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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메소포타미아에 새겨진 한국신화의 비밀 조철수/김영사

2006.5.5.0945시 서울집에서

1. 고대 신화소의 유형

- 영웅담은 쉽게 전파되고 지역에 따라 지방색이 가미되어 새롭게 각색되는 경우가 흔하다. 단군 사화/신화에서 환웅은 서자 출신으로 인간을 구제하는 구원자의 역할을 한다. 적자가 아닌 ‘서자’가 구원자로 등장하는 문화 전승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지하수 신과 연계된 신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치유와 구원의 신으로 등장하는 ‘서자’ 지하수 신의 전승은 고대 근동 신화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 곰/웅녀는 곰바위, 칠성바위 등 기자 신앙과 어울려졌으며, 호랑이/호녀는 악귀를 막아주는 민족의 수호신으로 큰자리를 차지했다. - 바리공주가 생명의 꽃밭이 있는 저승에서 아버지를 살리는 약수와 환생 곷을 구했는데, 그곳이 바로 서역이다. 서역에서 수입한 향료가 무를 연행하던 직업인들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 울산 천전리 암각화의 상징체계 - 고대 근동 문화가 한반도에 흘러 들어오기까지

1. 네 발 달린 용

- 네 발 달린 용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문화와 신화소가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의 해안 지역을 거쳐 울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이렇게 문화가 전래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울산 천전리 암각화의 집합 그림을 구체적으로 해석해 보자.

2. 물결 무늬와 저승 선신

- 울산 천전리 암각화에는 물결 무늬와 물결 무늬로 이루어진 마름모 모양이 많이 나온다. - 지하수는 건기 동안에 생명을 유지시키는 원천이며 마귀를 쫓아내는 제의 역할을 했다. -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사제들이 지하수로 병을 치유했다는 것은 의사라는 직업을 ‘물을 아는 자’라는 단어로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신석기 시대에 나오는 물결 무늬는 물의 그림 문자이다. - 마름모 무늬는 여성을 상징한다. - 땅에 고인 물이나 지하수는 저승과 연관되며 물결 무늬와 비슷한 빗금 무늬는 뱀의 표상으로 등장한다.

3. 뱀 신 닌기쉬지다

- 수메르어로 뱀을 ‘무쉬’라고 발음하며 남자 성기와 나무를 ‘게쉬’, 젊은이를 ‘메쉬’라고 발음한다. ‘남자가 여자와 성교하다’는 ‘남자 성기/나무를 박다’라고 표현한다. 모신의 몸에 빗금/뱀 무늬를 그려넣어 풍요와 다산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에덴 동산의 뱀은 수메르 신화의 뱀 신 닌기쉬지다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초기 유대교 전승에 의하면 타락한 천사 사마엘이 뱀을 타고 하와에게 다가왔으며, 그녀는 임신해서 카인을 낳았다고 전한다.

- 서로 꼬고 있는 두 마리 뱀은 치유의 신으로 고대 그리스 세계에 전해져 헤르메스의 지팡이 그림에서도 두 뱀이 서로 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도 유럽에서는 병원이나 약국의 상징으로 두 마리 뱀의 모양이 사용된다. 그리스어로 파르마콘은 ‘약’이라는 뜻도 있지만 ‘독’이라는 뜻도 있다. 즉 뱀 신은 병주고 약도 주는 격이다.

4. 꽃밭과 저승 감독관

- 울산 천전리 암각화의 가운데 부분에 작은 동물들과 꽃 모양이 보이며 그 앞에 한 남자가 서 있다. 한국 무의 원형 신화「원앙부인본풀이」의 꽃밭과 연결해서 상상할 수 있다. 제주도 무가에「이공본풀이」로 전해진다. -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헌에 ‘아라리’라는 장소가 종종 나온다. 이곳은 들판 언덕에 페허가 된 신당의 이름이며 죽은 이는 이곳을 지나 저승으로 간다고 여겼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망자들을 위해 제사를 지냈다.

5. 사슴과 태양 -사슴의 큰 뿔 위에 동심원 무늬가 있다. 동심원은 연못을 상징하며 때로는 태양... - 신석기 시대의 십자 그림은 태양신을 뜻하며 날아가는 새를 상징. 동그라미 안에 십자를 그린 것은 태양신을 나타낸다.

6. 연꽃 무늬와 저승 의례 - 고대 이집트어로 연꽃 신은 네페르템, 즉 ‘아템은 아름답다’는 뜻이다.

- 기원전 1세기부터 서기 2세기까지 유대인 사이에 널리 통용되었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 살이 모두 썩은 후에 뼈만을 모아 석함에 보관하여 무덤 동물 벽면의 선반이나 작은 자리 옆에 놓아두었다. 납골석함의 표면에 연꽃 무늬의 장식이 되어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밤 태양을 상징하는 연꽃 무늬는 자연히 저승과 관련이 있다. - 상여의 연꽃 : 우리나라에서 상여의 몸체를 연꽃 무늬로 장식하는 것은 불교의 영향으로 볼 수 있겠지만, 결국 신석기 시대부터 저승과 연관되었던 연꽃이 전승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7. 동서 교역의 해로 -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남단의 부족 국가와 서역 국가 사이에 해상 왕래가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돌하루방과 제주도에 있는 것은 매우 비슷하다. 또 한국의 대표적인 청동기 문화라고 하는 고인돌은 중국 남동부, 베트남, 타이 동북부, 인도네시아의 자바와 수마트라,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주로 남방의 해양 루트에서도 발견된다. - 언어적으로 보아도 인도에서 널리 사용되는 드라비다어와 고대 국어 사이에 연관된 단어가 수 백 개가 넘는다.

❍ 2. 고대 메소포타미아 별자리와 견우직녀도 - 황소자리와 처녀자리의 성혼례, 그리고 별자리 신화의 전래

1. 초기 도성 국가의 지하수 신

- 가장 이른 시기에 건설된 남족 메소포타미아의 우루크나 에리둑 같은 도성 국가에서는 분업 경제가 발전되었으며, 특히 유프라테스 강 하류 삼각주 지역의 늪과 연못 지대에 건설되었던 성곽 도시 에리둑은 지하수 신을 수호신으로 섬기는 도성 국가였으며, 지하수 신의 상징으로 두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는 물고기를 사용했다.

-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홍수 이야기」는 큰 신들이 홍수로 사악한 사람들을 모두 휩쓸어버리겠다고 결정하는 장면에서 비롯. 인간의 존재 자체가 위태로워지자 지하수 신은 도시의 착한 통치자이자 올바른 대사제에게 큰 신들의 비밀을 누설. 그리고 커다란 방주를 만들어 홍수에서 살아남는 기지를 알려주어 인간을 보존하게 만든다.

