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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 야외 할인 장터를 둘러보다가 5000원에 건진 책이다. 판본 형태라든가 내용 그리고 작가 등 모든면에서 금액이 의심스러울 정도였는데 의외로 내용이 재밌고 이해가 잘되서 5000원 투자하여 몇십만원짜리 복권 맞은 기분이랄까...우쨌든 이 책은 현재 절판 상태이지만 최근에 제목을 달리해서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으로 재 출간되었다. 같은 출판사...

저자인 드 보통이 철학에 대한 이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이 책을 통해 나는 드 보통의 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책에서도 그의 글재주 및 인간의 심리 아니 인간에 대한 이해 정도를 볼 수 있다. 나이는 나와 비슷하나 세상과 인간 삶의 형태에 대한 지식에 대해서는 사뭇 존경심이 든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철학자들이 한 챕터씩을 차지하며 이들에 대한 인간적인 이야기 그리고 이들의 철학 사상들을 아주 재밌게 쉽게 다루고 있다.

1장 소크라테스 - 인기 없음에 대한 위안
2장 에피쿠로스 - 충분한 돈을 갖지 못한데 대한 위안
3장 세네카 - 좌절에 대한 위안
4장 몽테뉴 - 부적절한 존재에 대한 위안
5장 쇼펜하우어 - 상심한 마음을 위한 위안
6장 니체 - 곤경에 대한 위안

나는 이들 중에서 세네카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리고 우리는 만물의 질서를 바꿀 수 없다. ....우리의 영혼이 순응해야 하는 것은 이 (자연의)법칙이다. 이 법칙을 우리는 따라야 하고, 이 법을 우리는 준수해야 한다. ....당신이 개조시킬 수 없는 것이라면, 참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다. (104쪽)

마지막 구절...참는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이말이 어찌나 와 닿던지...어쩌면 내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도..
세네카는 로마 황제 네로의 가정교사로 일한적이 있을만큼 네로의 충성스런 보좌역을 맡았건만 의심많은 네로에 의해 결국 죽음을 당한다. 소크라테스를 동경했던 그는 그와 같은 죽음을 맞고자 했으나, 독약을 마시고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스스로 증기탕에 들어가 고통스럽게 천천히 하지만 전혀 동요없이 질식하여 숨졌다. 그는 평생동안 뜻박의 재앙도 많이 겪었고 목격했으며 개인적으로 상실감도 많이 느꼈었지만 철학의 힘으로써 그런 자신을 불안감으로부터 이겨냈다고 한다. 그에게 철학은 인간이 각자의 희망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극복하는 것을 지원하는 수양으로 인식했었다.

나는 내 삶을 철학의 덕택으로 돌린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철학에 대한 나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111쪽)

세네카의 이론대로 우리가 바랬던 것보다 세상에서 얻어지는 것이 적을때 맹렬한 목소리로 울부짖기 보다는 우리가 이 세상을 향해 품는 기대의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맞으리라...즉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포기하기만 하면 우리가 그렇게 화를 내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저항하느라 자신의 힘을 소진하느니보다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순응하는 지혜를 배울 것이다. (146쪽)


세네카 외에도 이 책의 뒤쪽 챕터에서 다루고 있는 쇼펜하우어나 니체와 같은 철학자들도 모두 상심, 곤경, 고통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철학자들이다.

.....그 늙은이가(쇼펜하우어) 이 젊은이(니체)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쇼펜하우어의 설명에 따르면, 철학적 지혜의 정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밝힌바 있다. 가장 분별있는 인간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으로부터 자유를 얻으려고 애쓴다. (278쪽)..........

어쩌면 이 책의 저자 보통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싶다. 이 책의 부제 "복잡하고 힘겨운 삶을 유쾌하게 만드는 삶의 거장들이 알려주는 행복의 철학"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속 위대한 철학 사상들이 결국 개개의 철학자들의 삶에서 얻어진 깃임을 알 수 있고 그러한 부산물은 그닥 우리네 일반인들과 별반 다를게 없이 지지고 볶고 고통받고 또 그안에서 참아내고 위안을 찾는 그런 모습을 낳는게 아닐까 싶다.

만약 우리의 나이가 2천살이 아니고, 플라톤의 대화에 관심이 없고, 또 조용히 파묻혀 산다는 이유로 자신은 깨달음을 얻는데 부적절한 존재라고 생각하기를 그만둔다면, 우리 모두도 현명한 아이디어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 알랭 드 보통(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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