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2004.08.03 09:00

설득의 심리학 007

조회 수 1933 추천 수 0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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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이 책은 서적관련의 각 On-Off Line에서 베스트셀러 랭킹의 상위를 오랜 기간

유지해오고 있다.
On-Line상의 일반독자들의 감상평들도 상당부분 호의적이거나,
한발 더 나아가 예찬하기까지 하는 대목들이 많았기에 그 이유가 궁금하여

며칠간의 정독해 본 결과 이 책은 내용의 우수함이 아니라, 

국내에서의 출판시기를 잘 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고도화된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필요악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사기 당하지 않으려면 정신 바짝차려라!
 그리고 이왕 사기를 치려면 그럴듯하게 과학적효율성으로 무장해서
 
아예 딴소리 못하도록 제대로 쳐라..!"
어떤가? 

팽배한 자본주의 속에서 제법 설득력있는 말 아닌가?


이런 관계로 이 책에 대한 내 느낌은 그리 좋지 않다.
먼저, 내가 서비스 유통분야에 몸을 담은 전력이 있었던 관계로 내용의 상당부분의
유사사례들을 이미 알고 있어 그 흥미가 덜했고,

저자와 옮긴이의 문장실력은 기대 이하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경영과 심리라는 주제가 흥미를 바탕으로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내용과 표현에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 엉성함의 구조가

넘쳐난다.
다행히도 옮긴이가 아예 서문에 대놓고 ‘글의 언어와 형식에는 큰 기대를 말고

전체적인 내용의 의미에 치중하여 읽어 줄 것’을 당부했기에 읽는 내내 아예

포기하고 그러려니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의 가치와 자본라는 가치가 왜, 그리 평가절하 함을

느꼈는지...
인간과 인간이 같이 산다는 게 왜 그리 버겁고 두려운지..
그러나, 이 책의 전반적인 상황설정은 미국을 주 모델로 그리고 있다.
그래서 ‘정(情)’적인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오리엔탈리즘의 국가에서는

많은 차이를 가지는 것도 사실이나,

글로벌이란 미명아래 첨단과학기술과 달라($) 라는 막강한 자본을 앞세워

전세계를 (이질감마저도) 동질화 시키려는 자본신제국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을 비롯한 그 동맹국들에 의해 우리의 현 모습도 이제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부지불식(不知不識)간 변화해온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오리엔탈리즘에서는 장사의 개념에도 정신적 이념을 접목시켜 상도(商道)라는

인본적인 사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종주를 주장하는 그 양키놈들에게는 오직 사람의 가치가

물질의 일부적 가치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이 모두가 오랜 전통의 역사의 형성과정이 없이,  짧고 빈약한 속성의 역사적

한계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불편했던 부분은 354P~357P 까지의

부족한 논리의 억측을  자본의 논리에 결합시켜 공공연하게 그것이 진리인양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스라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저자왈(曰),

“혁명은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악화되는

 시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혁명의 주체 세력은 전통적으로 억압받아온 사람들이 아니라,

 호전되는 경제적, 사회적 상황에 의하여 보다 나은 삶의 맛을 조금이라고

 경험해본 사람들이다"  라고 그는 주장하였다.




얼핏 보면 그럴듯해 보이는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자는 혁명에 대한 본질적 개념을 기득권자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글에 뉘앙스에 나타난 저자는 아마도 혁명의 본질적 해석과는 거리가 먼,

백인우월주의성향이 짙고,  참된 삶과 사람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생활에 있어 궁핍을 모르고 살아온 부유한 자본가 정도로 느껴진다.
위에서 밝힌 자칭 혁명의 역사적 고찰이라고 떠들어댄 내용은

미국과 일찍이 자본주의 과잉생산, 대량소비의 단맛에 빠져 팽배한 개인주의로

위장된 집단 이기주의를 형성체가 발현(發現)된 일부국가의 예이다. 
그 소수의 일방적 데이터를 가지고 전세계의 혁명을 싸잡아

마치, 혁명이란 것이 그저  "배부른 돼지가 되고 싶어서 안달하는

어리석은 민중의 투정" 정도로 치부하다니...

