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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아시아의 라이프 스타일 (Mukouyama Masako)

by 서윤경 posted Aug 0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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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밝혀져 있진 않지만 저자는 20대 후반에 그럭저럭 한평생 먹고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의 경제적 부를 이루었으나 자신의 생활이 불안하고 초조하여서 이를 계기로 아시아 곳곳을 혼자서 여행하였다. 그리고 이 여행에서 심플하고 쿨한 인생 스타일을 터득한거 같다. 칫솔 하나, 비누하나 소금 조금 이렇게만 있음 그의 작은 여행짐이 꾸려지는것이고 여기에 비누샴푸와 치약까지 겸비하면 1년도 끄덕없는 여행이 된다.

그에게 있어 짐의 기준은 "있으면 좋을텐데..."라고 여겨지는 물건은 대개 없어도 되는 물건이다. 그리고 "이것과 저것, 둘중 어느걸로 할까"하고 망설일때는 둘 다 필요없다. 감촉이 좋은 무명천 하나가 오히려 가장 요긴한 준비물인데 이유는 허리에 둘르면 스커트가 되고, 추울 때 어깨에 걸치면 숄로, 적당히 목에 감으면 스카프로, 넓게 펼치면 방석이 없는 싸구려 여인숙에서 담요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여러번의 아시아 여행을 되풀이 하면서 저자의 집이 있는 일본에서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고치게 되었다고 한다.

생활의 심플함 외에 저자는 아시아 곳곳에서 배운 키친 파머시(주방 약국)의 지혜도 얻었다. 굳이 아시아 곳곳을 돌아다니진 않았지만, 몇가지 내가 알고 있는 민간요법과도 일치되는 내용이 있었다. 예를들면, 콧물 감기와 오한에는 생강차를, 목이 아플때 소금과 심황을 녹인 따뜻한 물로 양치를 하고 이외에 저자가 소개한 방법도 몇가지 더 있다. 물론 이런 키친 파머시가 만능 특효는 되지 않겠지만, 조금만 콜록대도 냉큼 약국으로 달려가 화학제품의 알약을 찾아먹는 것을 줄여줄 수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아시아의 다양한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저자에겐 상상할 수도없는 것들이 그들에겐 당연하거나, 반대로 저자가 상식으로 굳게 믿고 있는 것들이 사실 엄청난 비상식으로 통하는 경험을 하였다. 즉 나라에 따라 지역에 따라 기후에 따라 한사람 한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상대방의 사고방식을 파악할 수 없을 땐 자신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나 자신을 상대에게 맞추거나 상대를 내게 맞추도록 유도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헤아린다. (116쪽)

다음은 저자가 권하는 홀로 여행을 할때 자신을 위한 좋은 선물이 되는 것으로 권하는 내용이다. 귀한 여행지에서의 시간을 할애해 누군가의 선물을 사다보면 정작 나를 위한것은 하나도 없는 경험을 되돌아 보고 공감을 얻었다.

홀로 여행을 할 때 자신을 위한 좋은 선물이 되는 것들.
꼭 뭔가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골목에서 검은색과 흰색의 얼룩 고양이가 앉아 있던 신문지 조각이나 생필품을 구입하고 받은 영수증 따위를 모아두면 좋다. 화장지에 둘러진 포장지, 파인애플 주스가 담겨있던 종이팩, 버스 티켓과 기차 예약 확인서.....아무래도 종이류가 많이 늘게 된다. 아무리 종이라지만 양이 많아지면 의외로 무겁다. 2주 정도의 짧은 여행이지만 돌아오는 날의 배낭 무게는 몸을 축 늘어뜨릴 만큼 무겁기만 하다. 하지만 나를 위한 선물로 그보다 나은 것은 없다. (79쪽)

얼마전 집을 이사하면서 나도 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방식대로 내 생활도 바꾸고 싶은 충동을 무척 느꼈었다. 이삿짐을 꾸리다보니 어쩌면 이다지도 일년에 한번 쓸까말까한 주방 용기들이 많으며 몇년째 한번도 입지 않은 옷가지들과 이젠 쓸모가 없지만 버리기엔 먼가 아까운 마음에 끌고왔던 물건들 까지 전부 버리고 없으면 없는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한발 더나가 스님들처럼 걸망 하나로 내 소유물을 줄이고 싶었다. 그럴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