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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벽 -요로 다케시(김순호)- (고려문화사)

by 이재우 posted Jul 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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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있다는 것은 뇌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뇌가 없다는 것 또한 뇌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을 생각하든. 말하든.


그 모든 것을 주관하며, 세상을 만들고 보고 느끼는 뇌가 있다.


있다.

과연 있을까.

무엇이.

 

동물은 각자 한정된 지각 장치에서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세계를 만든다고 한다. 진드기가 37도로 온도를 맞춘 장판을 깔고 버터를 바르고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하여 탄산가스의 농도를 높이고 나무를 흔들면 진드기는 곧장 떨어져서 흡혈 활동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사이버가 이런 것은 아닐까. 우리가 겪고 느끼고 보는 모든 사이버가 이런 장난 같은 누군가의 실험은 아닐까.

 

말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의식이 있는 상태라고 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말은 자신이 주체가 되어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말이다. 혼자 하는 말이나 무의식 중에 뱉어내는 말은 여기서 말하는 말이 아니다. 내가 나를 보며 주변과 소통이 가능한 상태, 달리 말하면 대화를 통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상태가 의식이 있는 상태인 것이다.

 

위기관리란 의식을 우선시키는 상태라고 한다. 위험을 컨트롤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걸어올 말에 즉각 대답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재미있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내 삶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답은 간단하다. 깨어 있으면 된다. 내가 나를 의식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가거나 다가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으면 되는 것이다.

 

저녁 11가 다 되어 가지만 도서관엔 아직 사람들이 많다.

저들은 저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식이나 하고 있을까. 자신의 뇌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고 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일까. 이러면서 나는 나를 놓고, 나를 의식하기 위해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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