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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7 09:00

06-44 한국의 향토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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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향토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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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해안의 해랑당

⑴ 상사병 처녀의 설화

⑵ 섹스와 풍요 기원

⑶ 결혼시켜 봉납 없애

⑷ 전통적 체면에 밀려

⑸ 일본에선 상혼을 발휘

⑹ 한국에선 쇠퇴, 일본에선 흥성 - 한국에 있어서는, 민간 신앙은 미신으로 간주되고 있고, 일본에 있어서는 승화된 국가 종교ㆍ민족 종교와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두 나라의 이 촌락 사당들은 같은 성기 숭배의 사당들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하나는 부끄럽다고 그 형태를 완전히 바꾸어버렸고, 하나는 더욱 확대하고 선전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자료로서 활용되었다.

⑺ 옛날엔 서울서도 성행 - “민간에서 처녀가 시집을 가지 못하고 죽은 것을 손각씨라고 하는데 손과 송은 음이 가깝고 상통한다”고 쓰고 있다. 150여 년 전만 해도 서울을 비롯한 각처에 성기 숭배의 유풍이 더 많았던 것을 알 수가 있으나, 지금은 특히 그 신앙이 필요한 어민들의 생활에만 가느다랗게 잔존했다가 그나마 다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⑻ 성은 인류 문화의 한 원동력

2. 서울의 동제당

⑴ 서빙고동의 동제

⑵ 보광동의 도당굿

⑶ 전통의 잔맥과 변화 - 조선조 이래의 유교 제례가 혈연적인 동족의 결합을 굳히는 반면에, 동족 상호간에는 종파성ㆍ대립성을 일으킬 수 있는 데 비해서, 동제는 본질적으로 단합성을 띤다는 사회적 기능면 하나만으로도 바람직한 존재인 것이다. 결국 민간 신앙은 민족 예술이나 민속놀이의 뿌리인데, 그 뿌리를 미신시하고 무차별 절단시키면 그 나무에 꽃이 피어날 수는 없는 문제이다.

⑷ 서울 동제당의 실황 - 서울시 관내 동제당의 전반적 특징은 ① 부군당이라는 명칭이 많다. 전국의 당 명칭은 서낭당(강원도), 산신당(경기ㆍ충청), 당산(영ㆍ호남), 본향당(제주도) 등이 주된 명칭들이다. ‘부군’이란 본래 한대의 태수의 칭호라 하지만, 부군당이란 옛날 관청내에 두던 사당의 이름인 듯하다. ② 당 건물들이 큰 편이다. 지방의 당들은 건평이 1,2평 정도가 많고, 그것마저 없이 신목만이 경우가 태반이다. 신당과 제청을 구비해서 10평, 20평씩 되는 것들도 적지 않다. ③ 신격에 역사상 위인의 신격화가 많다. 이태조ㆍ최영장군ㆍ고려 태조ㆍ제갈공명이 1건씩이고 단군ㆍ김유신 장군ㆍ남이 장군이 각 2건씩 있었다. 지방의 당신들에는 7,8할을 여신이 차지하는데, 서울 동제당에도 여신의 사례가 없지는 않다. ④ 제사 비용이 지방에 비해서 많다. ⑤ 제사 날짜가 10월이 많아서 25건이었다. 정초는 불과 5건이었다. 지방에서는 제일 많은 것이 정월 보름, 다음이 정초, 다음이 10월, 그 밖에 매월마다 있다. ⑥ 경로당과 여기 모이는 노인들이 주도 세력이다.

⑸ 민속 문화재로서의 보존

⑹ 미신이라 하지만

3. 영남의 골맥이 동제당

- 영남 일대에 동제신의 명칭으로 ‘골맥이’라는 말이 많이 분포 잔존하고 있다. 가령 고래로 김씨가 많이 살아온 마을이면 그 동제신을 ‘골맥이 김씨할배’라고 부른다.

⑴ 영일군 대보리의 경우 - 한국 지도상의 토끼 꼬리 끝부분, ‘골맥이’의 ‘골’은 고을동ㆍ고을군ㆍ고을읍 등의 집단 거주처, 즉 마을로 보고, ‘맥’은 막다의 어근이 ‘이’라는 명사형 어미를 만나서 이 모음의 역행동화를 입은 결과로 ‘막’이 ‘맥’이로 된 것으로 여겨진다. 즉 ‘고을막이’라는 말이 ‘골맥이’로 손쉽게 항용 발음되어 왔다.

⑵ 김알지도 골맥이 - 김알지는 계림의 나뭇가지에 걸려 있던 황금 궤짝 속에서 계명성이 울릴 때에 탄생했던 신라 김씨 왕가의 시조신이다. 말하자면 그는 김씨 골맥이다.

