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라는 표현이 이렇게 절실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기만 하다가 쓰는 직업을 택하고 나니 오히려 독서 시간이 많이 줄어 들었다. 여기서 오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과시하고도 싶었다. 책을 사고, 그 후 공개 독후감 선언. 그리고 몇달이 지난 지금까지의 기억을 떠올려 보니 영락없는 '토끼와 거북이'가 따로 없다. 거북이 걸음이 느린들.. 제 몸보다 몇 배나 되는 짐을 지고 가는 토끼걸음 보다야 빠르지 않을까.. 정말 그러했다.
이 책은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존 스털링의 신경심리학 입문서다. 허나 단순 입문서는 아니다. 뇌의 기능도 설명하지만 뇌의 영역이 손상 되었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함께 다루고 있다.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 처음 신경과학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이 용어와 구조의 이해가 없난 것이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자는 가급적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다른 신경과학 서적에서 느끼지만, 저자들의 친절함과 연결짓기가 이 책에서도 넘처난다. 처음 읽는 독자라도 부록을 통해 신경계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개략적인 파악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관련 웹사이트, 용어해설, 참고자료 등은 이 책이 끝이 아님을 알려주는 연결고리 들이다. 저자의 마지막 글귀와 함께 짧은 느낌으로 마감할까 한다.
"신경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큰 도전은 역시 뇌와 행동간의 관계를 밝히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