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수유+너머’라는 이상한 단체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02년에 발간된 역시 이상한 제목의 책 << Book + ing >>를 통해서였다. 당시 이 단체의 이름은 더욱 괴상망칙한 <수유연구실 + 연구공간 ‘너머’>였다. 그 후 수유연구소(간단히 줄여서)는 내게 참 이상하면서도 매력적인 곳으로 인식되었다.
고미숙의 <<열하일기…>> 나 이진경의 <<노마디즘>>이란 책이 신문의 북 섹션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을 봤을 때는 이 조직에 대해 감정(질투나 부러움 같기도 한)마저 갖게 되었다.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읽어보고 싶었는데도 뒤적거리기만 하다 서점을 나온 것도 이런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지난 독서여행에서 강신철 교수님이 수유연구소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이 책을 언급하시는 걸 듣고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읽고 난 지금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가슴이 출렁댄다. 난 새로운 세상을 봤다. 그것도 멋진 세상을!
‘몸에 대한 조절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여성이 삶의 주체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구실 후배들이(특히 여자들) 몸이 안 좋다거나 마음이 울적하다고 하면 나는 늘 말한다. 요가나 등산을 해. 아니면 제기라도 차!’
--> 이 부분을 읽고 있을 때 딸애가 소파 위에서 온 몸을 지렁이처럼 비비 꼬며 심심하다고 징징댔다. 나는 바로 앎을 삶으로 옮겼다. “나가서 자전거를 타든지 화분에 물이라도 줘!” 결국 딸애는 내 강압에 못 이겨 수퍼에 심부름을 다녀오더니 상쾌한 얼굴로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모름지기 일상이 뒤섞여야 명실상부한 배움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와 다른 활동이 서로 어우러져야 한다.
-->가족도 이런 공동체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감격했다. 아이들은 집안일을 하면서 책임감을 배우고, 나는 여유시간이 더 생긴다. 아들이 밥할 때 나는 소파에서 “빨리 밥 줘!”하고 소리친다…. 생각만 해도 멋지군!
‘흔히 공동체라고 하면 이념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진지한 집단이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진지함은 공동체의 치명적 약점이다… 누구든 코뮌을 꿈꾼하면 가장 먼저 웃음의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 한스 컨설팅의 한근태 대표가 우리 조직에 강연하러 왔을 때 딱딱한 표정으로 침묵하고 있는 우리에게 처음 한 말이 이거였다. 엄숙한 조직은 폐쇄적이고 권위적이며,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
‘대체 앎의 영역에서 스승과 제자가 어떻게 고정된 선으로 구획될 수 있을 것인가? 나이가 많다거나 학벌이 좋다거나 지력이 뛰어나다거나 하는 것은 그저 하나의 특이성일 뿐이다. 앎의 세계에는 종착점이 없기 때문이다.’
--> 바로 이거야! 나의 앎의 세계는 이제 시작이다. 늦은 것도 없고 목적지도 없다. 평생을 배우고, 배운 것을 주변에 전할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 크고 작은 코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를! 길이 길을 만들고,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 삶이 온통 길이 되기를! 사람들이 한 곳에서 다른 낯선 곳으로 건너갈 수 있는 길이.’
--> 책의 마지막 문장인 이 말에 나는 전율했다. 독서클럽도 우리가 만들어 가는 코뮌이구나! 이를 통해 새로운 길이 생기고 새로운 삶이 생기는 거구나! 아.. 나의 2차원적 삶에서 3차원으로 가지가 돋고 있구나!!! 이 얼마나 멋진 삶인가! 꺼억 꺼억~~
독서클럽에 들어온 첫 날, 나는 이 조직을 사랑하게 되었다. 토론회가 있는 날이면 밤새 뒤척이면서 내가 가입할 때까지 존재해 준 이 조직에 감사하곤 한다. 그럭저럭 살다가 이상형을 만나게 되면 “당신이 태어나 준 것도 고맙고 나를 기다려 준 것도 고마워…” 하고 감격하는 식이다. 사실 “누가 너 기다렸대?” 하면 할 말이 없지만… 하하...
독서클럽이 멋진 코뮌이 되기 위해, 그리고 내 삶이 3차원으로 더욱 버라이어티 해지기 위해, 이젠 일말의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해 볼 생각이다.