2. 「견우직녀도」

- 견우와 직녀의 별자리 신화를 고대 메소포타미아 천문도의 별자리와 비교하면, 견우는 황소자리를 직녀는 처녀자리를 가리킨다. 까막까치들이 만든 오작교는 처녀자리 바로 아래에 있는 까마귀자리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견우와 직녀 이야기에 등장하는 은하는 처녀자리와 황소자리 사이를 가로막는 뱀자리를 말한다.

❍ 3. 천문도와 요일의 기원 - 황도 십이궁과 십이지상, 5광의 유래

1. 황도 십이궁

- 한 국가나 민족을 구성하는 열두 지파라는 개념은 고대 근동 세계의 천문 지식에서 응용된 것이다. 춘분과 추분, 하지와 동지에 떠오르는 별자리를 구분하여 황도의 둘레를 열두 별자리로 등분하는 황도대의 개념이 완성된 것은 기원전 1500년대이며, 이렇게 이루어진 천문 지식에 근거하여 원을 열둘로 나누는 것이 완전하다는 공리가 만들어졌다.

- 기원전 4000년~기원전 2000년 사이에 영웅은 길가메쉬 처럼 황소와 스핑크스의 사자, 혹은 성혼례와 관련된 전갈 등으로 표상되는 경우가 가장 흔했다. 피라미드를 지키는 스핑크스의 역할은 하지에 떠오르는 사자자리와 관련된다. 중천에 떠 있는 사자자리가 이집트의 무덤방들을 수호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숫양자리 : 숫야자리의 대표적인 예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두상을 그린 동전에서 볼 수 있다. 새 시대의 구원자적 특징을 보여준다.

- 두 물고기자리 : 초대 교회 교인들의 암호가 물고기였다는 것은 하등 이상할 게 없다. 물고기는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은어엿으며 두 물고기 별자리는 새 시대를 여는 별자리를 뜻한다. 행성이 근접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날과 해는 특별하게 여겼다. 두 물고기자리 근처에서는 약 900년에 한 번 정도 생기는 현상이다. 기원전 76년에 이 현상이 있을 것을 당시 천문가들은 예상했으며, 점성가들은 그 해와 그날 특별한 인물이 태어날 것을 기대했다. 특히 춘분에 두 물고기자리가 분명하게 보이는 것은 새 시대의 도래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고기’를 뜻하는 이크투스에서 각 철자의 단어를 다음과 같이 맞추어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라는 표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 황도대의 태양신 : 로마 시대의 종교 신화에 의하면 태양신의 탄생일이 동지였다. 그리스도의 탄생일도 로마 태양신 헬리오스의 탄생일 신화소에서 유래한다.

2. 미트라교의 행성

- 로마제국 시기에 많은 로마 군인들은 미트라교를 믿었다. ‘미트라’라는 단어의 기원은 산스크리트어 ‘마이트 레야’이며, 이를 중국에서는 자씨 또는 자존이라는 단어로 옮겼다. 즉 마이트-레야를 ‘자비로운 어머니’라는 뜻으로 이해했으며, 한자로 미륵이라고 음역했다. 동방의 미륵과 서방의 미트라가 관계 있는 것은 둘 다 바위나 암벽 또는 지하 석굴에 미트라/미륵을 부조했던 것과 둘 다 미래에 올 구원자의 역할을 했던 것에서 알 수 있다. 미트라교의 서열은 행성으로 표현 되었다. 로마 시대를 거치면서 주일이 형성되었으며, 미트라교의 서열과 행성이 요일 형성 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메티아

- 까마귀 : 수성, 신부 : 금성, 군인 : 화성, 사자 : 목성, 페르시아 인 : 월, 태양신-전달자 : 일, 아버지 : 토성

3. 일월화수목금토의 기원

- 고대 메소포타미아뿐 아니라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서도 금성은 여신의 중심이었다. 금성은 바빌로니아 언어로 이쉬타르, 페니키아 언어로 아스타로트등으로 발음되며 라틴어의 ‘astro’, 영어의 ‘astro-’나 ‘star’ 등도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일주일 가운데 금요일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여신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일주일이 7일이고 일월화수목금토의 이름을 가지게 된 것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문화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 일곱 신과 60진법 : 수메르 인의 60진법 사용, 60진법은 숫자에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신들의 세계에도 적용되었다.「수메르 신계보」에는 ‘운명을 결정하는 일곱 명의 큰 신들’이 있다. 하늘의 신(안)이고 그 다음이 대기의 신(엔릴), 지하수의 신(엔키), 달의 신(난나), 해의 신(우투), 금성 여신(인안나), 그리고 천둥의 신(아다드)으로 이어진다. ‘일곱 명의 큰 신들’을 상징하는 숫자를 60진법에 대비하면 60은 하늘 신의 숫자이고, 50은 대기의 신, 40은 지하수의 신, 30은 달의 신, 20은 해의 신, 그리고 묘하게도 15를 금성의 숫자로 정했으며, 10은 천둥 신의 몫이 되었다. 우연이겠지만 30은 자연적으로 달의 숫자이고, 해의 숫자가 20인 것은 고대인이 1년을 18개월로 나누어 계산했을 경우에 나온다(예를 들어 마야 문명에서 20은 태양의 숫자이다). 40은 악신을 쫓아내는 지하수신의 숫자이며, 정결의 상징 숫자도 대부분 40이다(적어도 고대 근동 문화권에서는 그렇다). 예를 들어 홍수는 40일 동안 계속 되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40년 헤매었다, 예수는 40일 광야에서 사탄의 시험을 받았다 등에서 처럼 40은 정결례, 즉 깨끗이해야 하는 의례와 관련되어 상징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흔하다. 40이라는 숫자가 갖는 이러한 의미와 해석은 60진법을 오직 수메르 일곱 신의 구조에 적용했을 때만 이루어진다. 기원전 19세기에 시리아 북쪽에 살고 있던 셈족들이 동쪽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메소포타미아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바빌로니아 왕조를 세웠던 것이다. 바빌로니아의 수호신인 ‘태양의 송아지’ 마르둑이 지하수 신의 아들로 ‘운명을 결정하는 일곱 신’의 계보에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 일곱 신은 대기 신 엘릴(토성), 지하수신 에아(수성), 마르둑(목성), 달신 신(월), 태양신 샤마쉬(일), 금성 여신(금성)과 열병과 가뭄을 일으키는 역신 에라(화성)이다. 역신은 저승신과 동일시되었으며 화성을 차지하고 ‘거짓 별’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일주일이 일월화수목금토의 순서를 가지게 된 연유는 고대 그리스 모음자의 순서와 로마 신전에서 일하던 당번의 주기와 관련된다.

-

모음자

항성



A



헤카테

E

수성

헤르메스

H

금성

아프로디테

I



헬리오스

O

화성

아레스

Y

목성

제우스

Ω

토성

크로노스





- 고대 그리스ㆍ로마 사람들은 일곱 개 모음자에 일곱 개 항성과 신들을 연결시켰다. 이것이 바로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 체계이다.

