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삼킨 책 세권이다.
태생은 볼품 없지만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좋은 의견을 골라 쓸 줄 알았던 유방과,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타고난 재주가 남달랐던 항우. 항우의 책사 범증, 유방의 전략가 장량, 총사령관 한신, 후방의 보급관 소하 등등 이들 모두가 소설에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책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준 인물들이다.
주말을 삼킨 책 세권이다.
태생은 볼품 없지만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좋은 의견을 골라 쓸 줄 알았던 유방과,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타고난 재주가 남달랐던 항우. 항우의 책사 범증, 유방의 전략가 장량, 총사령관 한신, 후방의 보급관 소하 등등 이들 모두가 소설에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책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준 인물들이다.
‘100번을 졌는데 한번 더 진들 뭐 두려울 게 있나이까.’라며 궁지에 몰린 유방을 격려하던 장량의 대사는 소설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이다.
저자는 ‘사기(史記)’와 ‘한서(漢書)’를 참고로 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을 여행하며 쓸 거리들을 모아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항우가 죽은 70년 뒤에 ‘사기’를 쓰기 위해 항우의 흔적을 찾아 여행하던 사마천이나, 2200년 뒤 ‘항우와 유방’을 쓰기 위해 함가창(含嘉倉 : 곡물 저장용 굴)을 들여다 보고 있었을 시바료타로를 생각하니 이 책이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세상엔 다양한 형태의 지도자들이 존재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지도자들은 스케일이 아주 크다. 100명~1000명을 거느린 지도자는 지도자 대열에도 끼지 못하고, 적어도 10000명은 끌어야 그나마 지도자란 소리가 어울릴 것 같다. 나는 이 책에서 항우의 강한 자아가 만들어낸 리더쉽과, 허허로움의 극치로 표현되는 유방 리더쉽의 비교도 흥미로웠지만, 장량과 유방의 비교도 아주 재미있었다. 유방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일컬어지는 허허로움은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그 틈을 채우도록 만드는 힘으로 작용해 조직을 돌아가게 만들지만, 이와는 반대로 모든 것을 철저히 자신이 직접 계획하고, 통제함으로써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장량의 지시만 기다리는 수동적인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장량의 리더쉽 또한 흥미로웠다.
삼국지와는 또 다르게 젊은이들을 격동케 하는 힘이 있는 소설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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