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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1 09:00

시가 태어나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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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삶 전체가 시로 다시 태어나는 숨막히는 장면



시가 태어나는 자리에는 황동규 시인의 시편들이 탄생하는 과정의 비밀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시인은 무엇보다도 시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고집을 지키기 위해, 그간 행간에 묻어두었던 말들, 썼다간 지워버린 이야기들, 미처 문장으로 빚지 못한 사유들이 그의 시편들과 어우러지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글쓰기를 재발견 할 수 있었다.







바로 위 문단의 100단어 남짓한 단어들로 이 책을 요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혹 작가 스스로 잊혀 졌을 지도 모르는 기억을 기억의 창고에서 하나 하나 꺼내어 시나브로 적어 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그에 시들을 발견하고 읽었던 나의 공간들과 느낌이 서서히 올라 옴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가 태어나는 자리를 보기 전 시인의 두 권 시집을 접할 수 있었다. 그 첫 권은 몰운대행. 그 다음이 최근 새로 나온 꽃의 고요 였다. 개인적으론 꽃의 고요 보다도 몰운대행에 많은 애착을 느끼며 지금도 서류가방 한 켠에 늘 동행하며 다니고 있다. 몰운대행을 수발처럼 곁에 두는 마음은 두 가지 이유이다. 동 시대에 살아 숨쉬긴 하지만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일 수 있다. 시절은 다르지만 같은 나이대의 고민과 고뇌. 어쩔 수 없는 시절에 대처하는 개인의 모습 이런 것들 속에서 내 시절뿐만 아니라 고인이 되신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모습을 옅볼 수 있어 가슴이 뭉클했다. 작고하신 지 너무 오래된 일이라 잊혀지던 두 분의 얼굴이 자주 떠올랐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시인이 말하는 시절에 같은 마음이었겠거니 하는 동질감에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의도적으로 피할 수도 있겠지만 한번쯤 고민해 볼 만한 꺼리들에 대해 자문자답을 해보기도 했다.







또 하나 여행시인이라 오해 받을 정도로 많이 다닌 작가의 여행과 더불어 탄생한 습작들에 대한 발견이다. 오래된 자동차를 타고 힘겹게 몰운대에 다다르고 그 속에서 해방감을 느끼는 시인의 모습속에서 지난 해 홀로 야간 산행을 감행했던 내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시기적으로 가을인지라 낙엽으로 가려진 등산로를 이탈해 한참을 고생해 다다른 정상. 그 새벽의 여운속에서 느꼈던 평화감. 해방감을 함께 볼 수 있었다.







복잡한 지하철 속에서 시집에 몰돌 하던 중 한 어린이의 말이 쉽게 잊혀 지지가 않는다.







“ 엄마 TV에서 보면 아빠들이 아들이랑 사이가 않좋으면 놀이터 그네 같은 데서 그네 밀어 주면서 이야기 하잖아. 근데 우리 동네는 왜 그네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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