- 당시 신전에는 하루 24시간 동안 빠짐없이 1시간마다 순서대로 교체되는 당번이 있었다. 로마 최고의 신은 태양신이었다. 따라서 신전의 당번은 태양신의 모음자 I에서 시작하며 다음 시간은 금성, 그 다음 시간은 E, A등의 순서가 된다. 그 다음날 당번의 시작은 A이다. 1주일을 돌면 각 날을 시작하는 당번의 모음자 항성은 일월화수목금토로 정해진다.

- 화투의 그림 : 화투의 12월 그림은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심부름꾼이다. 그러니까 양력 1월에 비가 오는 지역이 바로 이 그림의 문화적 배경인 셈이다. 1월에 비가 내리는 곳은 중동이다.

- 고대 근동의 황도 십이성좌 이름과 신라 시대에 유입된 십이지상을 비교하면 고대 근동문화의 변천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십이지간의 유래도 결국 고대 메소포타미아 천문에서 찾아진다.

❍ 4. 환웅과 지하수 신 엔키 - 인간 세상에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라

1. 산신이 된 단군 - 산에 뫼를 쓰기 때문에 무덤을 산소라고도 부른다. 한편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화에서도 산이라는 단어 ‘쿠르’에는 저승이라는 뜻도 있다. 산신이 된 단군은 저승의 선신이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단군 사화는 단군을 조선의 창시자로 내세웠지만, 단군은 산신이 됨으로써 조선의 수호신이 되는 것이다. 단군 사화/신화는 우리 민족/국가의 태조 단군을 종교적으로 이해하려는 의도에서 서술된 우리나라의 태초 역사이다.

2. 창세 신화와 안식일

- 하느님의 역사를 서술하는 고대 이스라엘의 민족 사관에서 보면, 신은 쉬는 날이 있어야 하며 그날에 인간사의 일상도 멈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류의 시작을 논증하는「창세기」1장의 역사적ㆍ문화적 배경은 신석기 시대가 아니며 신석기 시대보다 더 이전이 될 수도 없다. 그 역사적 상황은 적어도 일주일을 7일로 고정하여 일상사를 운영하던 시기인 셈이다. 이레째에 쉬는 날(안식일)을 히브리어로 ‘샤바트’라고 부른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원래 보름날이 ‘쉬는 날’이었다. 이날을 바빌로니아어로 샤파투 또는 샤바투라고 부른다. 바빌로니아의 주석에 따르면 샤파투는 “신의 심장이 쉬는 날”이라고 해석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이날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며 신의 마음이 평화롭기를 기원했다. 그래서 옛날부터 신들이 쉬는 날을 정하여 정규적으로 종교 의례를 행했다.『히브리 성서』에서 안식일을 창세의 마지막 날로 설정한 것은 신의 평화를 갈구하는 고대 이스라엘의 민족 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빌로니아의 창세 신화「에누마 엘리쉬」에서도 구원의 신 마르둑은 그의 대적인 바다의 용을 엔키/에아의 주문으로 잠들게 하고, 그녀의 시신을 둘로 나누어 세상을 창조했다. 창세의 마지막 날에 신들은 바빌론 신전에 모여 함께 마시고 즐기며 쉬었다. 고대 근동의 현자들은 신들이 쉬는 평화로운 곳을 고대했으며 창조의 목적이 안식이라고 말했다.

3. 환웅의 다섯 가지 임무와 엔키의 권능 - 환웅은 나라에 풍요를 가져다주는 후원의 신이며,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구원의 신이고, 몹쓸질병을 고쳐주는 치유의 신이자, 형벌을 감해주는 자비의 신이고, 마지막으로 선악을 가르쳐주는 지혜의 신이다. 지하수의 신 엔키는 도시에 문명을 가져다주는 일을 도맡아했다. 이처럼 엔키의 신화에서 환웅의 다섯 가지 임무를 찾아볼 수 있다.

4. 곡물과 풍요 - 거룩한 도시 딜문 : 수메르 신화에 지하수 신 엔키가 딜문에 풍요를 가져다주었다는 「거룩한 도시 딜문」이 있다. 고대인이 연상했던 ‘지상낙원’이 이러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도시를 엔키가 닌시킬라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러나 딜문에는 연못이 없었고 농토도 없었다. 닌시킬라는 엔키에게 딜문을 풍요의 도시로 만들어달라고 기원한다. 엔키는 그녀의 발자국에서 물이 솟아오를 것이라고 약속한다. 엔키는 우물에서 단물이 솟아오르게 했고, 그래서 딜문은 풍요로운 도시가 되었다.

- 환웅의 임무인 주곡을 이해한다면, 환웅이 내려다본 인간 세상이 원래는 불모지 였으나, 환웅이 내려와서 경작할 수 있는 좋은 땅으로 만들었다고 극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 환웅이 우사와 운사를 대동하고 내려왔다는 기록을 이런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5. 생명의 창조 - 아트라하시스 : 적어도 고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작은 신들을 노역에서 해방시켜준 것이다. 엔키는 작은 신들 가운데 주모자 신을 색출하여 그를 처형하고 그 피를 받아 점토에 섞어 사람의 형상을 만들었다. - 목숨을 주관하기 때문에 엔키는 병을 고쳐주는 치유의 신이며 치유의 목적으로 생겨난 주문도 엔키의 권한에 속했던 것처럼, 환웅도 병을 고쳐주는 신이었다.

6. 병의 치유 - 「악한 우둑 귀신」: 고대 메소포타미아 정결례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은 지하수를 뿌리는 예식이었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는 세례나 침례를 행한다. 이같은 종교 의례는 예를 들어, “우리를 유호에 들지 말게 하시며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기도문에서 알 수 있듯이,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전승에 그 기원을 둔다. 지하수 신 엔키는 병을 치유하는 임무를 주관하는 신이다. 치유 사업은 홍익인간 사회 건설의 다섯 가지 임무 가운데 하나로 단군신화에도 기록되어 있다.

7. 형벌과 자비 - 기원전 24세기 무렵에 이미 결혼 계약서 토판이 있었다(결혼 계약서는 이혼할 경우 위자료를 받기 위한 증빙 서류였다). - 지하수 신의 아들 마르둑 : 함무라비 왕의 전성기에 도시 국가 바빌론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전역에서 가장 큰 강대국으로 부상한다. 이와 동시에 도시 수호신 마르둑도 전통적인 신들의 세계에서 높은 위치로 올라간다.

- 실상 「수메르 신계보」에 의하면 엔키와 그의 정처 담갈눈나와의 사이에 태어난 큰아들은 아살루히이며 그가 구마사제의 일을 맡아서 한다. 말하자면 그는 아버지의 전문직을 계승한 것이다. 아살루히의 그리스어 음역이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우스이다. 이러한 수메르 전통이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에 와서 무너지고 마르둑이 아살루히의 자리를 차지한다.

