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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7 09:00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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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랜덜프 네스, 조지 윌리엄즈, 최재천 역, 사이언스북스, 2003



이 책의 부제는 ‘다윈의학의 새로운 세계’다. 병에 대해 생각할 때, 직접원인(가령 바이러스 때문이다 같은) 뿐 아니라, 왜 그 병이 생기게 되었을까 라는 진화론적 관점에서의 질문을 해보라는 제안서이다. 구체적으로는,

①증후군의 어떤 양상이 질병의 직접적 결과물이고, 어떤 것이 방어메카니즘인가?

②유전되는 질병의 유전자들은 왜 살아남았을까?(병원체, 또는 숙주에게 어떻게 이로운가?)

③새로운 환경요인이나 문화가 질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진화속도를 못 따라잡은 급변)

④잘못된 구조라고 여겨지는 것들(가령 눈)이 실은 설계상의 절충에 의한 것은 아닐까?





진화적 시각에서의 질병을 보는 방법으로, 저자는 몇 가지 예를 들고있다.



1.열 : 열은 온도조절상의 잘못(잘못된 결과)이 아니라, 감염에 대한 방어작용이 아닐까? 도마뱀, 토끼, 쥐는 감염이 되면 체온을 2도 올리며, 그렇지 못할 경우 오히려 죽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높은 체온은 영양분을 많이 소모하고 남성을 일시적으로 생식불능으로 만들며 섬망증, 발작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열이 날수는 없다. → 열을 낮추는 일이 회복을 낮추거나 2차감염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면? 해열제를 먹는데 신중해야 할 것이다.



2.빈혈(철분압류) : 달걀의 철분은 모두 노른자에만 있고 흰자에는 없다. 왜? 흰자에 있는 단백질분자들이 철분과 결합해서 어떤 세균도 흰자의 바다를 건너 노른자로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철분은 세균에게 필수적이고 희소한 자원이기 때문에 결코 줄 수 없다)



3.왜 사람의 다리는 불가사리처럼 재생되지 않을까? 자연선택은, 그리 쓸모 있을 법하지 않은 능력이나 이득의 기대치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능력은 유지시키지 않는다. 현대의학이전에는 다리를 하나 잃은 사람은 빨리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다리를 재생시켜주는 어떤 과정이 있었더라도 그 유전자는 후대에 성공적으로 전달되지 못했을 것이다.



4.햇빛이나 독소 : 햇빛과 독소(식물)는 어디에나 늘상 있었다. 하지만 우리 신체는 만성적 위협에는 적응되어 있지만 돌발적 위협에는 비적응적이다. 비일상적으로 많은 햇빛(바캉스)이나 한꺼번에 너무 많은 독소를 섭취하는 것에는 대응을 하지 못한다.(옛날에는 식량이 귀했기 때문에 한 종류의 독소를 많이 먹는 경우가 없었을 것이다) DDT같은 인공살충제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이제껏 우리가 대응해왔던 독소들과 화학적으로 매우 다르기 때문에, 몸이 그것을 처리할만한 효소기구를 아직 마련 못했기 때문이다. 임산부의 구역질과 음식혐오증은 산모에게 음식 섭취를 제한하도록 하여 태아가 독소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 장치가 아닐까? (임신 초기에는 태아가 산모에게 영양적으로 큰 부담이 안되니 음식을 좀 못 먹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어린아이들이 싫어하는 양파나 브로콜리 등은 실은 높은 농도의 식물성 독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들이다.(개량된 요즘의 것들은 덜하고, 특히 조리과정을 거치면 더 줄어드는데, 우리 몸은 그만큼 빨리 적응하지 못했다)



5.유전병들

①겸상적혈구증(적혈구 모양이 낫처럼 변해서 피가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함. 출혈, 호흡장애, 근육 및 뼈와 복부의 통증) : 겸상적혈구 유전자들의 동형접합자는 빨리 죽고 이형접합자는 말라리아에 강하다. 그래서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아프리카에서는 자연선택되었을 것이다.

②흑내장가족성백치 : 동형접합자는 일찍 죽지만 이형접합자는 폐결핵에 대한 저항력이 높다,

③남성염색체허약증후군 : 동형접합자는 드물게 정신지체장애, 이형접합자 여성은 번식성공도가 높다,④소아당뇨병 : 태아의 유산율을 감소시킨다.