⑶ 태고 이래의 풍요 기원

⑷ 일본 촌락들에도 같은 현상이

⑸ 조상단지의 신화 속에의 투영 - 김씨 왕가의 시조신 김알지는 계림의 나뭇가지에 걸려 있던 황금 궤짝 속에서 탄생했다. 이 황금궤는 조상단지가 신화적으로 미화된 표현일 수도 있겠고, 또 실제로 신라 김씨 왕가의 조상단지다운 황금 궤짝의 고급품이었을 수도 있겠다. ‘조상단지’라는 명칭은 전국적인 통칭이고, 호남 지방에서는 지금 이것을 ‘제석오가리’, 영남 지방에서는 흔히 ‘세존단지’라고 부른다. 봄에는 보리쌀, 가을이 되면 쌀을 해마다 연 2회씩 갈아넣어서 조상의 영혼처럼 여기고 제사지낸다. 경북의 특히 안동 지방에서는 이것을 바가지로 대신해서 ‘삼신바가치’라고 부른다. 실제로 삼신바가치의 실물을 모셔놓고 있지 않더라도 아기를 낳았을 때에는 미역국ㆍ메밥ㆍ찬물들을 안방 한쪽에 차려놓고 기원하는데, 이런 경우는 ‘건궁삼신’이라 하며 관념상으로만 모시는 형편이 된다.

⑹ 동제의 전통 - 오늘날 동제의 대요는 ① 당의 명칭은, 주로 강원도에서 서낭당, 경기ㆍ충청 지방이 산신당 또는 산제당, 영ㆍ호남 지방이 당산, 제주도가 본향당이다. 그 명칭이 다를 뿐, 본질적으로는 다 같은 것들이다. ② 당 형태는, 신목만인 것이 기본형으로 압도적 다수이며, 가다가 조그만 당집이 생기면 새로 신체로서 위패ㆍ방울ㆍ목조 신상ㆍ서낭대ㆍ신도 들이 모셔지는 수가 많다. 천연 동굴의 당이 본토의 몇 곳과, 제주도에서 7,8개가 조사되었는데, 이것은 그대로 고구려의 동맹에 관한 기록 중 ‘나라 동쪽에 큰 굴이 있고’ 그 속에 대혈신을 모셨는데, 그것은 ‘나무로 깎은 부인상’ 이었다는 기록들과 맞아들어가는 형태들이다. ③ 신격은, 전기한 대로 골맥이만의 경우 여신이 남신보다 2.4배가 많았지만, 전남의 경우를 보면 3.9배로 여신이 훨씬 더 많았다. ④ 제사 일시는 전라도에서는 정초가 81건, 정월 15일이 96건, 2월~12월 사이가 40건이며 경상도도 비율은 비슷했다. 시간은 9할 이상이 자정이다.

⑺ 동제는 검소한 총화의 바탕 - 동제의 첫째 기능은 그 신성 기간의 설정이다. 둘째는 통합 기능이다. 동민들의 일체감은 다시 제의 후의 음복이나 놀이들에서 더한층 굳어진다. 셋째는 정치적 기능이다. 제후 음복의 자리에서는 흔히 부역ㆍ혼례ㆍ상례 때의 상호 부조 문제, 식목ㆍ품앗이삯 등을 논의하는 회합을 벌이고, 이때에 의장을 뽑고 청년회ㆍ부인회ㆍ4H 클럽들까지 다 모여서 대동회를 벌이는 마을도 있었다. 넷째는 축제의 기능이다. 제사 비용은 농악의 걸립에서 추렴되기도 한다. 특히 호남 지방에서는 이 신악으로 우물굿ㆍ거리굿 등을 대신해서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흔히 상쇠가 제관 대신의 축원을 많이 한다. 다섯째는 예술적인 기능이다. 농악이나 무당굿에서 민중 예술성이 제일 뛰어난 곳이 호남이고 다음이 영남이다. 특히 호남 지방의 동제와 농악은 흔히 혼연 일체의 예술성을 띤다.

⑻ 근대화의 원동력과 미신 - 일본인의 상위자에 대한 신격시, 일단 유사시의 금욕 윤리의 발휘, 소비 억제 등의 종교 윤리는 막스 베버의 경제 근대화 이론과 합치되는 것이며, 그것이 패전 20여 년 만에 도탄 속의 일본을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근대화의 원동력이요 민족 에너지였다고 맺었다. 지금 일본에는 일본의 종교 문화의 구조가 따로 있고, 한국은 한국대로 따로 그것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그것이 근대화의 원동력이라 논평되며 보호가 되고, 한쪽에서는 누구나 그것을 다 무조건 미신으로만 보고 있다. 새마을 사업을 처음 시작하였을 때에는 동제당의 타파와 동제의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었다.

4. 장승과 솟대

⑴ 민속적인 조각 예술품

⑵ 장승의 기능 - 장승은 벽사신ㆍ이정표ㆍ경계표 등의 다양한 기능을 해왔다. ① 벽사신으로서의 장승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동네 입구에서 잡귀를 막고 그 침입을 물리친다. 물론 마을 전체의 소호는 별도로 동제신이 담당하는 것으로 주관된다. 장승과 솟대도 동네 수호신의 일종이기는 하기 때문에 충청도 일부에서는 장승을 ‘수살’이라고도 하고, 충청ㆍ경기 지방에서는 솟대만을 가리켜서 ‘수살대’라고도 불러 왔다. ② 이정표로서의 장승은 흔히 솟대와 더불어 동네 입구의 큰길가에 세워지며, 손진태씨는 1931년에 당시 63세의 노인(여수의 김응수 씨) 말을 인용해서 ‘장승과 솟대는 군의 경계에서는 반드시 세워지던 것’이라는 보고를 하고 있다. ③ 경계표로서의 장승의 기능은 사찰의 경우에 더욱 뚜렷해진다.

