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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독서클럽에서 각자 올해의 책을 말한다기에, 책장의 책들을 바라보며 나는 무엇을 정할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으로 결정했다. 왜 하필 여행기? 내 꿈을 현실화하는데 이 책이 혁혁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여행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 피에 흐른다는 역마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여행기를 읽으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흥분 상태에 빠진다.

솔직히 책으로는 안 가본 곳이 없다. 국내로는 걸어서 오지를(그리움으로 걷는 예길-안치운), 자전거로 국내를(자전거 여행-김훈), 아름다운 암자들을(암자로 가는 길-정찬주), 국내 명사찰을(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김봉렬),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국내 33곳을(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33-이두영) 갔다.



국내만 간 것이 아니다. 자전거로 세계를(가보기 전엔 죽지 마라–이시다 유스케), 오토바이로 세계를(샐러리맨 R씨, 세계일주 떠나다-하파트), 걸어서 애팔래치아 산맥을(나를 부르는 숲-빌 브라이슨), 걸어서 히말라야를(천년 순정의 땅, 히말라야을 걷다-김홍성), 세계 최고의 여행지를(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지 40-스티브 데이비), 죽기 전에 봐야 할 세계 1000곳을(1000 places to see before you die-Schultz), 스위스를(스위스 문화기행-조두환), 독일을(낭만과 전설이 숨쉬는 독일기행-이민수)… 헥헥…. 다 가봤다.



그럼에도, 미국을 자전거로 횡단했던 생생한 경험을 담은 이 책을 거부할 수 없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여행기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저자 홍은택에 대한 신뢰감 때문이기도 하다. 홍은택은 동아일보 기자 시절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을 번역한 사람이다. 빌 브라이슨이 뛰어난 작가이기도 했지만 홍은택의 번역도 훌륭해서, 신문에서 홍은택이란 이름을 봤을 때 주저 없이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역시나… 이 책은 멋졌다.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미국을 횡단한다. 산맥을 넘고 개한테 쫒기며, 트럭에서 던진 병을 맞으며 미국을 달린다! 피 속에 잠겨있던 역마살이 솟구치며 “나도 떠나고 싶다!” 고 외쳐댔다. 한 마디로 마약 같은 책이다. 저자가 아주 힘들었다고 말해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

우아..! 나도 자전거 타고 떠날래!!!



그러나 불행히도 나는 자전거를 못 탄다. 남동생도 자전거를 못 탄다. 우린 그 책임을 길바닥에서 떼굴거리며 울어도 자전거를 사 주지 않았던 모친에게 돌리고 있지만, 뭐야? 지금 배우면 되지!

그래! 지금 배우면 되지! 이 책에서 보면 아메리카를 3번이나 횡단한 할머니 얘기가 나온다. 그 할머니는 60살 때 비만 상태로 처음 자전거에 올라 동네를 조금 돌다가 힘들어 돌아온다. 그러나 그 다음날은 조금 더 멀리, 그 다음날은 조금 더 멀리… 그러다 3개월쯤 지났을 때 그냥 미국을 횡단해 버렸다. 그리고는 2번을 더 횡단했다.



내가 다른 여행보다 자전거 여행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온전히 나의 힘과 나의 몸으로 이 땅을 밟아가기 때문이다. 60살도 안 되었는데 까짓 거 못할 거 있을까.



2007년 결심이 섰다. 나는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크로스 아메리카? 에.. 그건 휴가가 짧아서 어렵고… 처음에는 크로스 갑천으로 시작해서 크로스 컴퍼니, 크로스 대전, 그리고 가을에는 곡성에서 1박 2일의 자전거 여행을!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나라를 자전거로 달릴 것이다. 꼭!



뭐, 꿈은 아무튼 좋고… 자전거부터 배우시지? 하하… 물론 배워야지.

오늘 아침, 아무도 없을 때 연습하려고 일어났더니만 창 밖엔 눈이 소복하다. 눈도 오시는데, 자전거는 제쳐두고 아이들과 눈 속에서 놀았다. 뭐, 연습은 내일부터 하지 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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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호 2006.12.17 09:00
    조선기행(백년전 조선을 둘러본 두 외국인의 여행기) 과 "걷는 행복"(이브 파칼레)-걸어서 세계를 일주하는 동물학자, 고산 윤선도의 보길도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 걷는 행복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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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우 2006.12.17 09:00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를 세번 당한 경험이 있는 저는 세번째 교통사고를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끊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니 자전거란 놈을 타고 돌아다니던 지난 시절 제 모습이 머리속에 살짝 그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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