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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2 09:00

문학의 숲을 거닐다 - 8

조회 수 2179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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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지음, 샘터 펴냄





생각해보면 문학작품을 가까이 하지 못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가까이 한적도 없다. 한줌의 애정을 가져본 적도 없다. 중,고등학교때 교과서에 실린 문학작품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지루해하며 읽어대던 그것들은 지금의 나에게 아무런 추억이나 느낌을 남겨주지 못한다. 그나마 알퐁스도데의 "별"을 읽고 사춘기 시절의 이유모를 설레임 정도가 전부라고나 할까? 한마디로 학창시절의 내게 문학이란 시험을 위해 외워야 하는 지겨운 텍스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무의미하고 따분한 것이었다.



어른이 되어 베스트 셀러의 대열에 끼어있는 이 책을 구입하게 된것도 여행을 떠나기전 기차역의 서점에서였다. 왠지 오랫만의 여행에 낭만적이어 보이는 책한권 정도는 동행해줘야 한다는 압박감. 그로 인해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문학에 관한 책을 구입하게된 것이다. 사실 디자인이 깔끔해서 책의 생김새에 애정이 갔다. 여백이 많이 있는 책의 공간활용과 단락단락 짧은 내용도 구입을 부추겼다. 우연히 고른 이책은 내가 기대하는 낭만적인 여행에 동행할만한 책으로 나의 기대를 있지도 않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일간지에 연재한 칼럼을 모아서 펴낸 책이다. 책 속에 들어있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은 분명 예전부터 알고는 있던 책이었지만 내게 너무도 가까이 다가왔고 새롭고 신선했다. 분명 어릴적 학교에서 지겹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작품들인데 이렇게 재미있을수 있다니!! 책을 읽는 내내 큰 아쉬움이 들었다. 만약 이 책의 지은이처럼 내게 진솔하고 담백하게 문학의 숲을 산책하자고 권하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내겐 사춘기 시절 특유의 감성세포들이 넘쳐났을 것이다. 또한 예전엔 알지 못했던 문학의 매력에 푹 빠져서 문학소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



작가는 이 책이 "문학의 숲을 함께 거닐며 향기로운 열매를 향유하고 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믿음을 나누고 싶은 그녀의 초대"라고 말한다. 이미 지나가버린 학창시절에 이 작가처럼 문학작품을 이야기해주던 문학교사가 없었음을 원망할게 아니라 이제라도 내게 손을 내밀어준 작가에게 고마워하며 산책을 하는것이 더욱 행복해지는 지름길이겠지.



일간지에 작가가 연재한 '문학의 숲, 고전의 바다'라는 칼럼 편집자는 글을 읽고"아, 이런 작품을 읽어보고싶다"라고 느끼게 해 달라고 저자에게 요청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요청과 딱 맞아 떨어지는 글을 이 세상에 내놓았다. 문학작품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관심의 씨앗을 심어주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책이다. 누군가를 변화시킨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닐텐데..또한 어떤 문학책을 어떤 관점에서 보는것도 좋겠다..라는 가이드라인을 어느정도 제시해 주는 책이다. 이로 인해 독자는 기존에 이 책을 읽으면서 채운 문학적인 감성과 지식과 더불어 자기만의 색깔로 문학작품에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많은양의 문학을 다루었지만 일간지에 연재되었던 글인 탓에 양적인 제한으로 인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읽다보면 작가가 하고싶은 더욱 많은 이야기가 있을것 같은데 어느새 끝나있는 이야기가 아쉬웠다. 연재된 내용 외에도 아무래도 양적인 제한이 적은 책을 통해 남아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읽고 난 후 마치 숲을 천천히 거닐며 산책한것처럼 머릿속엔 상쾌한 기운마저 감돈다. 아~ 행복한 산책이었다.





문학은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가는가를 가르친다. 그렇다. 문학은 삶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친다. 문학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치열한 삶을, 그들의 투쟁을, 그리고 그들의 승리를 나는 배우고 가르쳤다. 문학의 힘이 단지 허상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p. 318





<나를 변화시킨 독서>

이제 고전문학을 봐도 고리타분하고 지루할거란 생각보다는 관심을 갖게되고 읽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렇게 변해가는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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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영 2007.02.12 09:00
    문학의 숲을 거닐다~ 머릿속 상상만으로도 왠지 붕~ 떠있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도 시간내서 읽어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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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영 2007.02.12 09:00
    독후감을 보고 나면 읽고 싶은 책 리스트가 늘어가게 됩니다. 지금도 사다놓은 책들이 조금씩 쌓아가고 있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놓기만 하면 뭐해 이거 다읽고 사자'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읽고싶고 욕심나는 책들은 바로바로 구입해 놉니다. 언제가는 손을뻗어 짚어들겠지..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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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수 2007.02.12 09:00
    보영씨.^^ 공개적으로 독후감 쓰기 선언하세요. 정말 효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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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옥 2007.02.12 09:00
    윽..경수씨의 유혹의 손길..ㅋㅋ 공개적으로 독후감 쓰기 선언이 쉽지가 않더군요. 차라리 모임뒷풀이때 글쓰기 약속할때 독후감도 한두개씩 넣는게 더욱 효과가 좋을것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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