⑶ 솟대는 청동기에도 - 솟대의 역사는 아득히 오래여서, 이미 청동기 시대 B.C.1000~B.C.300의 종교 의기에서부터 선명한 조간 그림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위지 ‘동이전’의 한전에 “소도는 큰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매달아 귀신을 섬긴다”고 했는데, 이 ‘소도’를 손진태 씨는, 지금은 솟대라고 하는 것의 당시 발음의 한자 표기가 아닌가 여겼다. 그리고 ‘솟대’는 ‘솟은 나무대’ 즉 ‘용목’의 뜻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새’도 형태가 불분명해졌고 무슨 새인지 연세 많은 노인들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오리’일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고고학의 출토품 중 동물형 토기들 가운데에서 특히 오리형 토기가 압도적으로 많은 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⑷ 퉁구스 시원설도 - 만주 쑹화 강 하류에 사는 퉁구스계의 골디족, 노령 연해주의 오로치족, 그리고 시베리아의 오브 강ㆍ예니세이 강 방면에 사는 휜계의 오스착족, 그리고 몽고족 들, 북방의 광대한 지역에 걸치는 여러 민족들의 한국과 유사한 목각 신상과 조간 풍속. 그 중에서 오로치족의 새는 오리라고 한 점에서 더욱 우리와 가깝고, 더욱 몽고족의 경우는 조간과 신상을 세우는 곳이 우리의 돌무더기 서낭당과 같은 ‘오보’이며, 여기에는 ‘히모리’라고 하는 폐백을 드리는 점도 유사하다. ‘히모리’란 기마 민족인 몽고인들의 신앙 대상으로 그들의 이상인 ‘천마’를 뜻하며, ‘모리’는 그대로 ‘말’을 뜻하는 우리 고어 ‘믈이’와 발음도 똑같다. ‘천마도’와 더불어 혁거세의 난생 신화에 나오는 ‘흰 말이 길게 울고 하늘로 날아갔다’는 일들도 연상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⑸ 일본 신사의 도리이와도 - ‘새’ㆍ‘왼새끼 금줄’ㆍ‘돌 던지기’ㆍ‘신성 구역 표지’ 등의 기본적인 요소가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고루 합치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민간 신앙이 조선조 5백 년간 미신으로 억압되면서 민중 속에서 원초형을 보존해 왔던 나라인 반면에, 일본은 그것이 국가 신토로 승화되는 동시에 다양한 발전과 변화를 거듭해 온 나라이다.

5. 제주의 본향당

- 구좌면 송당리라는 산간 평지 마을에 손당 본향당이라는 마을의 수호신 신당이 있다. 여기 ‘본향’이란 말은 마을 수호신의 통상 명칭이며, 흔히 존칭해서 ‘본향님’ㆍ‘본한한집님’이라 부른다.

⑴ 본향당과 당굿 - 큰 당들의 당굿은 본래 1년에 4회 있었다. 첫째는 음력 정월 14일의 ‘과세문안’, 둘째는 2월 14일의 ‘영등손맞이’, 셋째는 7월 14일의 ‘마불림제’인데, ‘마’란 곰팡이란 뜻이고 ‘불림’이란 곰팡이 같은 것들을 바람에 불리고 볕에 말려서 털어내는 제사라는 말이다. 7월 14일의 ‘마불림제’는 ‘말부림제’로 발음하는 당도 있었는데, 이것은 옛날부터 성해 오던 제주도 목축업의 우마 증식제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끝으로 넷째는 신만곡대제 등의 연 4회이다.

⑵ 손당본향본풀이의 내용

⑶ 굿과 본풀이 - ① 신맞이 ② 추물 공연 ③ 본풀이 ④ 비념 ⑤ 오신 ⑥ 송신의 순서로 보통 진행이 된다. 심방(무당)이 신을 모시고 날짜 ㆍ마을 이름ㆍ제사를 올리는 동기 등을 가창조로 아뢰는 것이 첬재 신맞이이다. 둘째로, 다음에 이어서 제상의 음식 이름들을 불러대며 잡숫도록 권한다. 셋째, 본풀이를 구송하여 신의 내력ㆍ능력을 찬양하며 신을 기쁘게 하는데 이것이 본풀이의 기능이다. 넷째로 비념 즉, 기원을 올린다. 결국 신을 모시고 대접하고 찬양해서 잔뜩 기분이 좋아졌을 때에 부탁을 한다는 논리 정연한, 신에 대한 대접 과정이 굿이다.

⑷ 서사시 이전의 신화

⑸ 문헌 신화의 산출 - 고ㆍ양ㆍ부 3을라의 ‘을나’는 지금도 영남ㆍ제주 등 지방의 방언인 ‘얼나, 알나’등의 동자신을 말하는 것으로 3성 시조 신화는 무당 노래 중 당신본풀이들이 시조 신화로 전해 오다가 한국 족보 제도의 시작과 더불어 족보에 수용되어 유교적인 윤색을 받고 기록되어서 오늘날에 이른 것이라 하겠다.

