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2004.08.15 09:00

모모 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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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모(MOMO)" 

                                  

                                      지은이 : 미하엘 엔데 



                                           옮긴이 : 한미희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바늘이다
 모모는 방랑자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개 짓하며
 날아가는 니스의 새들이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인간은 사랑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모모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바늘이다”


70년대 후반 즈음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어떤 유행가를 국민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한 꼬맹이가 입에 달고 다녔다.
당시 사랑이나 이별 같은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한 유행가나 그 또래에 어울리는

동요, 만화영화 주제곡도 많았는데 왜? 그 노래가 그리도 입속에서 맴돌았는지..!


앞에서 말한 그 꼬맹이는 물론 ‘나’ 다.
쬐그만게 유행가나 부른다고 꾸지람도 들었었는데... ^^
지금 생각해 보면 편안한 멜로디와 노래가사가 어린마음에도 끌렸었던 모양이다.
꼬마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노래가 바로 김만준씨의 ‘모모’ 였다.


철이 들어가면서 스스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방법을 알고서야 유행가 ‘모모’는
책에서 빌어온 이야기임을 알게 되었다.

여덟 번째 독후감으로 게시판에 올린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 대한

글 여행의 여독이 아직도 많이 남은지라  좀 쉬어가고자 이번 읽을 책은 

편안하고 무난한 것으로 고르던 중,

오랫동안 미루어왔던 ‘모모’에 대한 이야기를 선택하게 되었다.


모모는 (좀 과장해서 말하면) 어드벤처 환타지 소설이다.

어린이의 시각으로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애니메이션(animation) 일 것이고,
기발한 상상력을 가진 어른의 시각에서는

마치, 아동용 ‘매트릭스’ 라고나 할까?
(매트릭스는 철저한 할리우드 상업영화이지만, 기존의 말뿐인 블록버스터

 영화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서 논한다면, 그것 역시 방대한 분야이기에 간단히 정리한다면,

 ‘서양의 영상기술과  동양의 철학사상’이 접목된 뉴 페러다임(New Paradigm)의

  SF적 시도이다.)
이 작품은 1970년에 탈고(脫稿)되었는데,

그 상상력에 있어서는 현재에도 참신하고, 신선함을 준다.
특히, 시간에 대한 감수성의 표현과 사건 전개는 매우 독창적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오래 전부터 모모라는 이야기에 세 가지의 의문을 가졌었다.
첫째, 모모는 과연 남자인가, 여자인가?
둘째, 모모의 나이는 몇 살 인가?
셋째, 유행가 가사에 등장하는 ‘날아가는 니스의 새들이 꿈꾸는’  중에서

       ‘날아가는 니스 ’ 는 무엇을 말한 것인가?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그에 대한 나의 궁금증은 모두 풀렸다.
다만, 아직 모모를 읽어보지 못한 회원님들을 위해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적을까?, 말까? 하다가 책의 이야기와는 큰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 궁금증에 대한 풀이를 공유하기로 했다.


첫째, 모모는 지금껏 내가 생각해왔던 소년이 아니라 ‘소녀’였다.
둘째, 모모의 외모는 10세 전 후의 어린아이와 같으나 실제나이는 측정이

        불가능하고 대략 100세에서 110세 사이로 추정된다.
셋째, ‘날아가는 니스’가 등장하는 유행가 모모는 미카엘 엔데의 모모가 아니라,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 이란 작품에 등장하는 모모의 이야기이다.


<자기 앞의 생>의 모하메드(모모)가  니스를 상상한다든가,

동네 할아버지한테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는지" 를 묻는 대목이

그 소설 속에 자주 나온다.
게다가 김만준씨의 노래가사 중에  "모모 앞의 생" 이라는 구절이 들어가 있어,

이 가사를 어떤 책에서 착안하여 지었는지 알 수 있게 복선을 깔아 놓은 것이다.
다만,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보다는,

미카엘 엔데의 <모모>가 사람들에게 더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모모라고 하면

다들 미카엘 엔데를 연상하는 것 같지만,  

김만준씨의 노래에 등장하는 <모모>는 <자기 앞의 생>의 모모를 소재로

하고 있다.


(참고로, 작가의 프로필을 설명하면,

 [Gary, Romain, 1914.5.8~1980.12.2] 프랑스의 소설가. 필명 에밀 아자르.
 제2차 세계대전 때 공군 장교로 종군하였고, 전후에는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였다.
 처녀작 《유럽 교육》(1945)을 발표한 이래, 투철한 시대정신과 재치있는

 풍속 묘사로 현대문명의 퇴폐성을 신랄하게 고발한 작품은 풍자성으로

 일관되어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공쿠르상을 받은 《하늘의 뿌리》(1956),

 자서전적 작품인 《새벽의 약속》(1960)과 《장지스콘의 댄스》(1967),

《자기 앞의 생》,《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등이 있고,

 말년에 권총 자살을 했으며, 유일하게 공쿠르 상을 두 번 수상한 작가로

 유명하다.) - 출처 : 프랑스 소설 인명사전.


김만준씨 노래에 등장하는 모모의 모티브가 된,

자기앞의 생 (La Vie Devant Soi)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유태인이면서 창녀였던 로자부인과 같이 살아가는 사생아 모하메드(모모)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있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사랑이야기는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인간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사랑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나타낸다.
서로 돌보아주고, 서로의 아픔을 건드리지 않고, 마음을 다 써서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인간이 마땅히 행해야하는 인간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소설로 공쿠르상의 수상이 결정되었으나, 저자는 거부했다고 한다.)

혹시라도, 나와 비슷한 의문이 있으셨던 분들은 이제 그 궁금증이 풀리셨는지

모르겠다.


태초에는 우리가 만들어낸 시간의 개념, 그 자체가 없었다.
현재의 시간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만들어낸 하나의 측정 단위일 뿐이다.
결국. 소설 속에 등장하는 회색 인간들은 시간의 노예가 되어버린 우리의 또다른
환영이며, 그 환영을 만든 것도 바로 우리 자신이다.

치르치르와 치미르가 이웃에 살던 마법사 할머니의 부탁을 받고 그토록 찾아

헤매이던 파랑새는 결국, 자신의 집에서 노래했듯이,

우리에게 있어서의 시간도 밖에서 찾으려고 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시간이란,  자신이 만들어가는 삶 속에 존재하며,

살아가는 동안 무엇을 어떻게 찾아가는가? 하는 것이 현명한 사람의

시간여행이라 생각해본다.


참고로 나는 오늘날 나와 우리의 시간을 약탈하는 회색인간의 두목으로

바보상자(TV)를 꼽는다. 
나, 부터가 그 회색인간 두목의 노예로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것을 느끼고 부터 나는 연예인을 별로 달가와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중들의 인기를 먹어야만 살 수 있고,

그 인기라는 연예인의 식량이란,  결국, 나와 우리의 시간들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는 화려하고, 섹시한 연예인들을 앞세운 바보상자(TV)의

그릇된 유혹으로 부터 자신의 시간을 잘 지키시길 당부드린다..!

                 

아무튼, 나의 볼멘소리로 인해 애꿎은 연예인들만 계면쩍게 만들었다.

어쩌면, 바보상자의 유혹에 쉽게 굴복하는 것은

그만큼 현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군중속의 고독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 평점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시간은 언제나 거기 있기 때문에 듣지 못하는 음악 같은 걸 거예요.
 마치 바람이 불어서 강물에 물결이 이는 거랑 비슷한 건 아닐까 하는

 뜻이에요“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시간의 지진”

“네 안에 점차 많은 시간이 쌓이면서 나이를 먹게 되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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