시켜 누구나 접근 용이하도록 변형한 후에, 다시금 텍스트 형식의 인문학 서적으로 재창조한 지식 e

인간이 창조되고 그들은 호기심에 원죄를 지니게 된다. 새로운 서적이 창조되고 인문학에 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지식 e. 나는 지식 e 에서 원죄의식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