⑹ 미신 타파의 대상으로 - ’73년도 봄에 제주도 출신의 서울대학교 재학생들의 모임인 ‘서울대학교 제주학우회’에서 만들어낸 <제주신당의 내용 및 현황 조사보고서>라는 책자를 받아보고 놀랐다. “지식계급에서는 외래사조에만 휘말려 서낭당의 ‘서’자도 모르면서 무조건 미신으로 돌려 버리고는 마구 파괴한다”라든가, “구미의 사조는 결코 민속을 부수는 것이 아니고 자연적으로 소멸되어 가고 있는 민속을 애호 보존하기 위하여 얼마나 땀흘리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가” 또는 “우상을 파괴하라는 그 개념의 우상을 먼저 파괴할 것이요, 미신을 타파하자는 그 관념의 미신을 먼저 타파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등 매우 격렬한 말들을 적고 있었다.

⑺ 세계적인 학술 가치 - 서양인 학자들까지 ‘미신이란 따지면 어느 종교에도 있는 것이니, 한국인은 자기 민간 신앙에 미신이란 말을 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한다.

6. 조상단지와 조왕중발

⑴ 가정 안의 여러 가지 신들 - 안방에는 ‘세존단지’(영남), ‘삼신바가치’(안동군 주변), ‘제석오가리’(호남) 등, 통칭해서 조상단지라고 할 것이 있다. 그리고 마루에는 전국적으로 명칭이 거의 다 같은 ‘성주’라는 가신이 모셔지는데, 호남에서는 거의 독에 쌀이나 보리를 넣어서 모시고, 중부는 한지를 접어서 마루 벽면 위 대공에 붙이며, 영남은 지역에 따라서 독이나 한지나 어느 한 쪽을 모신다. 성주는 다 남신으로 여겨진다. 부엌에는 조왕할머니를 모신다. 이 경우는 전국적으로 ‘건궁’으로서 형태가 없는 것이 대부분인데, 호남 지방과 충청도 일부에서는 많은 가정이 조왕중발을 모신다. 장독대 옆에는 ‘터주’라는 택지신과 ‘업’이라는 재신이 모셔진다. 중부 지방에서는 단지에 낟알을 넣고 짚주저리를 씌우며, ‘터주대감’이라 흔히 호칭한다. 업은 예부터 구렁이로 여겨졌고, 업구렁이가 나가면 집안이 망한다고 했으며, 이 경우도 짚주저리로 표시되는 예가 있지만 대개 이 경우야말로 건궁업이 많다.

⑵ 조상단지가 지니는 전통 - 전남 지방에서 안방의 조상신에 대해서는 347건의 답을 얻을 수가 있었다. 신의 이름을 ‘조상할매’로 적은 것이 167개 마을이나 있어서 놀랐고, ‘조상’으로만 나온 것이 180개 마을이었다. 한국같이 세계에서도 그 유례가 보기 드물 만큼 부가장권이 강한 나라에서 지금껏 조상신을 여신으로 여기고 있는 이 신관념은 확실히 놀라운 사실이다. 이상 이 조상단지류에는 고대 농경 사회의 풍요기원 대상으로서의 여신성이 있었고, 또 중세에 와서는 불교 성행 시대의 시대성 반영으로 세존이니 제석이니 하는 명칭이 붙은 듯하다. 그리고 다시 조선 시대에 와서는 당세기들과 나란히 놓여서 4대봉사의 사당 속에라도 놓여야 할 것의 변형으로 전승되어 왔다.

⑶ 조왕은 정화의 화신 - 조왕은 본래가 화신이기 때문에 우선 접안을 깨끗하게 정화시켜 주는 주요한 신으로서 기능했다. 사람이 죽어서 장례를 치를 때는 관이 나가면 곧 아궁이에 불을 때는 관습이 있다. 상가에 조문을 갔다 왔거나, 오랜 여행을 하고 온 뒤, 이를테면 몸이 부정하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는 먼저 부엌에 들렀다가 방에 들어가는 관습이 있었다. 지금도 전라도 시골에서는 더러 신부가 시집에 들어올 때, 단골(무녀)이 대문 앞에 짚불을 피워놓고 그 위로 지나가게 한다. 신부가 먼저 반드시 불을 넘고 시집에 들어가는 것은 만주에도 있는 민속이었다. 몽고에서도 신랑ㆍ신부가 먼저 불을 예배하고 나서야 신부가 신랑 집에 들어가서 시부모에게 절을 한다고 한다. 오키나와에서도 화신은 여러 가신 중의 최고신이고, 정초 제사 때도 화신을 배례한 뒤에야 조상께 배례하고, 이사를 할 때고 화신을 선두에 모시고 가며, 신부도 먼저 부뚜막에 절을 하고서야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한 관습들로 해서 한동안은 이사한 집 문안에는 흔히 초를 사갔고, 또 성냥을 사가던 것까지도 불과의 연관성이 있어서 좋았다.

⑷ 자손의 명과 복을 빌기도 - 전라도는 조왕 신앙이 대단히 센 곳이다. 조왕중발이 있건 없건 굿을 할 때는 먼저 부엌에서 조왕굿부터 시작하며, 마루에서의 성주굿, 안방에서의 삼신굿 들로 순서가 넘어간다.

