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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8 09:00

"연 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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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탄 길'



이 책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따뜻한 책이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따뜻하면서 정이 있고 사랑이 넘치는 책 말이다. 요즘처럼 메마른 세상에 눈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란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다. 분명 그렇지만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그려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헌신하는 이들의 모습은 기어이 나를 눈물짓게 만들었다.

이 책은 정말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또 빛이 될 순 없지만 더 짙은 어둠이 되어 다른 이들을 빛내준 사람들의 이야기, 부족함 때문에 오히려 넉넉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작가의 에필로그가 딱 맞아떨어지는 책이었다.

난 이 책에 나오는 한 문장, 한 문장을 좋아한다. 아니, 단어들 모두를 좋아한다. 정말 믿기 어려울 만큼 놀랍고 슬프고 아름다운...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는...현실들이 많이 그려져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과연 사실일까? 글쓴이는 이야기들이 사실이라고 말하지만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이지 놀랐다. 가진 것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치유 때문에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은 감명 깊은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 중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아빠의 눈물'이라는 내용인데...

어느 한 부녀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목발에 의지하면서 살아야 했다. 딸이 다리 때문에 슬퍼하면, 항상 아빠는 딸을 위로하곤 했는데 차마 말할 수 없는 아픔까지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딸의 졸업식 날 딸은 아버지가 원래부터 다리가 불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딸이 다리 때문에 상심할까봐서 다리를 다치지 않았는데도 4년 동안 성한 몸으로 보조다리를 짚고 다닌 것이다. 누구도 아픈 딸을 위로할 수 없다면서 말이다.

나는 이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딸을 위해 아빠는 자신을 희생했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아버지가 어디 있겠는가. 아버지의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통과 상처를 주기 싫어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나에게 절실히 느껴졌다.

여기에 나온 사람들 모두가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간다. 아무 고통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서로서로 그것을 감싸안아 준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서로를 믿는 마음이 위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가난은 생활하는데 조금 불편할 뿐 결코 불행한 것이 아니라고.." 이 말처럼 모두다 현실은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부자인 사람들이다.

내가 진정 이 책을 통해서 느낀 것은 무엇보다 진실 된 마음으로 세상을 보라는 것이다. 진실은 마음으로만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껏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옳고 그름을 말해왔다. 이 책 속에 이런 말이 있다.

"두 눈 부릅뜨고 세상을 살아가지만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작은 것인가." 정말 그런 것 같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 그 작은 빛을 향해 그것을 위해 지금도 어는 곳에서는 사랑이 불타고 있다.

나는 이야기 하나하나를 잊지 못할 것 같다. 눈송이처럼 가슴속 깊이 내 마음속에 수북히 쌓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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