8. 선과 악을 구별하는 지식

- 뱀 신 닌기쉬지다 : 에덴 동산의 뱀(신)은 닌기쉬지다를 가리키는 것이다. 에덴이라는 지명도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들판’을 뜻한다.(『히브리 성서』에서는 이스라엘의 신 이외에 다른 신은 존재하지 못하므로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뱀 신이 뱀으로 등장한 것이다).「수메르 신계보」에 의하면 뱀 신 닌기쉬지다는 포도주 여신이 저승에 내려가 있는 6개월 동안 그녀의 배우자로 선택된다. 포도주 여신 게쉬틴안나는 엔키의 딸이다. 그러니까 선악을 구별하는 지식을 가르쳐주는 뱀 신은 엔키의 친인척이다.

- 지혜의 신 엔키 :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학에서 첫 번째 지혜서는 「슈루파크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으며, 슈루파크의 아들이 바로 홍수에서 살아남은 착한 왕 지우수드라이다.

- 오각형 : 흔히 단군 신화를 시베리아의 원시 신화나 원시 사회적 샤머니즘과 비교해서 그 유사성을 찾으려고 하지만, 이제까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엔키 신화와 견주어 분석했듯이 단군 신화는 오히려 도성 국가 체계를 배경으로 하는 도시적 신화라고 볼 수 있다.

9. 홍익인간과「아버지의 가르침」

- 슈루파크의 가르침 : 「슈루파크의 가르침」은『히브리 성서』에 기록된 십계명 가운데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남의 집을 탐내지 말라”는 다섯 계명과 거의 일치.

❍ 성혼례의 서자, 엔키와 환웅 - 서자가 민족의 구세주로 등장하는 까닭

1. 세상의 질서 - 엔키가 송 b하고 있던 능력은 도시를 발전시키고 건전한 사회로 이끌 수 있는 법도와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엔키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이 능력은 수메르어로 ‘메’라는 단어이다. 동사 ‘메’는 ‘존재하다, 이다’라는 뜻이며, 동명사로 ‘존재’라는 뜻도 있다. 수메르 문화에서 ‘존재’란 사람이 도시민으로서의 존재, 곧 인간 사이의 질서를 지키도록 하는 능력이다. - 엣센스 : 술에 취한 엔키에게서 이러한 엣센스(법도, 기술, 능력 등)를 넘겨 받은 인안나는 곧장 부둣가로 가서 ‘하늘의 나룻배’를 타고 그녀의 고향으로 떠난다.

2. 서자 엔키 - 운명을 결정하는 일곱 신

안ㆍ엔릴ㆍ엔키ㆍ난나ㆍ우투ㆍ인안나와 그리고 기원전 25세기 이전에는 도성 국가 키쉬의 지모 신(산 언덕 모신) 닌후르상이 모임에 포함되었으나, 그 이후에는 그녀 대신에 천둥 신이 참여했다.

- 엔릴과 엔키의 갈등 : 엔릴은 ‘신들의 왕, 온누리의 왕’ 같은 칭호를 사용하며 권력의 으뜸에 선다. 「홍수 이야기」는 엔키와 엔릴의 갈등 관계를 담고 있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부정부패가 심해지자 엔릴이 주관하는 신들의 모임에서 큰 신들은 사람들을 휩쓸어버리기로 결정한다. 엔키는 모임에서 나와 갈대로 엮은 담에 대고 신들의 모의를 누설한다. 갈대 담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알아차린 현명한 통치자는 큰 배를 만들어 그의 식구들과 필요한 물자를 싣고 대홍수를 피해 살아남는다.

대기 신(엔릴)

땅 여신(키)

하늘 신(안)

지하수 여신(남무)

지하수 신(엔키)

달 신(난나)

태양 신(우투)

금성 여신(인안나)

혼인 관계

부자ㆍ부녀 관계



- 성혼례의 서자 :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화에서 엔릴은 왕의 정처에서 태어난 적자이고, 엔키는 성혼례에서 태어난 여사제의 아들이다. 전통적으로 매년 거행되었던 성혼례 제도에서 엔키는 ‘서자역’을 담당한 것이다. 기원전 538년 페르시아 군대가 바빌론을 함락할 때까지 근 3,000여 년 동안 특별한 변고가 없는 한 거행되었다.

3. 입법자 우르남무

- 수메르 도시 국가들이 근 40여 년 동안 외부 침략에 시달리고 있을 때, 우르남무는 우르의 주권을 정비하고 주변의 도성 국가 통치자들을 설득하여 연합 방어책을 강구했다. 확고한 수메르 연맹체를 구성하여 새 왕조를 창건했다. - 우르는 ‘개나 사자 같은 네 발 달린 동물, 남자, 용사’ 등을 뜻하며 남무는 엔키의 어머니인 지하수 여신의 이름이다.

4. 서자 길가메쉬 - 길가메쉬는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졌지만, 그는 기원전 2650년경 도성 국가 우루크의 왕으로 실존했던 통치자이다.

❍ 6. 저승 신들의 이야기 - 왜 단군은 민족을 수호하는 저승 신이 되었는가?

1. 동쪽 산 너머의 저승 입구 - ‘동쪽이 산이고 저승 입구이며 서쪽이 저승 출구’라는 공간성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고대 근동 지역에서는 대부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저승 신화가 채택되었다. 산신은 저승 선신이며 저승 감독관(수호신)이다. 수메르어에 ‘산’과 ‘저승’이 같은 단어 ‘쿠르’인 점을 이해할 수 있다.

-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원전 6세기부터 바빌로니아 지방으로 이주ㆍ정착해서 이곳에 유대교 학문의 중심지를 만들었다. 그 예가 바빌로니아「탈무드」이며, 여기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화의 많은 요소가 담겨 있다.

2. 에덴 동산의 동쪽 출입구

- 앗시리아 왕궁과 신전 입구에 세워 놓았던 수호신상. 황소 몸집에 독수리 날개를 달았다. 이 신은 악귀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에덴 동산 입구에 세워놓았다고 상상할 수 있는 문지기 수호신(케룹)들이 이러한 형상일 것이다. - 하느님은 아담과 하와를 에덴 동산 밖으로 쫓아내고 동산의 동쪽 입구에 독수리 날개를 가졌으며 몸집은 황소인 케룹들을 세워 생명의 나무로 가는 길을 지키게 했다. 말하자면 에덴 동산의 동쪽에 동산의 출입구가 있는 것이다.

- 해질 무렵에 떠났다 : 초기 랍비들의 해석에 의하면 아담이 에덴 동산 밖으로 쫓겨나간 시각은 해질 무렵이다(왜냐하면 아담을 만든 다음날이 안식일이며, 안식일의 시작은 해가 진 때부터이기 때문이다). 저승사자들은 저녁때에 서쪽 출구로 나와 사람들을 잡아가려고 배회한다. 아담이 서쪽으로 걸어가지 않는 이유는 아직 저승사자들에게 잡혀가는 시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담과 하와는 오히려 저승사자들을 따돌리고 해가 뜨는 쪽을 향해서 떠나간다.

