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013

by 한창희 posted Sep 0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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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이 책은 현대 경영분야에 대해 많은 교훈을 남긴 책이다.
물질만능이 최우선시 되는 자본주의의 틀안에서 오직 이익의 극대화만을

기업의 존재가치로 인식하던 그간의 오류를 과감하게 지적하고,

"진정한 경영, 기업의 가치는 이런 것이다." 라고 자본주의의 폐부를 찔러댄다.
이런 저자와 연구팀원들의 의견에 공감한다.


무한경쟁체제의 무미건조한 자본주의 갈증에 헐덕이던 나와 유사한

생각의 틀을 가진 사람들은 이 책에 수많은 관심과 찬사를 보냈고,

나 역시 그들의 의견에 일정부분 동조한다.
다만,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의 긍정적 표현과 필요이상의 찬양(?)이

주된 평이었기에 본인은 '삐딱이' 답게 그런 칭찬 일색의 평은 기존의 독자와

평단에게 넘기고 그들이 보지 못한점, 그들이 놓친점에 대해서만 기술 하기로

하겠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다소 비판적이거나, 일정부분 그 수위가 높다해도

위에 열거한 사유에 의한 것이니 독자들 께서는 총체적 곡해는 말아줄 것을

당부드린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평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 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6년 여간 총 15,000 시간을 투자한 짐콜린스와 그의 연구팀이

 2,000 페이지 분량의의 인터뷰,  6,000 건의 논문조사,

 3.8억 바이트의 정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발견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핵심요인들.’  은  그야말로 너무도 평이하고 원론(原論)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록, 소문난 잔치상처럼 진기하고, 맛난 반찬은 없을지 몰라도

우리를 지탱시켜주는 기본적 원천인 '밥과 국'이 존재하였다.
(여러가지 표현을 생각했으나 '밥과 국'이란 표현이 가장 옳을 듯 싶다.)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드라마틱한 극적요소와 그럴듯한

숨은 비법을 기대하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에는 염연한 괴리(乖離)가 존재하듯,

점점 사그라드는 종전의 기대를 접으며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어야만 했다.
나는 요행을 바랬던 것 같다.
평범함 속의 진리야말로 참된 진리임을 알면서도 좀더 쉬운 방법이 없을까?

좀 더 편한 길은 없을까? 하며 잔재주로 쉽게 이루기를 바라는

기회주의적 망상...
어쩌면, 이 모두가 물질만능으로 전락한 자본주의의 또 다른 정신적 폐해(弊害)

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대를 잘 탓건,  잘 못 탓건 간에  그 안에서의 삶에 대한

선택과 책임은  내 몫이다.
그렇기에 나는 한 순간 일지라도 나의 기회주의적 망상을 비판했고, 반성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나는 아직 한번도 ‘로또’를 사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원론적인 핵심요인과 교훈들은 상당부분 공감한다.
다만, 지극히 미국을 위주로한 분석이기에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에 있어

부족한 점도 존재한다.
특히, 283-286페이지에서 다룬 월트디즈니사의 핵심보존과 발전자극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글로벌적 사업확장과 자국의 문화사업에 대한 예찬을

설(說)하였으나,  그것은 미국이나 월트디즈니 개인에게는 자랑스럽고 영광된 일,

일지모르나,  ‘주체적인 민족혼(民族魂)’ 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점으로 남을 수 있다.
나는 이를 두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문화의 획일성과  문화적 사대주의,

좀 더 과격하게 말하자면, 문화적 제국주의의 팽배로서 다가올 차세대 문명에

대한 일종의 세뇌(洗腦)라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인 짐 콜린스 역시 오만한 제국의 우월감을  떨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책을 읽는 중간, 중간마다 느낀 것이지만,

짐콜린스가 설명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핵심요인들에 대한

원론적 기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동양사상에서 폭넓게 주장하고, 실천해온  

정신세계 속에 존재해왔다.
다만, 서양과 같은 과학적 사고와의 접목이 늦은 관계로 많은 통계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미 그 사상들은 무의식적인 전이(轉移)로 인해

이미 우리의 DNA 속에 깊게 녹아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신과 기술의 접근에 있어 습득기간으로 본다면,

정신에 비해, 기술의 진보가 월등히 빠르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유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체득(體得)한 기술과,

빈약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남의 것을 답습(踏襲)한 기술의 차이는 매우 크다.
20세기까지의 세계사가 과학과 물질문명을 앞세운 서양이 주도한 시대였다면,

21세기부터는 동양의 고유한 정신세계와 서양의 과학기술이 접목되어

동양이 큰 축을 이루는 융합 컨버젼스(convergence) 시대가 분명히 될 것이라

나는 감히 생각한다.



