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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7 09:00

문학의 숲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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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문학 비평서 같은 건줄 알았다. 그래서 그동안 겉핥기 식으로 읽었던 책들의 좀더 깊은 이해를 위한 팁(?)을 살짝 컨닝하려고 집어 들었는데, 오히려 문학 소녀의 에세이에 가까웠다.



물론 이 문학소녀는 문학에 대해, 삶에 대해 매우 높은 지식과 연륜을 지닌 이다.



장 교수가 소개하는 짧은 글들을 통해 여러 고전문학작품의 전반적인 내용을 훑어보고 어떻게 그냥 넘어가보려 한다든가 그런 꼼수도 전혀 안통한다. ^^;;



독자들이 해당 작품을 찾아서 직접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글을 써달라..는 청탁에 썼던 신문 칼럼 글을 모은 것이라고 하는데, 주제에 꼭! 맞는 글쓰기를 한 분이라고 할까?



새로이, 혹은 다시 읽어야할 책 목록이 또 한 웅큼 늘었고, 나름 책을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직 읽어보지도 못하거나 혹은 건성 읽은 책이 많음에 절망했다.







1장

어느 봄날의 단상 / 병원에서 만난 어린왕자 / 사랑의 힘 / 마음의 성역 / 교통순경과 욕심꾸러기 / 꿈꾸는 아버지 / 시인의 사랑



2장

우동 한 그릇 / 진정한 위대함 / 사랑과 생명 / 어느 수인과 에밀리 디킨슨 /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 /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 시와 사랑의 강



3장

멋진 신세계 / 푸른 꽃 / 어느덧 물내린 가지 위에 / 안과 밖 / 내게 남은 시간



4장

저 하늘의 별을 잡기 위해 / 사랑의 문제 / 내가 이상을 버리지 않는 이유 / 어머니, 그 위대한 이름으로 / 거울 속의 감옥 / '특별한' 보통의 해





저 하늘의 별을 잡기 위해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쳐부수지 못할 적과 싸우고, 견디지 못할 슬픔을 견디고.. 용감한 사람도 가기 두려워하는 곳에 가고 순수하고 정결한 것을 사랑하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 것, 이것이 나의 여정이다. 아무리 희망이 없어 보여도, 아무리 길이 멀어도, 정의를 위해서 싸우고 천상의 목표를 위해서는 지옥에 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 영광의 여정에 충실해야 나 죽을 때 평화로우리... 그리고 이것 때문에 세상은 더 좋아지리. 아무리 조롱받고 상처입어도 한 사람이라도 끝까지 노력한다면...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기 위해..."



-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중에서







5장

초원의 빛과 물오징어 / 사흘만 볼 수 있다면 / 사랑하는 너에게 / 아, 멋진 지구여 / 하면 된다? / 무엇을 위하여 사는가 / 진정한 행복





하면 된다?



'하면 된다!'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말은 아니다. '하면 된다'는 말은 즉 '이 세상에 노력이 있는 한 불가능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세상에 분명히 불가능은 존재하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위장하는 것은 교육의 불성실이기 때문이다.



아이로니컬한 것은 '하면 된다'는 논리가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위압감이나 자괴감을 줄 뿐, '할 수 있는' 사람들의 편리한 자기합리화나 자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학교에선 느끼지 못했던 진실이었다. 물론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서 이루지 못한 일들이 내 인생에 훨씬 훨씬 더 많긴 했지만, 세상에 분명 불가능이 존재한다.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갑작스럽게 깨달았을때의 그 충격과 절망감이란..





6장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이 세상의 파수꾼 / 11월의 영혼 / 마음의 전령, '손' / 어떻게 하늘을 팔 수 있습니까? / 가던 길 멈춰 서서





11월의 영혼



이쉬마엘이 피쿼드 호에서 배운 것은 인간과 인간이 서로 맞잡는 손이야말로 그 어떤 추상적 진리보다 더 위대하고 궁극적 구원에 이르는 방편이라는 것이다. 멜빌은 자신이 읽던 책에 "나는 머리만 있는 주피터보다는 마음만 있는 바보가 되겠다"고 적어놓은 적이 있다.



7장

인간 시간표 / 크리스마스 프레지던트 / 변신 / 마지막 잎새 / 사랑할 수 없는 자 / 그래도 우리는





사랑할 수 없는 자



신체장애에 '악이나 공포'의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는 미디어 뿐만 아니라 분명 문학도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부터 읽는 동화에서 '악당'들은 대부분 신체적으로 모종의 결손이 있거나 '정상'이 아닌 모습을 하고 있다. 신체적으로 정상이 아닌 사람이 자동적으로 악한 성품이나 도덕적 결핍과 연결되는 예는 허다하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어떤 때는 반대로 장애에 극단적인 '선'의 의미가 부과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신체장애는 단지 의학적 케이스일 뿐, 악이든 선이든 모종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또한 인간 치유의 역할을 가진 문학이 한 집단에게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그것은 문학의 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리처드 3세에게 아무런 신체적 장애가 없었고, 단지 그 악을 형상화하기 위해 셰익스피어가 허구로 곱사등이로 그린 것이라는 사실..쇼크였다! 완전 그게 사실인줄로 믿고 있었는데..





8장

로미오의 실수 / 감정의 백만장자 / 대장님 / 피콜라의 크리스마스 / 태양 때문에



9장

생명의 봄 / 전쟁과 평화 / 오만과 편견 / 암흑의 오지 / 공포영화와 삶 / 내 뼈를 묻을 곳





생명의 봄



어느날 다윗 왕이 보석 세공인에게 "반지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동시에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다시 내게 기운을 북돋워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는 명령을 내렸다...글귀가 생각나지 않자 세공인은 솔로몬 왕자를 찾아갔다. 왕자는 "반지에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고 새겨 넣으십시오."라 답했다.



모든 삶의 과정은 영원하지 않다. 견딜 수 없는 슬픔, 고통, 기쁨, 영광과 오욕의 순간도 어차피 지나가게 마련이다. 모든 것이 회생하는 봄에 새삼 생명을 생각해 본다. 생명이 있는 한, 이 고달픈 질곡의 삶 속에도 희망은 있다.





10장



어느 가을날의 추억 / 그 사람을 가졌는가 / 백지의 도전 / 성냥팔이 소녀 / 나는 소망합니다 / 문학의 힘





그 사람을 가졌는가



'인생 성공 단십백': 한평생 살다가 죽을 때 한 명의 진정한 스승과, 열명의 진정한 친구, 그리고 백권의 좋은 책을 기억할 수 있다면 성공한 삶이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바로 앞서 읽었던 열하일기...에서도 연대의 힘, 우정의 아름다움에 대해 읽고 부러워 했는데



정말 그 사람을 가졌는가..아니 나는 그 사람이 될 수 있을까..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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