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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보통'이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작가를 알게 되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구미가 당기는 제목에 이끌려 집어들었다가, 연애라는 엉킨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내는 그의 솜씨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가 여행에 대해 쓴다면......?!



여행에 목숨을 거는 스타일도 아니고 여행을 다녀온다고 해서 뒤죽박죽인 현실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만한 나이가 되었지만, 여행은 나에게 잠시라도 동굴을 벗어나 새로운 공기를 숨쉬게 해 주는 것 같다. 때로는 계획해서 때로는 충동적으로 떠나지만, 한 번도 내가 왜 여행을 하고자 하는 지, 무엇을 얻고자 하는 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보통은 그가 여행한 경험과 다른 시대에 살았지만 그 경험을 공유하는 인물을 적절히 결합시켜 여행을 하는 모든 이들의 머리를 한번쯤은 스쳐갔을 여러가지 감상과 관점을 체계적으로 되짚어 주었다.



"내가 내 돈 써가면서 왜 사서 고생하는가?" 우리가 보고자하는 것만을 보고 싶을 땐 육체적, 정신적, 금전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여행을 할 필요가 없으며, 여행을 하려는 이는 한계를 긋지 않는 열린 눈과 가슴이 필요하다. 여행 전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짐을 싸지만 돌아와서 짐을 푸는 순간 다시 떠나고 싶은 이유는 여행은 예측가능한 것들만 확인하고 돌아오는 과정이 아니라,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느껴야 알 수 있는 소중한 것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보았어도 내가 기억하는 것은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들이며, 남들의 평가가 아니라 내가 뽑아낸 아름다움이 중요하며, 그것들은 아주 짧은 순간을 보았어도 살아가면서 선명한 사진처럼 떠오르면서 내게 위안이 되어준다. 여행지에서 아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스케치를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곤 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기 위한 눈도장이나 사진 한 장이 아니라 쉽게 만날 수 없는 아름다움에 집중하여야 하고 그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이 그림이나 말그림(글)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늘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 내 삶의 자리를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것 또한 중요한 여행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단순해서인지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진 않지만, 이 보통이 넘는 작가는 나에게 문득문득 다가왔다가 자리잡지 못하고 떠난 여행에 대한 여러 단상들을 마치 옆자리에 기대앉은 친구처럼 조근조근 들려주는 것 같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오랫만에 보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문장과 집게로 콕 집어 낸 듯 적절한 표현력. 제대로 된 번역도 한 몫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초등학교 이후 글쓰기는 처음이고, 항상 무미건조한 대화만 하다보니 심혈을 기울인 문장이나 어구를 보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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