- 산동네의 성전 : 초기 유대교 랍비들은 에덴 동산이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에덴 동산 이야기는 기원전 10세기 무렵 예루살렘 성전을 모델로 엮어진 신화의 단막극이라고 볼 수 있다. 예루살렘은 산 언덕으로 주거지가 형성된 도성이며, 예루살렘 성전은 시온 산의 산등성이에 세워진 건물이다. 그들의 신비 문헌「헤이칼로트」에 의하면, 에덴 동산은 산꼭대기에 위치하며 그곳 가는 길에 눈이 쌓여 있었다. ‘헤이칼로트’는 성전들이라는 듯이다. 따라서 민족을 구원할 메시아는 산동네에서 나온다는 믿음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고대 근동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초기 로마 시대에 팔레스티나 지역에서 출현하는 메시아는 저승 여행을 경험한 산신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 산신 : “주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말씀했다. ‘나는 엘 샤다이이다.’ ”「창세기」17장 1절에서 ‘엘’은 신이라는 뜻이며, ‘샤다이’는 ‘높은 산/언덕’을 뜻한다. 이 단어는 흔히 ‘전능하신 하느님’이라고 번역되지만, 바빌로니아어로 ‘샤두’[‘산/언덕’]라는 뜻으로 ‘산신’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에덴 동산을 지키는 주 하느님이 산신이며, 에덴 동산은 복 받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산’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스라엘의 신 ‘엘 샤다이’는 예루살렘을 수호하는 산신인 셈이다. 중세 국어에 ‘아사’는 ‘처음’, ‘달’ 은 ‘언덕’을 뜻한다.

3. 가장하여 혼인하고 - 인간이 놀이하는 동물인 것은 문화인류학의 주된 관심이기도 하다. 환웅이 가화하여 웅녀와 혼례를 행하는 의식은 놀이와 제의 두 범주를 넘나드는 종교행위라고 볼 수 있다.

4. 「저승 신들이 태어난 이야기」 -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 가운데 신이 다른 사람으로 가장하고 자기 아내와 동침하여 아들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잇다. 여기에서 태어난 아들이 저승 신이 된다.

- 엔릴의 아들이 달 신이고 달 신의 아들이 태양신이다. 달 신이 태양신보다 앞서 태어나는 이유는 하루를 계산하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의 생활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루의 시작은 해질 녘에서 다음날 해질녘까지였다. 이러한 계산법은 지금도 유대교의 안식일 전통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유대교는 안식일의 시작을 금요일 해 지는 시각부터 다음날 해 지는 시각까지로 보고 있다.

5. 민족의 구원 신 단군 - 『삼국유사』의 첫 편 단군 사화는 저승으로 가는 여행길이 아니라, 조선 국가를 세운 단군이 첫 번째 저승 신이 되어 조선 민족을 수호한다는 이념에서 편집된 것이다.

❍ 7. 한국 토속 신앙, 곰과 호랑이를 만나다 - 단군 신화 속의 웅녀와 호녀의 의미

1.태백산의 곰 여주 - 길가메쉬의 어머니 닌순(‘들소 여주’)이나 두무지의 어머니 두투르(‘암양 여신’)는 모두 도성에 인접한 들판에 서식하는 짐승들의 수호 여신이다. 그리고 그들의 아들들이 도성의 와이 되거나, 도성 신전 여사제의 남편이 된다. 이러한 신화소와 단군 신화를 비교해보면 단군의 어머니 웅녀는 도성에 인접한 산의 여주이다. 메소포타미아의 성혼례와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웅녀는 신년 축제일에 성혼례의 배우자인 여사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웅녀는 무교의 대여사제 무녀인 것이다. 그래야만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의 서자와 혼인할 수 있는 상대가 되며, 그녀의 아들이 하늘의 왕권을 이을 수 있다. 또한 길가메쉬나 두무지가 저승 감독관이 되었듯이 단군도 산신(저승 신)이 되어 어둠에 시달리는 백성의 사정을 듣느 수호신의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곰 신화소와 도성 문화 - 웅녀가 중개자로 형성된 칠성바위/칠성신 신앙은 무교라는 종교 문화에서 이해된다. 그리고 불교 전래 이전에 우리나라 고대 사회의 무교는 원시 사회적인 샤머니즘이 아니라 도시 사회적 종교였음을 보여준다. 고대 사회에서 제천 의식을 거행했던 한국의 고대 무는 이처럼 도성 사회의 문화 양상을 지닌다. 따라서 단군 신화의 곰과 호랑이의 신화소도 이러한 도성 신화의 문맥에서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귀면과 산지기 후와와

-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나타난 후와와의 얼굴이 고대 그리스에 전해져 고르곤이 되었고, 고르곤의 모습이 동방으로 전해져 귀면화에 그려진 무서운 얼굴이 된 것이다. 귀면은 그 장소에 잡귀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귀면은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에 두루 퍼져있는데, 그 기원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곰의 형상을 한 산지기 후와와에서 찾을 수 있다. 삼국시대의 귀면와를 보면, 한결같이 머리에 두 뿔이 나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문화에서 뿔 달린 모자는 신성의 상징이다. 따라서 어느 특정한 인물이 신이 되는 경우 그는 신처럼 뿔 달린 투구를 쓰거나 두 뿔이 달린 모습으로 묘사된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 올라가 하느님과 함께 40일 동안 지내다가 내려올 때 모세의 모습을 묘사하는 장면이다.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내려오고 잇었다. 산에서 내려올 때 모세의 손에는 증거의 두 판이 있었다. 그러나 모세는 자기가 그분과 말했음으로 자기얼굴 살갗에 뿔이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출애굽기」34장 29절, 흔히 한글 번역 성서에는 그의 얼굴 피부에 광채가 나는 것으로 번역되었다).

- 방상시 : 방시시는 상여 행렬의 맨 앞에 서서 죽은 이에게 귀신이 달라붙지 못하게 잡신을 몰아내는 역할을 한다. 방상시 가면은 중국 주나라 이래로 장례 의식에서 악귀를 몰아내는 방편으로 사용되었고, 5,6세기 무렵 신라 시대 때 장례 의식에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창세 신화에 묘사된 마르둑의 네 눈과 네 귀를 연상시키며, 방상시가 작은 곰 신화소를 떠오르게 한다.

