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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잘 알고 있는 듯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사랑에 대해 설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사랑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과학과 사랑은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책은 사랑의 과학적 접근을 통해 사랑을 더욱 사랑답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나처럼 여기저기서 주워 모은 얇은 사랑과 관련된 과학지식을 교통정리 하는데 충분한 책이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뉴런간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하나의 운동이다. 그렇다면 이 운동은 왜 일어나는 것인가? 왜 세포 집단이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 것일까?


해답은 생존이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런 인간다움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교육되고 완성되는데, 그 상호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인간다움에 문제가 생긴 존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20세기 초 만들어진 무균 육아실의 유아 사망률은 75%를 넘었다고 한다.


 


부모와 장기간 격리되면 아이는 변연계 조절 능력을 잃는다. 아주 어린 시기에 부모를 잃으면 아이의 생리 기능은 충격을 받는다. 장기간 격리는 미성숙한 신경계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심장 박동과 호흡등의 생명 리듬이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아의 돌연사는 우울한 어머니 밑에서 4배까지 증가한다. 아이가 죽는 것은 정서적 피난처가 없기 때문이다. (226)


 

달리 말하면 만져주고 속삭여주고 다독거려주고 옹알거려주고 놀아주는 등의 상호작용이 없는 보살핌은 보살핌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후 1년 동안의 중요한 사건들이 인성을 결정한다고 한다. 물론 이 때의 인성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유아와 상호작용하는 사람이다. 일반적인 경우는 어머니가 될 것이다. 아이가 어머니를 필요로 할 때 옆에 있어줄 때 아이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상태가 되고 그 안정됨이 나머지 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런 상호작용을 컨트롤 하는 것이 변연계이다.

 

변연계는 특정한 감정 상태를 결정한 다음 신피질에 출력물을 보내서 의식적 사고를 낳는다. 그와 동시에 신피질의 전운동 영역에 전달된 출력물은 행동 계획을 지시한다. 또한 내분비계에 전달된 출력물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을 변화시키는데, 이것은 앞으로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79)

 

인간은 심심하면 남을 헐뜯는다고 니체가 말했다. 나태와 게으름이 뱉어내는 것 중 상쾌한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듯 하다. 이런 나태와 게으름의 공통점은 결코 여럿이서는 만들어지기 쉽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타인 혹은 애착의 대상과의 소통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세상은 아닐까.

 

포유동물들은 관계를 통해 서로 신경생리 작용을 정확히 합치시켜야 하기 때문에, 인간의 사회적 능력은 대부분 변연계의 연결, 즉 사랑을 형성하는 생리 작용으로부터 발생한다.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결국 나태한 사회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영장류의 뇌는 폭력을 막기 위해 복잡하게 맞물린 뉴런의 장벽을 스스로 조립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의 변연계 손상은 치명적이다. 양육 소홀이 아주 심할 경우에는, 파충류의 기능에 신피질의 영악함이 더해진 존재가 나올 것이다. 그러한 동물은 같은 종에게 해를 입혀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사소한 좌절이나 작은 이익 때문에 우발적인 살해를 저지르는 일에 대해서도 이를 억제하는 내적 동기를 갖지 못한다. 폭력 강도의 피해자를 불구로 만든 한 젊은 범죄자는 자신의 행동을 이렇게 설명했다. <무슨 상관이에요? 나는 그녀가 아니에요.>(311)

 

사랑은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고, 그 관계는 시간과 가장 큰 연관이 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남과 내가 건강해지고, 사회가 건강해진다. 이러한 사랑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거나 손쉽게 자신의 의지로 제어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정성과 노력을 통해서 그들의 영역으로 다가 설 수 있는 내속에 자리한 행복의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프로스트의 말에 따르면 시는 <목이 메이는 슬픔, 부당한 느낌, 고향에 대한 그리움, 사랑의 번민 등으로 시작된다. 시의 시작은 결코 생각이 아니다.>

사랑의 시작도 생각이 아니다.(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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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06.15 16:24
    이 책 재미있게 읽었고 저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서 후배와 아는 사람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납니다. 변연계의 중요성이 아주 강조된 책이라고 기억이 되는데, 책 내용중에 '웃음 등 표정은 학습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생존과 관계 된) 유전이다.' 라는 것이 생각나네요. 태어날 때 부터 장님이 아이도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또한 어머니와 아이와의 관계의 예를 통해서는 대한민국 부모나 부모가 될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엄청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좋은 독후감 감사하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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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경화 2007.06.15 16:24
    <나는 걷는다>는 책을 읽으면서 삶을 유지시켜 주는 것, 그리고 앞으로 전진하게 하는 것은 이성보다는 감정(외부와의 교류에서 비롯된)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독후감을 읽으며 이재우님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 이것도 오늘을 살아가는 기쁨입니다. 좋은 책, 좋은 독후감, 좋은 느낌... 독서클럽의 네트워크에서 신호와 양분을 주고 받으며 제 변연계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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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준호 2007.06.15 16:24
    요즘 자주 못뵈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이재우씨도 뇌과학 관련 책을 열심히 읽으시는 것 같네요. 반갑습니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많은 인문학적 개념들이 과학적 사실의 바탕위에서 재해석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밤하늘의 별이 수소의 핵융합반응 때문에 빛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해서 그 아름다움이 줄어들지 않듯이(저는 오히려 더 경외로와집니다) 과학적 재해석은 우리의 느낌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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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2007.06.15 16:24
    사랑은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고, 그 관계는 시간과 가장 큰 연관이 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남과 내가 건강해지고, 사회가 건강해진다. 이러한 사랑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거나 손쉽게 자신의 의지로 제어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정성과 노력을 통해서 그들의 영역으로 다가 설 수 있는 내속에 자리한 ‘행복의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기에 역시 너무나 어려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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