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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8 09:00

"운수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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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아내가 중태에 빠져도 약값은커녕 끼니조차 이어갈 수 없는 가난한 인력거꾼인 김 첨지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다. 겨울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데, 손님이 잇달아 걸려들었다. 모처럼 아내가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설렁탕도 사주고, 세 살배기 젖먹이에게 앓아온 아내가 오늘만은 나가지 말라던 말이 문득 마음에 걸린다.

돌아오는 길에 선술집에서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다 돈에 대한 울분과, 위독한 아내에 대한 불길한 예감들이 뒤섞여 곤드레만드레 가된다. 그러면서도 돌아오는 길에 설렁탕만은 잊지 않고 사들고, 집으로 들어섰더니, 아내의 쿨럭쿨럭대는 기침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사이에 아내는 죽어 있고, 젖먹이는 빈 젖꼭지만 빨고 있었다. 김 첨지는 넋을 잃고,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벼 대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설렁탕을 사다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1920년대의 하층 노동자의 생활상을 날카로운 관찰로 생생하게 그려놓은 대표작이다.

지은이가 흔히 쓰는 수법대로 기쁨과 슬픔, 행운과 불행을 엇갈리게 병치하면서 극적 효과를 살리고 있다. 그리고 대화에서뿐만 아니라 바탕글에서까지 거칠고 속된 말투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밑바닥 인생의 단면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빈틈없는 짜임새와 비교적 정확한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그의 사실주의적인 솜씨를 엿보게 한다.

막되고 거칠면서도 투박한 인정미가 넘친 주인공의 모습이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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