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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4 09:00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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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템플 그랜딘/홍한별 옮김/ 양철북/2005



템플 그랜딘 박사는 두 살 때, 보호시설에서 평생을 살 것이라 의사가 진단했던 자폐아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노력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했다. 미국 가축 시설의 대부분을 설계한 훌륭한 동물학자가 된 것이다. 자폐를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가 자폐인의 내면세계를 보여준 흥미로운 책이었다.

--다음은 인상 깊은 구절을 적은 것--

자폐인은 그림으로 떠올릴 수 없는 것을 배우기가 제일 힘들다. 나는 동사도 시각화한다.

‘사람들과 잘 지내다’라는 추상적 개념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지 못했던 탓이 크다.

나는 창문 안쪽을 닦으려고 미닫이문 사이로 기어 들어갔다. 그런데 안쪽 창틀을 닦을 때 문이 엇걸려서 움직이지 않게 되어 창문 사이에 갇히고 말았다. 문을 부수지 않고 밖으로 나오려면 아주 조심스럽게 문을 밀고 당겨 움직이게 해야 했다. 갑자기, 관계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생각이 떠올렸다. 관계도 부서지기 쉽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계속 연관을 시켜 나가 문을 조심스럽게 여는 것과 처음 관계를 맺는 것을 결부시켰다. 창문 사이에 갇혀 있으면, 유리를 통해 바깥과 의사소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폐인의 삶은 이렇게 갇혀 있는 것과 유사하다. 창문은 다른 사람과 분리된 듯한 기분의 상징이 되었고, 이 상징을 이용해 나는 이런 소외 상태를 극복할 수 있었다. 나는 문과 창문 상징 덕에 자폐인에게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던 성취를 이루고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단순하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감정들은 모른다. 나는 공포, 분노, 행복, 슬픔 같은 단순한 감정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슬픈 영화를 보면 울고, 무언가 정말 감동스러운 걸 보면 눈물이 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복잡한 감정의 얽힘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바로 다음 순간 질투에 휩싸여 죽일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행복하기도 하고 동시에 슬프기도 한 상태도 잘 모르겠다.

여러 형태의 부모의 열등한 기질 등에 의해 나타나는 과격한 성질을 억누른다면 금욕주의자들만 가득한 세상이 될 것이다. 상상력이 없는 사람들, 열정을 모르는 사람들, 개성이 없는 두뇌, 천재성이 없는 영혼만으로 가득한 세상.

최근 3년에 걸쳐 나의 시각화 기술이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훨신 탁월하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이런 능력을 잃어야만 한다면 나는 정상인이 되고 싶지 않다. 또나는 아직도 어린애 같기 때문애 창의적일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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