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2] 랜디 코미사, '승려와 수수께끼'

by 이동훤 posted Jan 07,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계란이 하나 있다고 칩시다." 현명 스님은 이렇게 말을 하면서 손으로 계란 모양을 그렸다. "이 계란을 1미터 아래로 떨어뜨리되 깨뜨리면 안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미묘한 질문 하나가 그의 인생을 바꾸었고,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을 바꾸었고, 이제 곧 나도 바꿀려고 한다.

만약 내가 그런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한다면, 화를 내지는 않았더라도(노스님에게 화를 낼 정도로 무례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못들은마냥 살던 방식대로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다. 매일매일이 똑같이 흘러가고 그렇게 흐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 위대한(?) 세월에 꼭 필요한 지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계란을 1미터 아래로 떨어뜨리되 깨뜨리지 않으려면 여정을 1.5미터로 늘리면 된다. 여행은 그 자체가 기쁨이며 다른 데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걸로 끝일 뿐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삶의 모습이 바로 이러한 것일텐데, 또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주인공 레니가 처음 'Funerals.com'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가지고 있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원래 의도, 목적, 기준 또는 신념과는 다른 방향으로 쏠리게 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정을 조금 더 늘리면 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계란을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잡아서 안 깨지도록 할지에만 급급해져 있는 것이다.(필자는 사실 정답을 그렇게 찾으려고 했었다) 이런 모습은 단지 벤처사업을 하는 분야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분야가 조금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보다 먼저 나타날 뿐이다. 따라서 우리의 사람 전반에서도 찾는 눈이 있다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에 접한 책 중에서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도록 하라' 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정작 주위를 돌아보면 돈을 위해 일하는 대다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근시안적인 계산에서부터 문제가 점점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원인들을 해결하기 보다 결과에 대해 뒷처리하는데 바쁜 사람들을 우리는 보게 된다. 어쩌면 그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세상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핑계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잠시 마음을 안정시키는 안정제의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정작 병의 원인을 꿰뚫어서 다시는 같은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치료제의 역할에는 부족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삶을 영위하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삶을 영위하려는 이유가 되는 것... 다시 말해서, 랜디의 충고 중에서 "내일 당장 숨을 거두게 된다면 오늘 어떤 일을 하고 싶을지 생각해 보" 겠다는 뜻이다. 그것을 찾게 된다면 정말 무엇을 하든지, 삶 가운데서 웃을 수 있고 진정 행복을 찾은 사람이 될 것이다.



스스로의 행운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