- 처용 가면 : 처용 탈/가면이나 방상시의 탈/가면은 벽사의 기능을 한다. 고대 그리스 신전의 바깥 벽면에 부조된 고르곤의 모습이나 발리 섬의 신전에서 발견되는 귀면의 역할도 벽사에서 이해된다. 이와 같은 귀면 전승의 기원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후와와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후와와는 곰의 신화소로 설명되며, 작은곰/단군 신화소의 전승은 귀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스핑크스 : 동양 문화권의 호랑이는 서양 문화의 사자에 해당된다. 특히 기자에 세워진 스핑크스는 그 뒤편에 있는 피라미드들을 수호하는 문지기이다. 하지에 동쪽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사자 별자리와 스핑크스는 동일시되었다(이것은 기원전 약 4000~2000년 사이에 형성된 천문지식이다). 기자에 세워진 3개의 피라미드는 은하수 옆에 서 있는 오리온 별자리를 본떠서 나일 강을 은하수로 여기고 그 위치를 견주어 잡아 건축한 거대한 조형물이다.

- 호녀 : 고대 한국에서 사자는 두려움을 주는 목우의 모습이었거나, 잡귀를 몰아내는 나례 의식의 사자춤에서 볼 수 있었다. 호랑이는 저승의 수호신이며 집안과 마을을 보호하는 수호신으로 등장하는 것은 쉽게 설명된다.

4. 생모와 유모 - 논리적으로 극적 상상력을 동원하면 웅녀가 단군의 생모이고 호녀는 단군을 키운 유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날을 무천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리고 호랑이를 신으로 모셔 제사 지냈다라고 기술한다. 단군 자신이 아사달에 은거하여 산신이 되었으므로 ‘단군산신’은 호랑이/호녀와 함께 조선을 지켜주는 내세의 수호신인 셈이다. 곰/곰바위/칠성바위가 웅녀와 연류되는 기자 신앙을 말한다면, 호랑이/「산신도」/석호는 벽사 신앙을 뜻한다.

❍ 8. 한국의 용과 서역 - ‘하늘의 용’이 한국 신화의 뿌리가 된 이유

1. 서역과의 교류 - 고대 근동 신화와 비교해볼 때 용궁 여행은 저승/천상 여행과 같은 범주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편 혁거세나 탈해 이야기에서 용은 울긋불긋한 남방계 배를 타고 한반도 남해안 지역을 왕래하는 서역 문물과 연관된다(닭의 원산지는 인도 지역이다. 박혁거세의 아내가 계룡의 왼쪽 갈비에서 나왔다는 신화소에서 그녀가 서역에서 왔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준다).

2. 묵시록의 용 - 울산 천전리 암각화에 나오는 ‘네 발이 길고 뿔이 달린 용’이라고 할 수 있다. 네 발 달린 용의 기원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문화권에서 찾아진다. 울산 천전리 암각화에 나오는 용은 기원전 6세기 초에 완성된 바빌론의 성문 벽면에 채색된 구운 흙벽돌로 새겨 넣은 용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 빛의 자식들과 어둠의 자식들의 전쟁 : 기원전 2세기 무렵 예루살렘의 유대인 사회에서 비리와 불의에 가득 찬 유대교 사제들이 기득권층에 불만을 품고 새로운 사회를 구현하려는 믿음의 선각자들이 이러한 묵시 사조에 편승하여 새로운 계약의 공동체를 이루었다.

3. 창세 신화의 용 - 묵시 문학 전통은 고대 바빌로니아의 창조 서사시「에누마 엘리쉬」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것이 전승되어 마지막 날을 이야기하는 묵시록이 된다.「에누마 엘리쉬」와「요한묵시록」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구원자가 나서서 사나운 용/바다의 괴물을 물리친다는 주제이다. 「에누마 엘리쉬」에서 ‘태양신의 송아지/황소’ 마르둑이 ‘바다의 용’ 티야마트, 그리고 그녀의 패거리와 한판 승부를 겨루는 장면을 함께 읽어보자.

- 마르둑과 티야마트의 전쟁 : 바다의 용을 무찌르고 세상을 창조했다는 창조 신화를 전해준 바빌로니아 현자들은 인류의 구원은 악한 세력과 싸워 이겨서 얻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고대 근동 문화를 이어받은 묵시 문학에서 바다의 용이 구원자의 원수로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4. 대추야자나무와 ‘하늘의 용’ - 두무지의 별명 우슘갈안나는 대추야자나무를 뜻할 수도 있고, 글자 그대로 ‘하늘의 용’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때로는 두무지를 ‘우슘갈’이라고도 불렀다.

- 인안나를 뜻하는 상형 문자가 갈대로 엮은 집(창고)의 기둥인 것처럼 인안나는 곡식 창고를 상징하며, 두무지는 곡식 창고를 채우는 공급자로 대추야자나무 열매(아마우슘갈안나)를 상징한다.

- 티야마트와 두무지 :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화에서 용은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바빌로니아 창조 서사시「에누마 엘리쉬」와 같은 창세/전쟁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용/큰 뱀’으로 악한 세력의 우두머리를 가리키며, 구원자와 대적하는 원수로 나타난다. - 다른 하나는 양치기 두무지의 상징으로 왕권의 용을 표상하며, 풍요와 계절적 부활을 뜻하는 저승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

- 부활/재생의 두무지 전승은 고대 근동 문화의 중요한 신화소 가운데 하나이다. 두무지는 바빌로니아어로 ‘탐무즈’라고 하는데, 6월에서 7월에 걸리는 달을 ‘탐무즈 달’이라고 한다. 이 달은 망자들을 위해 곡하는 달로 알려져있다. “하느님께서 나를 하느님의 성전 북쪽에 있는 대문에 데려갔다. 거기에 여인들이 앉아서 탐무즈를 위해 곡하고 있었다.”(「에스겔서」8장 14절)

5. 서역의 용 - 문무왕이 용이 되어 나라의 수호신 역할을 했다는 전설은, 두무지가 저승의 감독관이 되어 착한 사람들의 저승 생활을 돌보았다는 전승과 비슷하다. - 남해안 지역과 관련된 용은 바다와 강을 수호하는 신으로, 그리고 북쪽 지역의 환경에서 엮어진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산을 수호하는 신으로 한국 고대 문화의 큰 줄기를 이룬다.

❍ 태조 왕건의 탄생 설화와 용호 신화 - 태백 호랑이와 서역 용과의 만남

1. 구한과 삼십육구

-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고 전 국토에 서른여섯 군을 설치했다. 용건은 도선 대사의 말대로 서른여섯 칸 저택을 지었으며 그곳에서 왕건이 태어났다. 여기에서 36은 6×6으로 계산하여 나온 숫자이고(단군 신화에 삼칠일을 21일로 간주하는 것처럼) 6은 수의 숫자라고 흔히 설명한다. - 주나라에는 구주에서 금을 모아 만든 구정이라는 보물의 신비한 힘으로 국가를 수호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것처럼, 도선이 예견하는 태조 왕건의 탄생 신화에도 구한의 침범을 막을 수 있는 상징물이 있어야 했다. 용건이 지은 삼십육 칸 저택이며 구층탑의 설화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36은 9×4에서 나온 숫자이다.

