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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 1부2권의 부제는 "주유열국-사람에 이르는 길"이다.



"주유열국"이란 공자가 천하에 도를 유세하고 다닌 일을 말한다.

35세때 제나라로 첫번째 출국하였던 공자는 68세에 마지막 4번째 출국을 끝내고 귀거래사(歸去來辭)하기까지 자신의 이상 정치 및 국가를 실현하고자 제자들과 여러 나라들을 주유열국하며 유세하였으나 백안시당하며 간난신고(艱難辛苦)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첫번째 출국...



자신의 고향인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를 찾아감...공자의 나이 35세(정설에는 36세) 공자는 제나라로 가는 길로써 태산등정을 택한다. 그 유명한 태산의 높이는 고작 1524미터...우리나라로 치면 설악산 정도의 높이인데...왜 그다지도 높다는 인식이 있는건지..아마도 다른 여타의 고산들이 첩첩산맥 속에 무등을 태우듯 있는데 비해 태산만이 평지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 더 높고 신비하게 보인다고 한다.



공자가 제나라를 택한 이유중 하나는 경공과 안영 때문이었다. 춘추전국시대를 통털어 가장 뛰어난 정치가로 인정받고 있는 안영에게 공자는 깊은 호의를 가지고 있었으며(안영은 공자보다 30세 위였다), 이런 뛰어난 사람을 재상으로 등용한 경공 또한 사람보는 안목을 가진 명군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영은 공자를 뛰어난 사상가로서 인정하고 있지만 정치가로서는 별로 신뢰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경공과 공자의 만남을 가운데에서 안영이 교묘하게 방해한다. 이유는 안영이 보기에 공자는 이유야 어쨌든 노나라에서부터 밀려온 파도이자 경계해야 할 대상이었던 것이다. 또한 안영의 눈으로 보면 공자는 입으로만 공염불을 외우는 유자에 불과하였다.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공자의 사상은 현실의 정책을 타파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아마추어리즘이라고 과소평가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공자의 정치 철학은 무엇인가...

정명주의...정명이란 "명분을 올바르게 한다" 또는 "명칭을 바로잡는다"는 뜻으로 단순하면서도 실행하기 어려운 공자의 핵심적인 정치 사상이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72쪽)



이처럼 세계의 질서를 천자를 정점으로 하는 대일통 속에 유지하는 것을 이상주의로 본 공자의 사상은 한대 이후 계속 봉건체제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발전하게 되었으나, 공자 평생은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결국 2번의 경공과의 만남 이후 공자를 중용하려던 경공에게 머리를 흔들며 반대하는 안영으로 인해 공자는 자신의 뜻을 펼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제나라를 떠나 노나라로 돌아가게 된다. 어찌보면 안영이 가진 공자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을 것이며, 명재상 안영도 어쩔수 없이 편견을 가진 평범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이로써 공자가 제나라에 머물렀던 것은 겨우 일년 남짓...첫 외유에서 정치 이념을 실현하는데는 실패하였지만 제나라에 머물며 태사혜에게 음악을 배우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견문을 넓혔다고 한다.



두번째 출국...



공자는 제나라 외유 이후 다시 9년만에 주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공자의 나이 46세...여전히 공자의 고향인 노나라는 내란이 일어날 만큼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고...



공자가 떠난 이 여행은 인류사상 가장 극적이고 가장 신비스러운 여행이라고 일컬어 신과 신이 만나기 위해 벌인 '신들의 여향'이라고가지 불리고 있다.(100쪽)



그렇다. 인류가 낳은 3대 성인인 예수 석가 공자는 시간적 공간적 격차로 서로 만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최고 철인들인 소크라테스 마호메트도 서로 만난적이 없다. 그러나 딱 한번의 예외가 있었으니 그것은 공자와 노자가 서로 인간의 모습을 지닌 채로 기원전 506년에 극적으로 해후를 하는 것이다.



노자...

공자와 더불어 중국이 낳은 최고의 사상가...오늘날 중국의 정신을 지배하는 도교를 창시한 신비의 수수께끼 인물...노자가 남긴 단 한권의 저서 도덕경은 헤겔의 관념철학이나 키르케고르, 니체로 이어지는 실존 철학의 형성에 공헌을 하였다.



인류 사상의 최고 롱셀러는 "성경"이지만 두 번째의 베스트셀러이자 롱셀러는 바로 라오시우스, 즉 노자가 지은 도덕경인 것이다. (103쪽)



정확한 기록이 없으나 공자가 노자를 만나러 갈 무렵 노자의 나이는 80세에 가까운 노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배움에 있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공자로선 가르침을 얻기 위해 노자를 만나 예에 대해 묻고 싶어 했던거 같다. 그리하여 공자를 만나기위해 소를 타고 온 노자는 다음과 같이 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테면 훌륭한 장사꾼은 물건을 깊숙이 감추고 있어 얼핏보면 점포가 빈 것처럼 보이듯 군자란 많은 덕을 지니고 있으나 외모는 마치 바보처럼 보이는 것일세. 그러니 그대도 제발 예를 빙자한 그 교만과 그리고 뭣도 없으면서도 잘난 체하는 말과 헛된 집념을 버리라는 말일세...(150쪽)



위의 말에서 노자는 "무위의 도" 를 강조하고 있고, 공자는 계속해서 대여섯 번이나 "예란 무엇입니까"를 묻고 또 물음으로써 "유위의 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즉 공자는 노자에 비해 유위의 도를 추구하는 현실주의자였던 것이다. 이처럼 노자와 공자의 만남은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상대방에 대한 이견만을 확인한 후 짧게 끝이 난다. 결국 공자는 노자에게서 "용과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만을 받고 자신의 고향인 노나라고 돌아오게 된다. 이후 공자에게는 제자들이 점차로 많아지기 시작한다.



