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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하루키의 처녀작품....

1979년에 이런 작품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세계적인 소설가로 이름을 얻는 이유를 충분히 알수 있는...이 작품으로 군조신인상(무슨 상인지 난 모른다...)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하루키는 실제로 맥주 마시는걸 좋아하고 이 작품속도 인물들도 만날때마다 맥주를 들이키지만, 다 읽고난 지금 드는 느낌은 달착지근하고 상큼하면서 그다지 독하지 않고 순한 포도주를 몇잔 마신 것 같다고나 할까..

참 내용중에 포도주를 들고서 하는 멋진 건배 장면에 나오는 대사 외울만 하다.



"차가운 포도주와 따뜻한 마음" (70쪽)



주인공인 "나"는 데레크 하트필드라는 인물을 통해서 영감을 받고 글을 쓰고자 하는 인물이다. 재밌는건 하트필드란 인물은 하루키가 가공한 인물이다는 것이다. 읽는 내내 난 속았다는 느낌이다. 실제 인물인지 알고 이렇게 멋있는 인물을 여지껏 몰랐다는 생각에 다 읽고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자 하기까지...그런데 책 마지막 부분에 있는 역자의 글을 통해 가공의 인물이란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맹랑함이란...흠흠...



다만 유감스럽기도 하트필드 자신은 마지막까지 자기가 싸우는 상대의 모습을 명확하게 포착하지 못했다. 결국 불모라는 건 그런 뜻이다. (11쪽)



그의 묘비에는 유언에 따라 니체의 다음과 같은 말이 인용되었다.

"한 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랴." (122쪽)



등장 인물인 "나"는 21살이고 "쥐"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는 22살 짜리들이다. 쥐는 본인이 부자이면서(엄밀히 말하면 그의 아버지가 부자) 부자를 무지 싫어한다. 그리고 마음내키는 대로 소설을 쓰지만 그의 소설에는 섹스 장면이 없으며 죽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특색이다.



"나"는 문득 고향에 돌아와서 J가 운영하는 제이스바에 드나들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어느날 화장실 바닥에 쓰려져있는 여자를 하룻밤 간호해 주는 일이 생긴다. 그녀는 왼쪽 손가락 하나가 없다. 그뿐...

뚜렷한 무언가도 없이 그냥 서로 가까워지고 또 그냥 떠나가고 그런 관계로 그녀와의 관계는 그려진다. 이런걸 쿨하다고 하나....흠...하루키 소설에 주로 등장하는 그런 연인 관계이다. 끈적거리지도 않고 죽고 못산다는 열정도 그다지 보이지 않으면서 뒤돌아서면 먼가 석연치 않고 허전한 그런 관계말이다...



겨울이 되어 주인공인 "나"가 다시 고향에 돌아왔을때 그녀는 자신이 다니던 레코드 가게도 그만두고 아파트도 이사해 버리고 그냥 그렇게 사라진다.



이게 다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이게 다다....

중간에 하루키다운 설정들이 많이 느껴졌다. 주인공이 우편으로 주문하였다는 티셔츠 그림이 책에서 나오는데 딱 하루키를 연상케 했다.

그리고 레종 데트르가 멀까~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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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핀볼>>

위에서 소개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 이어지는 속편격인 작품이다.

앞의 이야기와는 불연속이며 다시 이야기가 새롭게 시작되는 "나", "쌍둥이 자매"와 700km 떨어져 살고있는 "쥐", "J".....



핀볼 게임은 레이먼드 멀로니라는 인물에 의해 1934년에 첨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루키는 핀볼 기계와 히틀러의 발걸음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역설한다.



그들 둘은 어떤 종류의 저속함과 함께 시대의 거품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났고, 그리고 그 존재 자체보다는 진화의 속도에 의해서 신화적 후광을 얻었다고 하는 점에서 말이다. (150쬭)



주인공은 커피만 잘 타는 쌍둥이 10대 소녀들이랑 함께 살게된다. 그는 쌍둥이들을 구분하기 힘들어서 그들 T셔츠에 쓰여진 숫자 208, 209로 부르고 구분한다. 이 숫자들은 그녀들이 슈퍼마켓 개업 기념으로 탄 T셔츠이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208번째 손님, 209번째 손님...다분히 하루키만의 특유의 가벼움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 하지만 주인공과 그녀들은 원조 교제다...흠..1970년대에.._-_-;;



참 여담으로 지난주엔가 자전거 타고 가다가 본 중학생 쯤으로 보이는 재밌는 T셔츠를 입고 있던 학생이 기억났다. 그 학생의 흰 T셔츠 앞쪽에는 "앞"이라는 한글이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고 등쪽에는 역시나 "뒤"라고 큼지막히 적힌...^^



이 속편에서도 쥐는 여전히 그만의 특이한 소설을 게속해서 쓰고 있다. 그리고 J역시 그대로 제아스바 주인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쥐는 제이스 바에서 마지막 맥주를 한잔하고는 목적없는 여행을 떠난다.



주인공 "나"는 매일 같은 생활의 반복 중에서 어느날 문득 핀볼에 마음을 사로잡힌다. 모델명은 스리 플리퍼 스페이스십....

갑자기 핀볼 가게가 도너츠 가게로 바뀌면서 이 핀볼 기계도 사라진다. 그냥 가만히 있을 주인공이 아니다. 그럼 하루키 소설속 인물이 아니다. ^^ 마침내 수소문 끝에 찾아내고는 비로소 투명함을 갖게된다. 쌍둥이들도 떠나고...



재밋는건 그 시절의 젊은 청춘들의 방황과 현실에 대한 고뇌가 지금의 시대왇 별로 다르지 않는 동시대성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 이런 것이리라...



모든 인간 관계를 포기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의지하지도 않으려는, 주변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려고 하는 하루키 작품 속의 등장 인물들의 감각이 도시적 공간에서 혼자인 때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는,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어하는 신세대의 감각에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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