⑸ 신앙보다는 모정의 상징

7. 배서낭과 도깨비

⑴ 배서낭은 거의가 여신 - 배서낭을 모시는 까닭을 요약할 때, 선체와 선원들의 평안 무사와, 어운의 기원이라고 어부들은 말한다. 배서낭은 대부분이 여신이며, 여객선 외의 배에는 여성을 태우지 않는 엄격한 불문율들이 있는 것이 관심을 끈다. 배서낭이 여신이기 때문에 그 신체로는 3색의 천과 가위ㆍ실ㆍ바늘들을 놓는 수도 있고, 여자옷을 개어놓는 수도 있다. 그냥 한지를 접어서 붙이는 수도 있고, 거기에 ‘선왕지위’라는 위패식의 글씨를 써놓는 배의 경우도 보았다. 배를 새로 만들었을 때, ‘배내리기’를 하고 이어서 배서낭을 모신다. 배내리기는 진수식을 말한다.

⑵ 여성의 승선 금기 - 부득이 여자 한 사람을 태우지 않을 수 없을 경우에는, 남자 선원 한 사람이 여자 속곳을 입는다. 근래에는 속곳 대신 여자 사진을 선원 한 사람이 품에 지니는 것으로 대체된다고 한다. 오키나와도 똑같은 데는 놀랐다. 도깨비라는 요괴 관념도 오키나와와 남해 도서 지방과 같은데, 일본에는 도깨비라는 관념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 오키나와는 민속면에서 한국 특히 남해 도서 및 제주도 들과 아주 흡사한 점에서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⑶ 도깨비는 부신 - 음산한 곳에 서식을 하고, 밤에만 나타나서 사람을 홀리고 씨름을 잘 걸어오고 골탕을 먹인다는 공포의 대상이라는 요괴성에서는 도깨비는 전국적으로 같고, 이러한 면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그러나 남해의 도서 지방에서는 ‘도채비’라 불리고, 제주도에서는 다시 도채비가 신은 신이로되 좀 번잡스러운 신이라 해서, 그에 알맞게 허름한 존칭을 붙여서 흔히 ‘영감’ 또는 ‘참봉’으로 불리고, 그런대로 신으로서 모셔지기도 한다.

⑷ 공포의 대상

⑸ 처용 설화 해석의 열쇠

⑹ 석탈해 신화 해석의 열쇠 - 시베리아에서는 무격의 사회적인 지위가 높았지만, 그 무격들의 겉옷에 붙이는 각종 의기를 만드는 대장장이들은 더 높았다고 한다. 석탈해는 유력한 씨족의 조상신이었을 뿐만 아니라, 대장장이로서 사회적인 지위가 높은 신이었기 때문에 신라 제 4대의 국왕으로 계보화되어 왕좌에 올라앉고 있다. 도채비도 대장신ㆍ조상신ㆍ공동체의 수호신이라는 점에서는 석탈해와 꼭 같았다.

8. 동해안의 별신굿

⑴ 별신굿의 전통⑵ 동남 해안 어촌에만 전승⑶ 강한 예술성과 오락성⑷ 굿거리의 순서와 내용⑸ 권위도 명예도 다 희화⑹ 소멸과 육성

9. 제주도 심방의 본풀이

⑴ 놀이와 풀이 - 우리의 굿은 ‘대감놀이’ㆍ‘옥이풀이’ㆍ‘성주맞이’ 등으로도 부르며 신령들을 ‘맞이’해서 ‘놀이’시키고, 신의 노여움이나 성격 또는 인간의 재액을 ‘풀이’시키는 종교 의식이다. 그리고 ‘풀이’는 무의를 말하기도 하고 무가를 말할 수도 있듯이, 이들은 미분화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풀이’하면 보다 ‘가창되는 부분’에 가깝다. ‘놀이’는 굿의 ‘행동되는 부분’에 더 가까워진다. ‘푸리’라는 말이 그대로 ‘일본 고속의 신령 초치의 의례 및 노래’를 의미했다는 것도 지적할 만하다. 현재도 오키나와에서는 풍년제를 ‘푸리’라 하며, 일본 각 지방 방언에서는 신가를 ‘후리’라 한다고 한다. 한편 일본 신토 고래의 ‘노리토’도 ‘노리고토’의 준말이라 하니 ‘노리토’도 본래는 ‘놀이’와 ‘말’의 복합에서 이루어진 명사이다.

