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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6 03:10

FAB -닐 거센펠드

조회 수 2342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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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 Fabrication Laboratory.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인간은 필요에 의해 기술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매번 커피를 내리는 수고를 덜기 위해 커피메이커를 만들고, 먼 곳의 사람과 얘기하기 위해 전화기를 만들고, 휴대폰을 만들고, 컴퓨터를 만들고... 다 그런 거지. 편리함을 위해 인간은 궁리하고 기술은 발달하는 거야.


그런데, 점점 내게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이 나타났다. 유비쿼터스 기술의 놀라움에 대해 듣고서 처음 한 생각은 ‘누가 필요해서 저런 괴물을 만든 거야?’ 지금 우리는 충분히 편안하잖아??‘ 이다.


순식간에 물을 끓이는 포트를 처음 봤을 때도 그랬다. 거, 물 끓이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이런 기계까지 나오냐? 쩝쩝... 그런데 나도 이 포트를 갖게 되었고, 지금 주전자는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이 옳지 않다는 걸 강하게 느꼈다. 인간의 호기심과 욕구. 그 결과로 만들어진 아주 작은 성과가 종합하여 이루어 내는 놀라운 기술! 누가 이 막강한 기술을 만들려고 팀이라도 짰나요? 계획해서 돈을 투자해서 했나요? 뭐, 그런 것도 많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이머전스> 책에 언급되었던 Emergence(창발)의 놀라운 효과가 생각났다. 한계를 가진 개인 개인이 만들어 내는 것은 그들이 상상한 것을 넘어서는 놀라운 결과이다.





책에 언급된 대로, 지금과 같은 컴퓨터 세상은 몇 십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초창기에 아무도 이러한 결과를 의도하지 않았다. 그냥 ‘한번 해볼까?’ 혹은 ‘해보면 재미있겠다’의 생각이 만들어 낸 것이다.


지금 인간인 우리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세상을 아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자연스럽게 살고 있다. 정말 놀랍다!





FAB. 결국 자기 제작도 인간의 ‘해보면 재미있겠다’거나 ‘뭔가 새롭게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이것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기계치이자 컴맹인 나는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다가올 놀라운 FAB의 세상을 나는 어느 순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전혀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았던 ‘순간 물 끓이기 포트(이름이 맞나?)’를 애용하게 되는 것처럼.





책 속에 나온 많은 사례들 - 자신의 욕구와 호기심에 충실한 사람들 - 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욕구와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살아갈 이유이고 힘이자 기쁨의 원천이 아니겠는가!


빈민국에서 기술을 연구하고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단순히 욕구 만족을 위해 기계를 열심히 만드는 사람, 그들을 헌신적으로 도우며 같이 즐기는 사람... 이들이 얻는 보상은 돈이나 직위, 권력도 아니고 단 하나, 깊은 기쁨이다.


이 사람들의 사례를 읽으며 참 감동했다. 역자인 안윤호 프로 아마츄어(이렇게 불러도 되겠죠?)에게 간략히 들은 그의 삶도 이와 비슷할 것 같다. 그는 지금의 삶이 좋은지 안 좋은지 모르겠다고 참 심심하게 말했지만...





인간의 호기심. 그 호기심을 따라가는 삶. 뭘 더 바랄까.

FAB의 한계가 인간의 호기심이라고 저자가 말한 것처럼, 나의 삶을 한정짓는 것도 나의 부족한 IQ가 아니라 호기심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 ?
    이상수 2007.04.26 03:10
    동경=호기심=관심
    맥락적으로 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호기심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천적인 영향을 제외하고는 학습밖에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뭐 사실 알아야 호기심을 갖던 말던 할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결국 책은 계속 읽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 ?
    이재우 2007.04.26 03:10
    아마도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일 'Hello World'가 FAB의 시작이자 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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