 


얼마전에 읽은 "체게바라 평전"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까닭일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취지(趣旨) 가 어떠하건 간에 참으로 불편한 대목이다.



 

아직도 세상의 절반은 하루 하루의 끼니를 걱정하는 기아(飢餓)와 싸우고

있지만, 그속에서 문명과 인간의 소중한 가치들이 지금껏 발전해온 것이다.
혁명의 본질은 그런 형이하학(形而下學)적 이고, 이해타산적인 것이 아니다.

"물질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을 바꾸자는 것이 참된 혁명에 대한

 투쟁의 이념이다."
하물며, 삶의 새로운 인식의 범위인 혁명의 개념을 어찌 정치체제의 변화정도로

폄하 할 수 있단 말인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예로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외세(外勢)의 침범으로 국운이 풍전등화와 처럼 흔들리는 시기에

동학혁명이 들불처럼 번져갔고,

일사늑약(乙巳條約)으로 국권이 참탈된 칠흑같은 어둠의 시기에  3.1운동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과  항일, 독립, 민주운동의 기폭제(起爆劑)가 되었고, 

이승만 정권의 폭정(暴政)이 서슴없이 자행되던, 아물하고, 힘들었던 시절에

'못살겠다 갈아보자!' 를 필두로 4.19 혁명의 꽃이 피어났고,

군사정권의 철권통치에 항거하여 5.18과  6.10 민주항쟁으로 민초(民草) 들의

혁명계보를 이어온 것이다.



19세기와 20세기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맑시즘도 혁명이고,

한 개인이 오랜 과오의 삶을 정리하고, 세상에 긍정적인 가치를 만들고자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면,  그것 또한 눈부신 하나의 혁명이다.
적어도 그 본질에 대한 진정성에 대해서는 맑은눈으로 진지하게 평가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또한, 혁명이라 호칭 할 수 있는 형식의 조건에는 세 가지의 구성원칙이 

있어야 한다.


첫째, 투철한 이념으로 무장한 주체세력이 있어야하며,

둘째, 실행에 있어 기존의 정치기반과 사상을 모두 뒤엎어야하며,

셋째, 오랜 세월 뿌리깊은 이념적, 사회적 병폐에 맞서는 확고한 명분을 가지고 
        민중의 지지를 얻어야만 비로소 혁명이라 칭 할 수 있다.

어찌하여 저자는 자국에서 일어난 자신들의 문제인 1960년대 발생했던

흑인 인권운동의 과정에서 과격함으로 확대된 폭동의 사례를 예로들며

혁명의 본질을 왜곡하는가???
그야말로 마케팅 유명세를 빌어 곡학아세(曲學阿世)의 전형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그냥 자본주의의 병폐에 대해서만 떠들 것이지 왜?

자기들의 시각으로 전체를 동일화 시키려하는가??
휴~ 날씨도 더운데 정말 열받네..!


혹시 이전에 이 책을 읽은 분들은 이러한 나의 논리에 과민반응이라고

이의를 제기할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왠지 모르게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불편해지는 책이다.
뭐랄까?
개인적으로는 정도(正道)를 걷고자하는 예비경영인의 시각으로 본 잘못된

자본주의의 전형적 사례들에 대하여 동질화되기를 거부하는

경영학도의 양심선언이랄까?
뭐, 그 정도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아직 안 읽어 본 회원들은 읽고나서 어떤 의견을 가지시게 될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그리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질타(叱咤)를 가한다면,

이 책은 분명 순수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불로소득자의 함정들인

6가지 원리의 악용을 비판하면서도,

이 책의 마지막 표지에는 어느 독자의 말을 인용하여

“나만 알고 있을 수 있게 이 책이 빨리 절판되었으면 좋겠다.” 를 비롯한
그럴듯한 미사여구를 동원한 광고문구들을 교묘하게 삽입시켜 놓았다.