6.급변에 의한 병들

①근시 : 연구에 의하면, 눈은 시야가 흐릿한 곳에서 더 빨리 자란다. 우리들은 옛날과 달리, 안구를 계속 성장시키는 환경-가장자리가 명확치 않은 문자를 읽음, 주위의 멀리 떨어진 사물들 속에서 눈 가까이 초점을 맞추고 뭔가 작업을 함-에 노출되어 있다. 수렵채취사회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②약물중독, 비만 : 음식이나 술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없었다.

※유전병은 치료할 수가 없는가? 아니다. 유전적으로 결정된 발생과정은 물질적 과정이며, 그건 조작이 가능하다(예방이 가능하다)



7.노화 : 노쇠가 적응도를 감소시킨다면 왜 자연선택은 노쇠를 제거하지 않았을까?

①홀데인: 번식연령이 한참 지난 후에야 해를 끼치는 유전자들은 선택압을 받지 않는다

②메다위: 나이들수록 노쇠말고 다른 여러 요인들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노쇠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점점 선택압을 받지 않는다)

③윌러엄즈: 다면발현이론-어떤 유전자가 노년기에 피해를 준다고 해도 청년기(번식기)에 아주 사소한 이득만 준다면 전파될 수 있다.(혈색증, 면역계 등)

④폐경은 왜 자연선택에 의해 제거되지 않았을까? 혈연선택 때문 일 것이다(자기가 자식을 낳는 것보다 손자를 돌보는게 유전자에 더 이익)-윌리엄즈

⑤앨렉스 컴포트: 노쇠를 일으키는 모든 유전자들이 다 초기에 이득을 주진 않더라도, 원시시대엔 그 유전자가 불이익을 끼칠 때까지 살 순 없었을 것이다.

⑥자유라디컬과 DNA손상이 노쇠의 원인? SOD(자유라디컬 중화제)나 DNA복구효소 역시 진화의 산물이며 번식성공도를 극대화하는 만큼만 발휘될 것이다.

→노쇠는 실수가 아니라 자연선택에 의해 다듬어진 절충이다. 늙지않게 해주는 약을 찾는 대신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활기차게 생활하는게 낫다.



8.기능이 불량한 설계로 보이는 것들

①식도와 기도의 교차, 뒤집힌 망막 : 이유는 없다. 진화는 면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이유는 역사적인 데 있지 기능적인데 있지 않다.(먹이를 거르는 체가 서서히 변형되면서 부가적인 호흡능력을 얻은 것이고, 질식의 위험은 그 부산물일 뿐이다)

②충수-퇴화의 산물, 더 퇴화되어 작아진 것은 충수염에 걸려 죽었기 때문에 유전자를 남기지 못했다.

③간헐성하부요통, 무릎이나 발의 부상 : 직립하면서 생긴 문제



9.알러지 : 면역글로불린-E(IGE)는 무척 복잡한 체계라서 그게 해악을 끼친다면 자연선택에 의해 버려져야 마땅한데도 왜 아직까지 있는걸까? 어떤 이로운 점이 있는 걸까? 화재경보기원리다.(오작동이 많지만 그래도 있는게 낫다)

①기생충과 맞서 싸우는 체제

②독소에 대한 방어체제

③암으로부터 보호해 줄지도 모른다는 연구결과들



10.암 : 다세포생물들은 서로 독립적이었던 원생생물의 공생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번식을 포기하고 군체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길을 선택(이기적인 유전자)하게 되었다. 체세포들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죽고 생식세포만 계속 분열하며 살아남는데, 그 중 돌연변이 세포(분열을 포기하지 않는)가 암이다. 물론 통제메커니즘도 있지만(세포내, 세포간) 세포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빠져나가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최근들어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성생식기관의 암-발병율이 월경횟수와 비례. 예전보다 오래살고 아이를 적게 낳고 늦게 낳기 때문에, 다시 말해 호르몬 농도가 예전하고 달라진 것에 대해 아직 몸이 적응못하고 있는게 아닐까?



11.정신장애

①우울증 : 우월한 자에 의해 공격받을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패자의 비자발적인 신호?(버빗원숭이의 연구) 혹은 동면반응의 잔영?

②불안감 : 자연선택은 우리의 기분이 아니라 적응도에만 신경을 쓴다. 불안은 유용하다. 평온은? 그게 적응적이어서가 아니라 불안감이 과도한 열량을 소모시켜 활동장애와 조직손상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③아동학대 : 양부모인 경우 훨씬 많은데, 자기의 유전자가 아니기 때문일 것



이러한 내용 외에 성의 분화, 태아와 어머니의 줄다리기 등의 내용이 있는데 그건 ‘진화’에 나왔던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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