⑵ 신화의 문학적인 감상의 시간⑶ 본풀이의 신화적인 기능

⑷ 풍요 기원의 주술적 연극 - 그리스에서는 특히 농사의 열매를 맺는 결실기의 밭에는 아기를 못 낳는 석녀의 출입이 금지되었다. 세계 도처의 원초 사회에서는, 씨를 뿌린 후나 결실기에는 남녀간의 성교 행위가 있었던 예를 프레이저는 그의 책에 숱하게 보고하고 있지만, 근래까지도 일본 아키타 지방에서는 모심기가 끝나면 고용인 남녀간에 교환을 시키는 습속이 있었던 일이 보고되고 있다. 강원도 두메산골에서는 옥수수가 익을 무렵이 되면 주인 부부가 한지를 입에 물고 밭에서 성교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⑸ 서사무가와 고전소설 - 똑같은 줄거리의 무가가 함경도에서도 역시 무녀들에게서 무가로 채록됐는데, 여기서는 문도령이 양산백, 자청비가 축영대로 명명되어 있다. 더구나 놀라운 일은, 그것이 중국 원대의 ‘축영대잡극’, 명대의 ‘양산백보권불전’, 청대의 ‘방우기전기’ 등, 동진 이래로 인구에 회자되던 중국 강창문학과 같다는 점이다. 더 이상한 일은, 제주도 무가 이공본풀이와 같은 줄거리의 무가가 함경도와 평안도에서도 전승되는 것이 채록되었고, 또 그것은 고전 소설<안락국전>과 같은 줄거리였다. <월인석보> 속의 원앙부인극락왕생연과 같은 줄거리였다. 이능화 선생은 그의 <조선무속고>에서 ‘토끼타령ㆍ흥부가들이 신라 시대에 승려들의 입에서 나왔으리라’고 추측한바 있었다. 중국이 3세기에, 일본이 8세기에 각각 창의 문학들을 싹틔었다면, 4세기에 불교를 수입했던 한국도 늦어도 5,6세기에는 창의 문학이 수입되고 한국 나름의 싹을 틔어왔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⑹ 창의 문학의 전통 - 불교 보급 창문예는 더러 서사무가들을 낳았고, 더러는 불전 설화로 정착되고, 더러는 판소리로 발전하고, 또 더러는 소설들로도 정착되었다.

10. 제주도 심방의 3명두

-현재 무당들이 전국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신성제구에 방울ㆍ명두ㆍ신칼 들이 있다. 또 고고학상의 발굴물로서의 청동기 가운데에 종교 의기인 듯한 것으로서 젱리 흔히 눈에 띄는 것에 팔두령(八頭鈴)ㆍ다뉴세문경ㆍ청동검 들이 있다. 이 청동 의기들은 남만주ㆍ한국ㆍ서부 일본 등지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이 곳은 당시의 같은 동이들이 살던 땅이며, 이 땅은 똑같이 ‘동검지대’였다고 한다. 일본의 한국과 같은 유형의 이른바 천손하강신화에도 ‘삼종의 신기’라는 것이 있다. 일본의 3종의 신기는 검ㆍ거울ㆍ곡옥으로 되어 있고, 한국의 천부인 3개는, 최남선 선생에 의하면 거울ㆍ검 두 가지가 거기 들 것은 거의 의심 없겠고, 나머지 하나는 방울ㆍ북ㆍ관(冠) 중의 하나가 천부인 3개에 들 성싶다고 한다.

⑴ 3명두의 용도 - 신칼, 신칼은 명두칼이라고도 부른다. 제주도 심방은 호남 지방의 단골과 같이 굿에 있어서 신들린 현상을 보이지 않고, 따라서 신의 입장에서 일인칭의 공수를 내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부 이북의 강신무와는 본질면에서 차이가 있다.

⑵ 3명두의 용도 - 산판과 요령⑶ 무조신화 초공 본풀이

⑷ 청동 의기의 분포 - 빌본에서 천황을 현인신이라고 하는 것은 사고의 기본 구조에 있어서 이러한 샤머니즘과 상통하는 것이다. 한국의 무당이 세찬 도무를 하고 신으로 인격 전환을 해서 일인칭의 공수를 내릴 때, 그것은 바로 현인신의 정확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일본의 왕실의, 국왕의 징표인 소위 3종의 신기인 검ㆍ거울ㆍ곡옥도 그것이 선사 시대 이래로 지금껏 샤먼의 신성 제구로 제일 흔하게 사용되는 것들이다.

⑸ 단군 신화와 천부인 3개

11. 화전촌의 산멕이기

⑴ 산의 문화와 산의 얼 - 서해 도서 지대에서는 아기들이 아프면 5,60대 할머니들이 양푼을 엎어놓고 반주하여 주문을 외며 정화수와 쌀을 소반 위에 놓고 기원을 한다. 그러한 할머니들을 ‘선거리’라 부르고 있는다. 선거리에 맞먹는 것으로 ‘복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복재’란 아마도 ‘卜者’의 와음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⑵ 제일 큰 행사는 도서낭제 - 복재들은 사제자 역할에다가 ‘경낙’이라는 가느다란 침도 놓고, 급병에는 푸닥거리도 해서 의사 역할도 겸한다. 육괘점도 친다. 시베리아 샤먼의 사회적인 3기능이 사제자 역할, 의사 역할, 점복 예언자 역할이라고 했지만 문명의 혜택이 미치지 못한 데서는 어디나 유사할 것으로서, 여기 복재들도 그러한 기능들을 겸하고 있는 셈이다.

⑶ 산멕이기는 심산 유곡에서

⑷ 시원에의 향수

⑸ 환경의 정밀한 반영

12. 단골과 광대

⑴ 민간 신앙과 미신 타파⑵ 민족 예술과 민족 결속의 기반⑶ 무형 문화재 보존에의 역행

⑷ 무녀와 광대, 무악과 판소리 - 덧보기(가면극)ㆍ덜미(인형극)ㆍ풍물(농악)ㆍ어름(줄타기)ㆍ버나(사발돌리기)ㆍ살판(땅재주)

⑸ 씨가 따로 있다는 단골 - 중부 이북의 무당이 신들리는 샤먼이라면, 호남의 단골은 점잖은 사제자이다.