이 책에 대한 개인적 아쉬움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오역(誤譯)된 지문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특히, 5장과 6장에서는 상당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양이 제법 많은 관계로 일일이 나열하는 것은 지양(止揚) 하기로 했고,

 혹시라도 궁금해 하는 회원이 있다면 알려드릴 수 있도록 표기는 해 놓았다.]
그 이유에 대해 살펴보니 옮긴이인 이무열씨는 서양사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경영학적인 지식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보니, 사례에 대한 설명이 적절하지 않았고,

그저 단어와 어휘적인 해석을 하다보니 내용에 있어 앞.뒤가 맞지 않거나,

표현에 있어 딱딱하게 느껴지는 관계로 쉽거나, 빠르게, 또는 재미를 가지고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어휘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영학적 지식이 많지 않은 독자나, 나같이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짚어가며,

내용을 읽어가는 경영학도에게는 부적절한 옮김 방식을 사용된 것 같다.
(이래서 글쟁이는 타고난다는 말이 있는 모양이다..!)


둘째, 이 책은 기업의 성공요인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논문(論文)이다.
논문에는 구체적 데이터가 있기 마련이고, 그 데이터를 분석해감으로서

논문의 주요한 뼈대와 살이 붙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방대한 데이터가 있다는 것과,  (부록편에) 데이터의

선정과정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장황하게 언급하였으나,

구체적인 분석프로그램과 구동방법에 관해서는 전혀 설명이 없다.
물론, 그 분석프로그램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이 책을 만들어낸 짐콜린스와

그의 운영팀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되겠지만...
(내가 경영을 전공한 사람이라 그런가, 그 분석프로그램을 직접 구동 해보고픈

 바램이 있다.)


나도 2년 전에 포춘과 포브스지에 기재된 세계 500대 기업에 관한 자료를

분석해본 일이 있다.
그 중, 관심을 끌었던 것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지명도 있는 상장기업’

부문에서 우리나라 기업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과학기술적 개화의 시기가 늦다보니 산업사회의 시작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기업도 찾기 힘들지만,

위대한 기업은 존재의 유무조차 논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고유한 정신사상과 과학기술을 갖춘 위대한 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고,

나 역시 경영학과의 인연을 맺었기에 그 위대한 기업에 한 몫을 하는

쓰임새 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 참고)  용량의 단위.

1 바이트(Byte) = 8비트(bit)
1 킬로 바이트(KiloByte) = 1024바이트
1 메가 바이트(MegaByte) = 1024키로바이트
1 기가 바이트(GigaByte) = 1024메가바이트
1 테라 바이트(TeraByte) = 1024기가바이트
1 페타 바이트(PetaByte) = 1024테라바이트
1 엑사 바이트(ExaByte) = 1024페타바이트

따라서, 저자가 강조하는 3.8억 바이트 (3억8천 바이트)는

362.396240234375 MegaByte 로 소수점이하를 절사하면,

362 메가 바이트(MegaGyte)를 말한다.
그나마 bit로 환산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



** 개인적평점 : ★★★☆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

경영학적 사례인 부분이 많아 전체적으로 기록할 수는 없는 관계로.

본문의 마지막에 적은 저자의 에필로그(Epilogue) 로 대신한다.

“결국, 의미 있는 삶을 살지 못하는 한,  크고 위대한 삶을 살기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의미 있는 일 없이  의미 있는 삶을 살기는 매우 어렵다.
 그런 다음에 당신은 세상에 기여하는 본질상 탁월한 뭔가를

 만들어 가는 데 일조했다는 인식에서 나오는 소중한 평정심을

 얻게 될 것이다.
 사실은 모든 만족 중에서도 가장 깊은 만족까지도 얻게 될지 모른다.

 당신이 이 지구상에서의 짧은 시간을 잘 보냈고,

 그 시간들이 쓸모 있었다는 깨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