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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뭉크> Edvard Munch(지은이)/ 이충순 (옮긴이)











-'The Scream'과의 만남-



Munch의 그림, 'The Scream'과의 만남은 20년 간 쌓아온 삶의 지층을 뒤흔들어 놓을 만큼 본인에겐 강력한 것이었다. 이 심미적 체험은 본인의 세계관, 가치관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바꾸어 놓았다’는 표현보다는 그것들을 형성하도록 ‘다그쳤다’는 표현이 오히려 더욱 적절하다.





본인을 다그쳐 왔던 만남의 순간을 짧은 필치로 묘사하기에는 적절치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략히 서술해 보면 다음과 같다.





Munch의 'The Scream'이라는 그림은 풍문인지 아닌지 공포를 전파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본인에게도 역시 처음엔 공포로 다가왔다. 그림을 본 순간 그림 속에 울려 퍼지는, 아니 차라리 요동친다는 묘사가 더 적합한 절규의 메아리가 귀를 찢을 듯이 들려왔다. 마치 그 그림이 블랙홀이 된 듯 나를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과 함께. 너무나 무섭고 소름끼칠 정도로 날카로운 소리에 양 손으로 귀를 단단히 틀어막았다. 그러자 마치 듣지 않으려는 나를 원망이나 하듯 그 절규의 소리는 더욱더 날카로워져서 두 귀를 막은 손을 찢고 몸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높은 산 위에 올라가 외친 소리가 깊은 계곡을 한번 휘돌아 치고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듯 몸속으로 들어온 소리는 온몸을 한번 세차게 휘돌아 치고는 반향 되어 입을 열고, 절규의 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그러자 그림 속의 절규와 나의 입으로부터 뿜어져 나간 절규가 만나 더욱더 큰 파동을 형성하여서는 온 세상을 현기증이 날 정도로 뒤흔들어 출렁이게 하고 있었다.





이 우연한 만남은 곧 자신과의 만남이었다. 항상 외적, 객관적 지표에 자신을 맞추어 가며 진실한 자신에 대한 탐구, 발견을 외면한 채 수동적, 노예적인 삶을 살아왔던 내부로부터의 절규였고, 스스로 소외시켜 왔던 내면의 반란이었다. 마치 절규의 비명소리를 막으려 할수록 더욱 크게 들려왔듯, 또 그 소리가 온 세상에 퍼져있어서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었듯 진정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하여서는, 왜곡되거나 부정된 모습이 아닌 '참된 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듯 이 그림은 낭창한 내 정체성들을 다그치고 그러모아 일렬로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화가의 존재는 그의 그림 속에서 발견 될 수 없다.-





본인이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본인의 얘기를 길게 늘어놓은 것은 이 책을 통해 어디까지나 Munch라는 화가의 작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참여함으로써 ‘Munch’가 아닌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이다.





흔히 한 화가의 작품을 조명하고 있는 서적들 중 일부는 엄청난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비평가의 해석과 설명의 강요가 그것이다. 물론 그러한 서적들을 통해서 작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우리는 얻게 될 수 있을지 모르나 그것은 작품에 접근하는 잘못된 방법이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그렇게 접근한 예술작품은 더 이상 그 사람에겐 ‘예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감상자들에게 그러한 접근이 가장 일반적 방법이고, 또한 우리가 학창시절 그렇게 배워 왔다는 것이 극히 서글픈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방법을 통해 Munch의 작품세계로 우리를 오도하지는 않고 있는 듯하다. Munch라는 한 인간의 삶의 일화들, 그가 직접 쓴 글들을 제시하는 형식의 객관적 방법으로 이 책은 쓰여 졌기 때문이다. 즉 Munch가 프랑스에서 쓴 미공개 일기(1889∼1892)와 뭉크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로서 수많은 판화 작품을 목록으로 정리한 구스타프 쉬플러에게 보낸 편지(1903∼1935), 석판화가 삽화로 들어간 드라마 형식의 <자유도시의 사랑>과 <수난의 역사>, 그리고 아담과 이브의 신화를 다룬 판화연작 <알파와 오메가>, '하얀 고양이'와 '벽 안에서'라는 단편 소설 형식의 Munch가 직접 쓴 글들을 있는 그대로 제시해 줄 뿐이다. 때문에 이 책만을 읽고 그의 작품세계에 깊숙이 침투했다는 느낌은 결코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삶들과 그의 작품세계의 연결고리를 엿보며 그의 삶 대신 나의 삶을 대입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술은 자연과 대립하는 것이다. 예술 작품은 오직 인간의 내면에서만 생겨난다. 예술은 인간의 신경, 심장, 두뇌, 눈을 통해서 창조된 영상인 것이다. 자연은 예술에 양분을 주는 영원히 위대한 왕국이다. 자연은 그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영혼의 내적인 영상이다. " -Edvard M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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