- 구토의 재난 : 『삼국유사』제2권 기이편 두 번째「후백제와 견훤」에 “삼한이 액운을 만나고 구토에 흉년이 들어 백성들 가운데 황건적에 든 자가 많다.” - 호경이 동네 사냥꾼 아홉 명과 사냥을 갔다가 호경만 살아남고 굴이 무너져 모두 죽었으므로 산 이름을 구룡산이라고 고쳤다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 용건은 형제가 자신을 포함하여 모두 네 명이라고 표명하는 것도 사방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왕건의 이름을 4-9의 획 숫자로도 읽을 수 있다. 구공, 구만리장천, 구사일생, 구천 아홉의 상징성은 고대 그리스와 지중해 연변 문화에 종종 나오며 가장 거룩한 시간과 장소를 뜻한다. 트로이는 9년 동안 포위되었으며 오디세우스는 9년 동안 여행을 했다. 철학자 플라톤은 81세에 죽었다고 한다(즉 9×9세). 그리스의 태양신 아폴론의 어머니 레토가 아폴론을 낳을 때 9일 밤낮으로 산고를 했다고 이야기하며 아폴론은 아홉 명의 뮤즈(음악의 여신)들과 항상 수금을 타며 지낸다. 인도나 페르시아, 터키, 중앙아시아, 몽고, 중국 등 북반구 민족들의 많은 전승에서도 9는 아주 먼 곳을 뜻한다. 일곱 개의 항성 너머 가장 먼 곳에 아홉 번째 하늘, 즉 구공 또는 구천이 있으며 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2. 육육의 대수

- 도선은 용건에게 이르기를, 육육으로 우를 지어 삼십육구로 하면 천지의 대수에 부응하여 명년에 반드시 성자를 낳을 것이니 마땅히 왕건이라고 이름하라“고 했다. 육육은 수지대수(물의 큰 숫자)와 관련되며 또한 천지지대수(하늘과 땅의 큰 숫자)이다. 또한 육육은 태어날 성자의 숫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따르는 것은 마땅하다고 두 번이나 반복한다. 육육은 6-6또는 66으로 읽을 수 있으며, 6-6과 66의 이중적인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다. 상징 숫자 66은 이슬람 세계에서 이슬람의 유일신인 ‘알라’의 상징 숫자로 사용된다. - 게마트리아는 그리스어 게오메트리아에서 차용된 히브리어이다. 히브리어와 그리스어, 아랍어에서 철자는 숫자로 사용한다.

- 666 : 「요한묵시록」(13장 18절)에 ‘666’이라는 상징 숫자가 나온다. 여기에서 666은 로마 황제 네로를 가리킨다고 말한다. - 888 : 예수의 상징 숫자이다. 상징성이 3번 중첩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헬레니즘 시대에 그리스 사람들은 고대 이집트의 ‘문자의 신’ 토트를 ‘세 번 위대한 헤르메스’라고 불렀다. 이스라엘의 하느님의 칭호인 ‘왕들의 왕들의 왕’과 같은 표현이다. 888의 상징성은 8의 상징적인 복을 세 번 중첩하여(8-8-8) 만든 숫자이다. 『신약 성서』에 예수는 “복되어라”를 여덟 번 반복하며 마지막 문장인 “그들의 것은 하늘의 왕국이다”라고 끝맺는 것이 팔복/진복 선언이다(「마태복음 5장 3~10절」)

- 신라의 감간 팔원이 강충에게 산 남쪽으로 이사하고 “여기는 팔진선이 살 곳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삼한을 통합할 왕건이 태어난 송악군은 8의 상징 숫자가 계시된 곳이며 복된 장소인 것이다.

3. 알라의 숫자 66

-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조로아스터교, 이슬람 등에서 상징 숫자 6은 창조의 숫자로 이해된다. 하느님은 6일 동안 창조했고, 조로아스터교에서도 창조를 여섯 시대로 구분하며 이를 6명의 대천사로 상징해서 보여준다. - 태조 왕건의 태수 66을 비교하면 왕건의 큰 숫자를 육육, 즉 66을 가리키는 상징숫자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왕건은 이슬람의 유일신 알라의 상징 숫자를 지닌 것으로 볼 수도 있다.

4. 용과 호랑이의 만남 - 왕건의 탄생 설화는 고대 한국의 전통적인 구원자적 호랑이 신앙과 서역의 후원자적 용 신앙의 조화로 창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 10. 주몽의 활과 처용의 노래 - 어둠의 세력을 몰아내고 흥겨운 잔치를 열다

1. 주권의 상징 - 하늘 신 아누가 활을 들어올리고 신들에게 마르둑이 ‘신들의 왕’이라고 알리는 의례를 거행한 것이다.「에누마 엘리쉬」는 매년 신년 축제일에 방방곡곡에서 모인 순례인들 앞에서 대사제가 활을 들고 마르둑의 주권을 만민에게 천명하는 종교적 연례 행사에서 낭송하는 서사시였다. 이러한 신년 행사를 천여 년이 넘게 거행했던 바빌로니아의 문화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사회뿐 아니라 주변의 여러 민족에게도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활’의 신화소는 주변 문화에서도 주목되는 주제가 되었다.

2. 계약의 징표 - “나는 나의 활을 구름에 세울 것이니, 나와 땅 사이에 계약의 징표가 될 것이다. 천궁이 구름에 있을 대 나는 그것을 볼 것이며, 하느님과 땅 위에 있는 살로 살아 있는 온갖 생명 사이에 세운 영원한 계약을 기억할 것이다.” - ‘구름 사이에 나타나는 활(히브리어로 케쉐트)’은 한글 번역본에는 흔히 무지개로 옮겨져 있기 때문에, 이 단어가 활이라는 것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천궁이라고 번역하면 그 의도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전승도 이해할 수 있다.

❍ 11. 바리 공주 신화와 한국의 무 - 바리 공주는 왜 생명수를 서역에서 가져오는가?

1. 바리공주 신화 - 망자천도 굿은 49일째에 행하는 굿이며, 중부 지방에서는 진오기굿, 영남 지방에서는 오구굿, 호남 지방에서는 씻김굿 등으로 불려진다.

2. 저승 여행과 신성 - 고대 근동 문화권에서 저승을 여행하고 돌아온 인물은 불과 세명 밖에는 없다. 두무지, 길가메쉬, 그리고 예수뿐이다.

❍ 12. 인간의 네 가지 유형, 용감한 사람들 - 웅녀, 바리 공주, 심청, 춘향, 홍길동의 경우

❍ 13. 그 문자는 옛 글자를 본받았다 - 한글의 히브리어 기원설

1. 중국 유대인 - 1489년 회당 중건을 기념하여 세운 석비는 한자로 기록되어 있다. 그 내용에 의하면 이스라엘의 종교는 반고 아담의 19대 손인 아브라함이 세웠으며 “천지개벽 이후 조상들에게 전해져 내려왔다”고 한다. 아브라함이 실로 바른 종교를 추구했고, 종교의 근본이 세워진 때는 주나라 146년(기원전 977년)이라고 말한다.