오히려 두 성인은 짧은 만남을 통해 극단적인 두 갈래 길로 나뉘게 된다. 공자는 세상 밖으로 더욱 나가게 되었으며, 노자는 더욱더 세상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159쪽)



세번째 출국...



공자는 하늘의 뜻을 깨닫는다는 천명인 51세 때에 "중도재" 란 벼슬에 오른다. 중도란 지방을 다스리는 도지사 정도의 벼슬...이후 3년 뒤에는 지금의 법무부 장관에 해당하는 "사구"라는 중요 자리를 거쳐서 55세에 재상인 "대사구"에 까지 오른다. 실로 이 5년동안이 공자의 황금시대인 것이다. 그러나 노나라의 군주인 정공과 계환자가 군주로서의 예를 잃어버린 사실을 깨닫고는 스스로 노나라를 떠나 다시 돌아오기 까지 13년 동안 열국을 주유하게 된다.



기록에는 13년동안 70여 나라를 주유하였다고 하나 이는 과장이고 실제로는 예닐곱 나라로 압축하고 있다. 그리고 확실하게 찾아간 나라는 위, 진, 섭 세나라 뿐이라고도 한다.



상갓집의 개(喪家之狗)..

처량하고 축 처진 공자의 모습을 풍자한 말...그만큼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던 공자의 수난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진실로 나를 써주는 사람이 있다면 일년이면 그 나라를 바로 잡을 수가 있고, 3년이면 완전한 정치의 성과를 올릴 수가 있으련만(苟有用我者 月而己可也 三年有成)(240쪽)



논어의 자로편에 실린 이 유명한 말은 수많은 정치가들의 금과옥조가 되었다한다. 공자의 유가 사상이 한대 이후 2천여 년의 역사를 통하여 정치와 사회의 윤리바탕을 이루어온 것은 바로 일년이면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고, 3년이면 완성된 정치를 이룰 수 있다는 후세인들의 소망 때문이었다.



네번째 출국...



위나라를 찾아감으로써 시작된 13년간의 주유열국의 전반기 7년보다 이후 후반기 나머지 기간이 더욱 초라하고 고달픈 가시밭길의 여정이었다. 찾아간 나라들도 채, 섭과 같은 소국들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지금까지 묵묵히 스승을 따라 수행하던 제자들도 반기를 들고 내분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혼돈의 계절이 된다. 그래서인지 공자와 제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기술되어 있다.



자로, 자공, 안회...

공자는 안회를 자신의 수제자로 삼았다 한다. 안회가 공자의 으뜸 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안회가 스승을 있는 모습 그대로의 공자로 보았기 때문이다. 즉 스승에게 도움을 주려고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 자로나 자공과는 달리 어리석은 바보처럼 공자의 모든 말에 기뻐하였던 안회...뭐니뭐니해도 안회의 가장 훌륭한 점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였던 학문적 태도였다고 한다. 안회는 머물러 있음을 경계하였다.



안회는 공자에 앞서 30세 초반의 나이로 단명하여 공자로선 많이 슬퍼하였다 한다. 그러나 공자는 소외받은 절대 고독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기다렸다. 미치광이 걸인 접여가 가시나무를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걸어가는 공자를 어리석다고 비웃었지만 공자가 지닌 위대함. 즉 기다림의 덕은 꿰뚫어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인내와 기다림은 같은 뜻인 것 같지만 실은 다르다. 인내는 참는다는 자의식을 동반함으로써 고통이 따르지만 기다림은 참는다는 자의식 없이 견딤으로써 인격을 완성시킨다. (298쪽)



공자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있었다. 19세때 결혼하여 이듬해에 아들 공리를 낳았으나, 가정 생활은 그다지 원만치 않아서 이혼하였을 것이라는 후세의 추측이다. 공자는 예를 중시하고 음식은 편식을 하였고 성격적으로도 상당한 결벽성이 있었던 나쁘게 말하자면 지나치게 형식에 사로잡힌 율법주의자가 아니었나 싶다.



양금택목...

좋은 새는 나무를 잘 살펴서 깃들고, 현명한 신하는 군주를 가려서 섬긴다.

이로써 위나라뿐 아니라 다른 모든 열국들과 정치적 이상을 펼치기 위해 "상인을 기다리는 옥"처럼 천하를 주유하였던 열정과 모든 세월에 대해 단절을 선언하고 자신의 고향인 노나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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