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2004.06.28 09:00

칼의 노래.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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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의 노래"





                                                        김 훈 지음








 


'칼(刀)'..!

여러분은 혹시, 검(劍)과  도(刀)의 차이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사전적인 의미로의 검이란 병장기의 무기로서의 긴 칼을 뜻하며,
도란 사물을 베고 썰고 깍는데 쓰이는 연장의 개념이라 합니다.
통상적 지식으로의 도는 칼등과 칼날이 있는 곡선의 무기로써 베기 공격을

할 수 있으며,

검은 칼등이 없고, 칼날이 양쪽에 있는 직선의 무기로써 찌르기와 베기 모두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혹자는 검은 검신이 손잡이보다 긴 것이고,

도는 검신이 손잡이보다 짧은 것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왜? 이런 긴 사설의 구분이 필요한가? 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겠으나,

저자인 김 훈의 언어는 도(刀)보다는 검(劍)에 가깝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분명 이 책은 도(刀)에 관한 책인데,

아이러니하게도 표현은 검(劍)과 같습니다.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여타 다른 독자들과 유사하게 노무현 대통령께서

탄핵소추 심판을 기다리는 동안 마음을 다잡으며 정독을 했다는

[경영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다분히 퍼블리시티(Publicity)적인] 

홍보효과에 이끌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의 특징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시점(視點)' 입니다.
역사와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간 우리가 익숙해온 3인칭 내지는

전지적 작가시점을 배제하고,

1인칭 주인공의 시각에 담긴 솔직한 감정표현을 보여줍니다.
또한, 저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수집한 흔적이 농후한 집적(集積)적인 사료와,

시대적 고증을 토대로 매 상황마다 내포된 상세한 표현기법이 요소마다

자리잡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자인 김훈 선생이 이 소설을 기획하고 집필하기까지가

20년이 걸렸다하니,

그간 작품에 대해 노심초사(勞心焦思)해 온 열정의 깊이를 감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둘째, '언어(言語)' 입니다.
1인칭으로 표현된 이순신 스스로의 감정을 문장에 실어냄에 있어 시대적 혼돈과

개인적 갈등의 구조가 언어로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작가의 언어는 한쪽 날의 도(刀)보다는

양쪽날의 검(劍)을 연상시킵니다.


표현의 예를 들면,
"사지에서는 살 길이 없음을 알아야한다. 그것이 아마도 살 길이다.
 살 길과 죽을 길이 다르지 않다.”
"적과 함께 춤추며 흐르되 흘러들어감이 없고,

 흐르되 흐름의 밖에서 흐름의 안쪽을 찔러 마침내 거꾸로 흐르는 것..”
"선두나 후미는 본래 없는 것이다.

 선두는 돌아서서 후미가 되고 후미는 돌아서서 선두가 된다.”
“베었으나 베어지지 않는 적들..”
어찌 보면 자못 노자(老子)사상의 무위(無爲)의 철학을 연상케하는

시어(詩語)와 같은 문학적표현 같으나,

매사를 생과 사에 대한 갈림길에서 인간이라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고뇌에 찬

공유(共有)의 표현일 것입니다. 

굳이 이 책에 대한 평을 한다면,

읽는 동안 구성이나 흥미에 관한 기대치만큼의 충분치를 채워주지는 못했으나,

간만에 표현문학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 평점 ★★★


**표현의 언어 중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


“해가 뜨고 해가 질 때마다 하루는 하루씩 부스러져갔다.” 


추신(追伸) : 
그간 읽는 한 권, 한 권 마다 나름의 독후감을 써야지 하고 생각했었지만,

이핑계, 저 핑계 속에 회원으로 가입한지 일년이 넘었으면서도

백북스에 독후감 한 편 올려놓지  못했던 것이 내심 부끄러웠습니다.
이에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 생각하여 나름의 용기를 내어

첫 독후감을 띄웁니다.
워낙 졸필이다 보니 회원여러분께 공개하기도 송구스럽습니다만,
부디, 너그럽게 양해하시고,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지도, 편달 부탁드리겠습니다.

한창희 배상(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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