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보랏빛 소가 온다 2

by 정희정 posted Mar 14,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전편을 너무 인상 깊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을 발견했을 때 굉장히 반가웠다. 전편이 '보랏빛 소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이었다면 이번 책은 '보랏빛 소 만들기의 실제'라고 할 수 있다. 1편을 열심히 읽은 독자라면 이미 리마커블한 아이디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리마커블한 아이디어를 만들라, 그 전에 그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라.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실현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저자는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여러 가지 비법을 알려준다. 매번 일을 그르치는 사람이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고 해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람들에게 자신이 성공할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밖에도 그는 아이디어가 먹혀들 수 있게 하는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이렇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면 이제는 퍼뜨려야할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저자는 '가장자리'로 가라고 말한다. 중앙은 안전해보인다. 가장자리는 위험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중앙보다도 안전하다. 극단적인 참신함을 추구하는 것이 광고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참신함이 스니저의 눈에 띄고 나면 아이디어바이러스가 되어 많은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퍼질 것이다.

책 전체를 통해 흐르는 메시지는 '혁신'이다.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프레젠테이션만큼 중요한 것이 표정이나 말투 같은 감정적인 접근이라는 것, 아이디어를 대대적으로 프레젠테이션하기 전에 몇 사람에게 미리 선보이면서 공유하는 것이 좋다는 것, 이런 방법들은 기존의 통념을 깨며 지금은 경직된 관료제의 체제에서 벗어나고 있는 혁신의 시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메시지를 읽으면서 교육행정 지도성 이론에서 접할 수 있는 변혁적 지도성 이론이 계속 떠올랐다. 이제는 교장도 권위와 카리스마만으로 학교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혁신하고 교사를 의사결정에 참여시키며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도덕적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장 뿐만 아니라 교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장 변화하지 않는 기관 중의 하나가 학교임을 생각하면 수업이나 학급 경영에 있어서 변혁을 꾀하는 것은 '가장자리'로 향하는 또하나의 안전한 길이 될 것이다.

저자의 역량을 보았을 때 여전히 좋은 책이지만 1편에 비해 메시지보다는 예가 너무 많은 것이 아쉬웠다. 물론 예가 많으면 메시지가 잘 와닿겠지만 우리 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 예들은 오히려 책을 읽고자 하는 독자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