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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기행(시바 료타로)

by 양경화 posted Jan 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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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미치는 영향은 얼마 만큼일까. 독서클럽에서 다룬 적이 있는 작가 시바 료타로의 [한나라 기행]을 읽으면서 이 책이 나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약 30년 전에 쓰인 일본인의 우리나라 기행문. 지금 읽는 30년 전 기행문은 유효기간이 지나도 한참을 지난 것이어서 어찌 보면 기행문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목소리가 어찌나 정겹고 생생한지 내 바로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국경을 넘어선 해박한 지식과 깊은 애정.

문장 한 줄 한 줄에서 저자의 강렬한 메시지가 느껴졌다.

‘너와 네 이웃을 사랑하라’



아무리 작가라지만 일본인도 우리나라에 대해 이토록 많이 알고 사랑하는데, 나는 과연 우리나라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심지어 일본에 대해서는?

15년 전쯤 일본에 사는 친척을 ‘어쩔 수 없이’ 방문하러 갔을 때, 아무런 지식도 없이 선입견과 편견으로 머릿속을 채워 넣고는 인상을 구기고 다녔다. ‘역시 이상한 나라야. 재수 없어...’ 라고 생각하며.



시바가 이 책을 쓴지 약 30년이 지나서야 나는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에 대한 보답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

일본. 그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나도 알.고.싶.다.



지금까지 독서에 목표를 정한 적이 없었는데, 올해에는 독서의 방향을 일본과 불교예술로 잡았다. 기껏해야 대여섯 권으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내 생각을 이렇게 바꿔놓은 시바 료타로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는 정말 대작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