- 15세기에서 1670년대까지 일곱 성의 유대인들의 족보를 기록한 책이다. 이 책에는 23쪽에 달하는 히브리 기도문과, 74쪽에 달하는 616명의 남자와 380명의 여자의 이름인 한자와 히브리어로 족보에 따라 기록되어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유대인 어머니인 경우 “이스라엘의 딸”, 유대인이 아닌 여자인 경우 “아담의 딸”이라고 히브리어로 덧붙여 명기했다는 점이다. 여자 가운데 유대인이 아닌 성이 47개나 되는 것으로 보아, 족외혼이 성행햇음을 알 수 있다. - 흔히 그들이 중국인 사회에 동화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1,000년 이상 유대교의 정체성을 유지했던 중국 유대인들의 공동체가 불과 100여 년 동안에 와해되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2. 히브리어, 갈림토, 훈민정음 문자의 대조 - 모음 부호 : 전세계에 알려진 알파벳 모음자 가운데 히브리어 모음 부호와 훈민정음 중성자처럼 비슷한 것은 없다고 확신한다.

3. 훈민정음의 음운 체계 - 『단군세기』에 의하면 3세 단군 가륵 2년에 을보륵이 정음 38자 가림토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군 조선의 역사를 서술하는 데 있어서 그 시원을 태초 역사에 두려는 기원론에 입각하여 기술한 것이지, 『조선왕조실록』의 경우처럼 당대에 생긴 사건들을 서술한 역사적인 실록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유사한 경우로 『히브리 성서』「창세기」4~5장에 나오는 카인과 아담의 족보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족보는 역사적 자료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고대 근동의 한 민족의 태초 역사를 서술할 때 그들의 족보ㆍ계보가 필수적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 『홍무정운서』에서 설명하는 것은 사람이 낸 소리를 7음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훈민정음 초성의 음운 체계를 5음, 즉 아음ㆍ설음ㆍ순음ㆍ치음ㆍ후음으로 구분하여 7음 체계는 중국의 성운서 『홍무정운』에서 논하고 있다. 그러므로 훈민정음의 음운 체계를 7음으로 정하게 된 까닭은 중국 운서에 의거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유대인들이 배우고 전했던 히브리어 운서에서도 이러한 5음 음운 체계를 볼 수 있다.

4. 가림토 문자와 ‘태백’ - 가림토 문자가 기록된『단군세기』는 고려 말기 문정공 이암(1297~1364년)이「고기」에 따라 편찬한 책이다. 그후 약 140년이 지나 이암의 현손 이맥은 괴산에 유배되었다가(1504년) 중종 15년에 소환되어 찬수관이 되고 『태백일사』를 편찬했다. 이 책에 가림토 문자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이맥은 그가 괴산에 유배되었다가 그곳에서 장서사전들을 열람하고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들은 바를 채록했다가 찬수관이 되면서 내각에 있는 비장서적을 참조하여『태백일사』를 편찬했다고 한다. 『태백일사』에는 대종교의 경전인『천부경』과『삼일신고』가 포함되어 있다.

5. 중국 유대교의 종교관 - 유대교의 역년과 대종교에서 계산하는 역년 사이에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이 세상에 독자적인 역년을 가지고 있는 민족도 흔하지 않지만 그 가운데 유대교력과 단군교력 만큼 연수가 비슷한 역년도 없다. 이것도 우연의 일치일까? 단군을 민족의 시조로 하는 ‘태백’전통과, 아담의 19대손인 아브라함을 정교의 조사로 보는 중국 유대교 사이에 어떠한 소통 관계의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 중국 유대교 회당 청진사에 걸려 있던 현판에 담긴 글 : 서축의 재능 있는 사람들이 천지인을 만드는 본을 구했다. 예는 하늘을 존중하는 데 있으며 의는 조상을 본받으며 따르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늘 예의에 앞선다. 조상(아브람)이 홀로 하늘(의 종교)를 이어받고 하늘을 공경했기에 우리가 조상을 기억하는 것이다. 우리의 본은 하늘이고 우리의 본은 조상이다. 게으르지 말고 받들어 다다르다. 가르침이 니산과 합하며 사람은 하늘과 조상에 본을 둔다.

- 주목할 만한 현판의 글월 : 『천경』(모세오경)은 53장이며 입으로 읊으며 마음으로 붙잡고 황도가 공고하라고 빈다. 종교는 거룩함에 있으며 27자로 마음과 도와 배움을 전하는 신비를 얻는다. - 성자 27자는 22개의 히브리어 자음자와 5개의 종성자를 가리킨다. 유대교의 경전을 『천경』이라고 하며, 여기에서 천지인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6. 유대교 신비주의 카발라 - 카발라는 ‘전승’이라는 뜻이다. 초기 유대교에서 카발라는 유대교의 모든 전승의 체계를 일벋는 말이었지만, 점차 전승 가운데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교리를 특별히 카발라로 칭하여 카발라 신비주의가 형성되었다. - 32개 통로는 22개의 히브리어 자음자이며 10개는 위에서 설명한 스피로트(정점)이다. 유대교 신비주의의 기본이 되는 『창조서』는 이처럼 32개의 통로로 하느님의 비밀을 밝히는 교서이다. 한편 ‘태백’ 전통을 이은 교서인 『삼일신고』또한 이러한 책이다.『삼일신고』를 익을 때에 벽에 걸어두고 본다는 「진리도」역시 카발라 도식과 유사하다.

7. 알파벳 문자의 기원 - 고대 이집트 상형 문자 :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점토판을 사용했기 때문에 상형 문자가 쐐기 문자로 변했지만, 붓으로 그리는 편리함 때문에 고대 이집트인들은 그림글자를 계속 사용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쐐기 문자는 3,000여 년 동안 음절 문자로 사용되었으나,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이와는 달리 상형 문자 가운데 24개 문자를 준 알파벳으로 통용해서 언어표기에 획기적인 변혁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집트의 알파벳은 모음자가 없고 자음자로만 구성된 음절식 알파벳이다.

- 알파벳 문자의 탄생 : 고대 이집트 상형 문자의 약화체 문자가 이집트뿐 아니라 지중해 주변의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면서 페니키아 등 북서 셈어권에서는 22개의 알파벳 문자가 고정되었다. 비로소 기원전 10세기경의 고대 그리스 문자부터 자음자와 모음자가 구비된 완전한 알파벳 문자가 생겼다. 이렇게 자음자에서 모음자를 만든 그리스 인들의 예지가 인류의 알파벳 문자 문명의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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