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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0 02:51

이것이 한국화다 - 류병학

조회 수 2995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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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골치가 아팠습니다. 그림에 대한 설명이 복잡하고 뭐가 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거든요. 글자를 붙잡고 끙끙대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전거 타러 가자고 하길래 얼른 책을 덮고 일어났습니다.





오후 2시 반 남문 광장. 지독하게 더웠습니다. 땀을 줄줄 흘리며 자전거를 타다가 견디지 못해 시립미술관으로 피신했습니다. 그곳에선 대전 미술대전 당선작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사군자, 서예, 전각...


지금 읽은 책이 한국화에 대한 것이니 잘됐다 싶어서 작품들을 꼼꼼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미술관 내 서점에서 딱 2권 남은 이종상 화백의 도록을 샀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지요!





아직도 태양이 이글거리는 남문 광장에 앉아 도록에 실린 작품들을 찬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아, 그런데...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훌륭한 작품이란 어떤 것인지를!


그림에서 화가의 혼이 느껴졌습니다. 집념, 집중력, 끈질김, 기백... 정말 대단한 그림이구나! 화가는 정말 지독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선 하나 하나에서 흥분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그림은 재능만으로 그린 게 아니구나... 평생 하나만을 물고 늘어져서 나온 것이구나... 


그리고는 방금 전, 이러한 감정을 미술관 전시 작품에서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 하나에도 감흥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우스개 소리 같지만, 어떤 사람이 대화가에게 배우러 갔더니 10년 동안 선만 그으라고 시켰다는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이것이 한국화다>를 폈습니다. 그리고는 술술 넘겼습니다. 도록을 보고 저자가 느낀 것과 유사한 감정을 경험했는데, 이를 부족한 언어로 풀어쓴 것을 자세히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재능은 따라갈 수 없지만,


그 지독함. 그 끈질김. 그것은 따라가고 싶습니다.

  • ?
    이재우 2007.07.10 02:51
    지독함, 끈질김은 저도 닮고 싶은 것들이네요. '뇌는 하늘보다 넓다'를 읽고 있는데 정말 지독함과 끈질김을 요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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