결과적으로, 저자가 말한 사회적 증거의 법칙과 권위의 법칙의 폐단을

전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이것이 저자의 의도와는 무관하다손 치더라도  혹은,

 출판사의 일방적인 마케팅전략이든 아니든..)
그런 식의 논리라면 나도 이렇게 반론하련다.


“나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도 모르게 아예 처음부터 이런 책은 나오지

 않아도 좋겠다.”
너무 과격했나?


전반적으로 찝~ 찝 한 책이지만, 그래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지..!
(설득의 심리학에 이미 능통한 저자가 혹시, 있을지 모를 진보적 성향 독자들의

 비판과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둔 것 같은 취지가

 엿보이기도 하지만)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의 내용들은 공감이 간다.


미국과 신제국적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은 기회가 될 때, 제대로 비판해 보겠지만,

아무튼 분명한건 미국이 하루빨리 정신을 차리든,

세계패권에서 물러서든 해야 전세계에게 이로울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 개인적평점 : ★★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

“우리 사회가 소위 ‘정보화 시대’로 불리고 있긴 하지만,

  지식의 시대로 불린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정보가 곧장 지식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정보를 찾아서 흡수하고 이해하고, 통합하고 간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그러한 복잡한 환경을 만들어서

  지적 능력의 결핍이라는 현상을 자초했다는 데 있다.”

 

  • ?
    송윤호 2004.08.03 09:00
    *^^* 좋은 비평입니다. 한창희님 말씀대로 출판시기가 적절했죠. 또 대인관계에 있어 정 보다는 스킬을 중시하고 또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일부 현대인들의 시각과 제목의 일치성!!
  • ?
    송윤호 2004.08.03 09:00
    아무리 그래도 한국 정서와는 맞지 않는 예시들이 너무 많아서 많은 독자들이 실망을 하더군요. 저 또한... ^^
  • ?
    장미란 2004.08.03 09:00
    비평이 비평으로서 인정받기위해서는 최대한의 객관성이 중요할 듯 싶습니다. 하고자하는 말씀의 요지는 알겠는데, 개인적 감정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요지를 흐리게 되는 단점이 있는 것
  • ?
    장미란 2004.08.03 09:00
    같습니다. 하지만 내용에 대해선 상당부분 공감이 갑니다. 요즈음의 가장 큰 문제는 문화사대주의
  • ?
    장미란 2004.08.03 09:00
    에 빠져있으면서 그 사실 조차도 알지못하고 지내고 있는 우리들 자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
    한창희 2004.08.03 09:00
    장미란님 충고 고맙습니다.
    그냥 지나칠까하다가 답변을 드리는게 예의인것 같아서 글 남깁니다.
    하고픈 이야기는 방대하나 혹시라도 읽으시는 분들을 생각하여 짧게 정리하다보니 지면의 한계에 따른
  • ?
    한창희 2004.08.03 09:00
    부작용인듯 싶습니다.
    제글은 비평가적 관점의 대중성보다는 개인적 감성의 주관성에 더 비중을 둔 독후감 입니다. 쓰신 글은 참작은 하겠지만 저만의 색깔을 지니는 것이 옳다 생각합니다.
  • ?
    한창희 2004.08.03 09:00
    이점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문화사대주의에 빠져있으면서 그 사실 조차 알지못하는 것보다,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 더 무서운 것 아닐까요? 이 책에 대한 장미란님의 독후감이 궁금합니다.
  • ?
    송윤호 2004.08.03 09:00
    미란님 안녕하세요? ^^ 잘 지내시는지?? ^^ 본 독후감 게시판의 주제와 비평강도(?!)는 개인 자유입니다. 오히려 그런와중에 이러한 리플을 통한 회원간의 의견 교환이 중요하지요
  • ?
    송윤호 2004.08.03 09:00
    간만에 독후감에 길게 달린 리플들이 보기 좋군요.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시구요... 설득의 심리학을 읽으신 다른 분들은 의견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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