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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들을 들어주고 자신이 벌인 활동과 기억을 정리해줄 전기 작가가 없다.



어릴 때 동화를 읽을 나이가 조금 지나면서부터 위인전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전기에서 위인들은 예외없이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보통사람들은 절대로 이루지 못할 업적을 남긴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부모의 의도인지 아니면 아이 스스로의 판단인지 구분이 안되지만, 그런 위인들의 삶만이 기록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대부분의 전기는 위인들의 업적이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고 또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 설명하기 위해 평범한 사람과 얼마나 달랐는지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솔직히 위인들은 일상적 존재가 아니라 위인이 되기 위해 태어난 특별한 존재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진짜 그 사람들을 제대로 아는 것일까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물론 전기로 쓰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조각의 양각이지만, 오히려 그림자 진 음각과 이도저도 아닌 중간이 그사람을 더 잘 나타내지 않을까?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나름대로의 사연이 없을까?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타인에게는 하품거리 정도에 불과할지라도 여늬 영화나 드라마보다 자신의 인생이 더 흥미진진할지도 모른다. 남들이 인정해주는 업적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한 사람의 살아온 흔적과 기억들이 쓸모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살아오면서 보고 느끼고 겪었던 것들이 토스트 한장에 몇줄로 간략히 정리될 수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정의될 수 있는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사벨이란 지극히 평범한 30대 여성의 연대기를 그녀의 관점에서, 저자의 관점에서 그리고 저자와 연관된 그녀라는 측면에서 서술하였다. 알랭 드 보통이 늘 그렇듯 현재 진행상황과 과거의 설명은 소설적 구조와 전기를 따르고 있고,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인문학적 에세이를 추가하고 있다. 이 책속에 나오는 이사벨은 실제 인물이며, 저자는 일정기간 동안 남자친구가 되어 그녀의 전기를 쓴 것이다.



사람이 자신이 아니 타인을 완벽히 파악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말이나 행동 패턴을 보고 유추는 가능하지만, 이 인간이란 것을 둘러싼 과거경험, 환경, 인간관계, 욕망, 희망 등의 것들은 서로 엉키고 설켜 자기자신조차도 놀랄 때가 있다. 하물며, 절대로 같을 수 없는 조건을 가진 타인들의 감정이입이란 한계가 있기 마련....... 따라서 그사람에 대해 아무리 완벽히 기록한다고 해도 그 글들이 그사람 자체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얼마전 어떤 프로그램에 참가해 '내가 아는 나'와 '남이 아는 나', '내가 모르는 나'와 남이 모르는 나'의 영역이 얼마나 되는 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인간이란 이 네가지 영역이 언제나 서로 치열하게 영역싸움을 하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나와 남이 아는 나'의 영역이 넓을수록 개방적인 사람이라고 하는데, '남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나'는 그 영역이 크든 작든 모든 사람의 마음에 반드시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지만, 누구나 내 인생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작은 욕심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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