⑹ 씨가 마르는 단골⑺ 종교에서 예술로

⑻ 자기 문화 천대의 한 - 단골 관계에는 일체 함구 무언이던 그가 마지막에 필자에게 거듭 되풀이하던 말은 “이렇게 자기 것을 천대하는 백성들에게는 민족 예술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13. 동제와 묘제

⑴ 숭조 보근의 정신 - 성주는 추로지향이라 일컬어지며 ‘좌안동ㆍ우성주’로 꼽는다고 자랑을 삼고 있었다. 한 마을 안에 유력한 두 씨족이 공존하는 경우 흔히 종파주의적인 대립ㆍ갈등을 일으켰으니, 한 예를 들자면, 지난날의 경북 월성군 강동면 양동을 들 수가 있다. 여기는 해동공자의 칭이 있는 추증 영의정, 회재 이언적의 후손 여강 이씨 들과, 적개공신 손소의 후손인 월성 손씨들이 세거하며, 현재 전국 제일가는 반가고옥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다.

⑵ 유교의 공죄론 - 현상윤 선생이 그의 (조선유학사) 첫머리에 제시했던 유교의 공죄론을 인용하기로 한다. 선생은 유교가 한국 문화에 미친 공으로 다음 세 가지를 들고, 죄로는 여덟 가지를 들었다. 먼저 그 공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유학의 면려로 동방예의지국을 이루고, 수다한 인격의 광채를 낳은 점. ② 인륜 도덕을 숭상해서 사회의 질서와 남녀의 풍기를 바로잡은 일. ③ 청렴ㆍ절의의 존중으로 절개를 지키게 한 점 등이다. 다음으로 죄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모화 사상 : 스스로 소중화라 일컫고, 자주 정신을 버렸으며, 글자도 그 좋은 한글을 언문이라고 하고는 돌보지 않고, 한자만을 진서라 해 사용한 것도 그 하나이지만, 이것을 논하자면 한이 없고, 그 죄가 막중하다. ② 당쟁 : 이것은 태반이 유교의 책임이라 했다. ③ 가족주의의 피해 : 유교는 특히 가족을 지상으로 여기고 국가를 2차시했다. ④ 계급사상 : 이것도 태반이 유교의 책임이라 했다. ⑤ 문약 : 숭문 천무의 문치주의로 3국 이래의 무사 정신을 상실시키고 외환들을 겪었다. ⑥ 산업 능력의 저하 : 양반을 일을 하지 않으려 했고, 노동을 천시함으로써 국가 경제를 약화시켰다. ⑦ 상명주의 : 한 번 벼슬을 하면 종신 그 직함을 사용하며, 헛된 명예만을 숭상해서 소회사에도 상무ㆍ전무ㆍ과장ㆍ사장 등 중역 이름들을 남용하고, 앞장서서 일하려는 봉사 정신을 없이했다. ⑧ 복고주의 : 언필칭 요ㆍ순 시대라 하여 진취의 기상을 상실시켰다. 결혼 당사자들의 문벌을 따져서 자기네보다 지체가 높은 상대이면 ‘앙혼’이라고 해서 환영하지만, 반대로 자기네보다 지체가 낮은 상대이면 ‘낙혼’이니 ‘강혼’이니 하는 말들이 사용 되었다.

⑶ 묘제는 중국 전래의 관습 - 고려말에 처음으로 <문공가례>를 받아들여서 올렸던 정몽주의 건의가 본래 사대부 이상 3대, 6품 이상 2대, 7품 이하 서인까지 1대로 되어 있었고, 인종 이전까지도 6품 이상 3대, 7품 이하 2대, 서인은 부모만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명종 이래로는 중국에서도 사대부만의 사대통제가 이상하게도 한국에서는 서민층에게 까지 고루 시행되어 왔었다.

⑷ 동제는 유구한 우리의 전통 - 현행 묘제는 조선조 5백 년간에 굳어진 중국 전래의 관습인 데 반해서, 동제는 원초 이래의 유구한 한국의 전통이다. 묘제가 혈연 유대를 굳히는 종파성을 내포하는 제의인 데 반해서, 동제는 지연 집단의 협동을 다짐하는 농민들의 즐거운 축제이다. 또 묘제는 양반층 위주의 행사인 데 반해서, 동제는 일하는 농어민들의 제의이다.

14. 신화의 전승의 현장

⑴ 서사무가의 상투적 표현⑵ 로드의 구전 상투 어구론⑶ 서사무가의 표현 문체 - ① 문체의 운율성, ② 현재형 서술, ③ 대화의 형식, ④ 상투적 표현, ⑤ 반복, 대구, 과장 등의 수사법 <월인석보>의 불전설화들에도 이와 유사한 문체와 표현 형식들이 보여서 흥미로운 바가 있다. 사재동이 안락국태자경의 문체를 요약 정리한 바를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① 순 우리말 ② 언문 일치적 대화 형식 ⑥ 대조, 점층, 강세, 비유법 등이 지적되고 있는 점들은 그 문체에 서사무가와 상통되는 점이 많다. <월인석보> 속의 예컨대 ‘안락국태자경’과 같은 내용이 제주도 서사무가 ‘이공본풀이’로, 또 경남에서는 ‘악양국왕자노래’로 가창 전승되어 오던 것이 채록되고 있다. 또 이것은 <안락국전>이라는 고소설로도 존재하였다. 이러한 상투 어구나 대화 형식들은 판소리에도 ‘아니리’나 창에 두루 보이고 있다. 또 그러한 상투 어구나 대화 형식은 오디세이를 비롯한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에도 보이고, 현대의 유고슬라비아 등 남부 슬라브의 서사시들도 상투 어구의 테크닉을 같은 원리로 똑같이 운영하고 있다고 로드는 거듭 강조하고 있다.