“자네는 길이 이미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네. 하지만 거기에 길은 없었다네. 길은 바로 우리가 만든 것이라네” (p. 259)
‘수유+너머’라는 이상한 단체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02년에 발간된 역시 이상한 제목의 책 << Book + ing >>를 통해서였다. 당시 이 단체의 이름은 더욱 괴상망칙한 <수유연구실 + 연구공간 ‘너머’>였다. 그 후 수유연구소(간단히 줄여서)는 내게 참 이상하면서도 매력적인 곳으로 인식되었다.
고미숙의 <<열하일기…>> 나 이진경의 <<노마디즘>>이란 책이 신문의 북 섹션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을 봤을 때는 이 조직에 대해 감정(질투나 부러움 같기도 한)마저 갖게 되었다.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읽어보고 싶었는데도 뒤적거리기만 하다 서점을 나온 것도 이런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지난 독서여행에서 강신철 교수님이 수유연구소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이 책을 언급하시는 걸 듣고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읽고 난 지금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가슴이 출렁댄다. 난 새로운 세상을 봤다. 그것도 멋진 세상을!
‘몸에 대한 조절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여성이 삶의 주체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구실 후배들이(특히 여자들) 몸이 안 좋다거나 마음이 울적하다고 하면 나는 늘 말한다. 요가나 등산을 해. 아니면 제기라도 차!’
--> 이 부분을 읽고 있을 때 딸애가 소파 위에서 온 몸을 지렁이처럼 비비 꼬며 심심하다고 징징댔다. 나는 바로 앎을 삶으로 옮겼다. “나가서 자전거를 타든지 화분에 물이라도 줘!” 결국 딸애는 내 강압에 못 이겨 수퍼에 심부름을 다녀오더니 상쾌한 얼굴로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모름지기 일상이 뒤섞여야 명실상부한 배움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와 다른 활동이 서로 어우러져야 한다.
-->가족도 이런 공동체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감격했다. 아이들은 집안일을 하면서 책임감을 배우고, 나는 여유시간이 더 생긴다. 아들이 밥할 때 나는 소파에서 “빨리 밥 줘!”하고 소리친다…. 생각만 해도 멋지군!
‘흔히 공동체라고 하면 이념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진지한 집단이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진지함은 공동체의 치명적 약점이다… 누구든 코뮌을 꿈꾼하면 가장 먼저 웃음의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 한스 컨설팅의 한근태 대표가 우리 조직에 강연하러 왔을 때 딱딱한 표정으로 침묵하고 있는 우리에게 처음 한 말이 이거였다. 엄숙한 조직은 폐쇄적이고 권위적이며, 결국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
‘대체 앎의 영역에서 스승과 제자가 어떻게 고정된 선으로 구획될 수 있을 것인가? 나이가 많다거나 학벌이 좋다거나 지력이 뛰어나다거나 하는 것은 그저 하나의 특이성일 뿐이다. 앎의 세계에는 종착점이 없기 때문이다.’
--> 바로 이거야! 나의 앎의 세계는 이제 시작이다. 늦은 것도 없고 목적지도 없다. 평생을 배우고, 배운 것을 주변에 전할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 크고 작은 코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를! 길이 길을 만들고,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 삶이 온통 길이 되기를! 사람들이 한 곳에서 다른 낯선 곳으로 건너갈 수 있는 길이.’
--> 책의 마지막 문장인 이 말에 나는 전율했다. 독서클럽도 우리가 만들어 가는 코뮌이구나! 이를 통해 새로운 길이 생기고 새로운 삶이 생기는 거구나! 아.. 나의 2차원적 삶에서 3차원으로 가지가 돋고 있구나!!! 이 얼마나 멋진 삶인가! 꺼억 꺼억~~
독서클럽에 들어온 첫 날, 나는 이 조직을 사랑하게 되었다. 토론회가 있는 날이면 밤새 뒤척이면서 내가 가입할 때까지 존재해 준 이 조직에 감사하곤 한다. 그럭저럭 살다가 이상형을 만나게 되면 “당신이 태어나 준 것도 고맙고 나를 기다려 준 것도 고마워…” 하고 감격하는 식이다. 사실 “누가 너 기다렸대?” 하면 할 말이 없지만… 하하...
독서클럽이 멋진 코뮌이 되기 위해, 그리고 내 삶이 3차원으로 더욱 버라이어티 해지기 위해, 이젠 일말의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해 볼 생각이다.
“자네는 길이 이미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네. 하지만 거기에 길은 없었다네. 길은 바로 우리가 만든 것이라네” (p. 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