⑷ 풀이의 서사 법칙 - 제주도 속담에 ‘귀신은 본을 풀면 신나락 만나락하고, 생인은 본을 풀면 백년 원수가 진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인간은 결점이 많으니 근본을 캐내면 원수가 될 수밖에 없으나, 신은 훌륭하니 근본을 풀이하면 찬양을 받게 되어 의기양양해서 거동 강림한다는 것이다. 올릭의 서사시 법칙에서 본풀이의 신화적 특성을 잘 보여 주는 것은 특히 이상과 같이 개화와 종결의 법칙에서 뚜렷하다. 그 밖에 가령 반복의 법칙 같은 것은 3회가 많고, 3이 법칙으로서 3은 신화, 전설, 민담들에 두루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이 나오며, 호모의 서사시에도 고대 아이슬란드의 에다들에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제주도의 본풀이에도 3회의 반복은 너무나 많이 나온다.

⑸ 본풀이의 구성

1) 당신본풀이의 구성 - 한라산과 바다 등 그 지리성을 많이 반영해서 토착적인 자생 신화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⑴ 기원형 : ① 남신의 용출 또는 ② 여신의 입도만으로 형성된 단편들이 많다. 남신은 산에서 솟아나고, 사냥 육식의 토착 수렵 문화성을 보이고, 여신은 용왕국, 강남천자국, 서울 등에서 어떤 신술 내지는 농경 문화성을 가지고 입도한다. 이때 남신에게는 대개 산악숭배성, 여신에게는 해양 숭배성이 따른다. ⑵ 기본형 : ① 남신의 용출-③ 좌정 경위담, 또는 ② 여신의 입도-③좌정 경위담이 연결된 단편들도 많다. ⑶ 성장형 : ①-②-③↔④ 남녀 신의 결혼으로 연결된 성장된 형태들도 적지 않다. ⑷ 완성형 : ①-②-③-④-⑤ 남녀 신의 식성의 갈등과 별거-⑥ 추방된 아들신의 해중 무용담들이 연결된 장편들.

2) 일반신본풀이의 구성 - 제주도의 지리성도 지명들도 보이지 않는다. 주년국, 서천국(이공본풀이), 남방국(삼승할망본), 노싱생이노싱땅(초공, 세경본), 동계남은중절(이공, 세경, 차사, 칠성본풀이) 등으로 다 가상의 국명, 지명, 절 이름들이 발단에서부터 거명된다. 발단부(기 - 출생), 경과부(승-고행 또는 결연, 전-회운 또는 파탄), 결말부(결-좌정)

⑹ 심방과 본풀이 전승의 현장 - 본풀이는 서사시이기도 하지만 신화이며, 그 신학의 체계와 원리인 동시에 제의의 지침이 되기도 하며, 또 제의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기도 한다. 본풀이를 유창하게 잘 부르는 일은 인간을 기쁘게 하며, 그것은 동시에 신도 기쁘게 하고, 제의의 효과를 올리는 일도 되고, 제주를 기쁘게 해서 심방 자신이 더욱 인기를 얻는 일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그것은 서사시이기도 하지만 신화적인 측면이 더 많은 서사시의 한 원천이기도 하다. 본풀이는 그 기본적인 구송 형태에서 청중을 향해서 하지 않고 제상을 향하고, 신을 향해서 구송한다. 본토 무속에서 예컨대 동해안 별신굿의 심청굿 같은 경우 제상을 등지고 청중을 향해서 가창하는 사례들이 있으나 제주도 본풀이는 기본적으로 청중을 등지고 제상을 향해서 가창하는 그 형태도 일단 주목해 둘 필요가 있을 듯하다. 본풀이는 서사시보다 신화적 성격과 언어 주술성 측면이 더 강하고 많다고 해야 할 것이다.

⑺ 맺는 말 - 본풀이에는 상투 어구가 많다.

15. 향토 문화제

⑵ 강릉 단오제가 가지는 의의

1) 향토 문화의 보존 - 강릉 단오제의 행사 종목들은 서낭제, 별신굿, 가면극, 씨름, 그네, 시조 경창, 농악 들이 주가 된다. 그리고 그 핵심적인 근원은 대관령 남서낭신과 홍제동 여서낭신과의 연 1회의 결합으로 상징되는 성적 풍요 기원에 있다. 이 기원이 모내기를 마칠 무렵인 5월 단오에 벌어진다. 이것이 5월에 씨뿌리기를 마치고 귀신을 제사한다던 저 고대 부족 국가 시대의 제천 의식, 여기서는 예의 무천과 같은 국중 대회의 유구한 전통이리라는 것은 지금 학계의 공론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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